brunch

제주의 매력을 담은 갈치국 한상, '소섬바라기'

고독한 먹기행 (31) -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의 '소섬바라기'

by 고독한 먹기행

성산 지역을 잡고 가는 제주 여행이라면 빠질 수 없는 코스 우도 여행. 작은 섬인지라 섬에 들어가기 전 식사를 하거나 간식으로 때울 수 있지만, 그 작은 섬 안에도 숨어 있는 로컬 맛집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방문하면 좋을 것이다. 소개할 집은 이름부터 정겨운 '소섬바라기'다. (소섬은 우도牛島의 옛 명칭으로 말 그대로 소의 형상을 한 섬이다.)


우도를 뺑 도는 순환 버스를 이용한다면 비양도를 들리게 될 텐데 비양도에서 도보 10분가량 소요된다.



※ 소섬바라기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08:30 ~ 21:00

* ☎ 064-784-0732 외지인 만큼 변수에 대비해 사전 문의도 해보도록 하자.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

- 비양도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10분

- 식후 하고수동 해수욕장까지 도보 10분 정도로 산책하기에도 좋다.

- 와일드한 섬의 어부 같은 외모의 사장님이지만 친절하시다.

- 동네 주민분들도 자주 오는 곳인 듯하다.



들어갔을 땐 아직 점심 손님이 입장하기 전이라 한 테이블 정도 있었는데, 테이블의 감촉에서부터 청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소할 수 있겠으나 자칫 판을 가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더불어 내부가 굉장히 정겨운데.



사장님 내외가 담금주에 일가견이 있으신지 벽면을 가득 오디주, 하수오주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또한 소소한 볼거리일 것이다.



자, 계속된 우도 산책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줄 메뉴. 벽면에 작은 메뉴판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고민을 해본다. 갈치국은 제주에 방문하면 항시 접하는 음식으로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담아버렸다. 국물은 선택이 되었으니 보말죽이냐, 성게비빔밥이냐의 고민의 기로에 섰는데.


제철이 지났지만 우도니깐 더 낫지 않을까? 맑은 조합에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성게알비빔밥을 어렵게 골랐고, 다시금 우도에 왔음을 실감하며 식당 내/외부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와일드한 어부의 모습을 한 멋쟁이 사장님이 기본 찬을 가져다주셨다. 나이가 있으시나 굉장히 남자다운 외모여서 멋지게 봤었다. 카레가루를 첨가한 듯한 전 / 톳무침 / 무나물 / 멸치볶음 / 다시마 초장 / 김치. 그중에서도 달걀감자샐러드는 피망의 향이 더해져 이런 조합으로도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꿈꿈한 맛에 시원쌉싸름한 향이 더해진다.



가사리 무침. 청정수에서만 난다는 녀석인데. 이 녀석을 만나니 제주, 그것도 우도에 왔구나 라는 실감을 나게 해준다. 밑반찬은 대체적으로 집 반찬의 느낌이다. 제주의, 우도의 집 반찬. 하나하나 손맛과 정성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 맛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나온 메인 요리들. 갈치국과 성게알비빔밥이다.

갈치국의 외모가 지금까지 접해온 갈치국과는 살짝 다르다. 홍고추로 매콤함을 냈고, 후추도 솔솔 뿌려져 있는 게 조금은 색다른 느낌의 맛이다. 소위 갈치국 맛집이라는 곳보다는 떨어질 수는 있겠다. 하지만 느껴진다. 이 집만의 갈치국 맛이라는 게 말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 찌개, 친구 집 찌개 맛 다른 듯. 그러한 집 밥 느낌에 정겹다.

성게알비빔밥은 다른 것을 섞지 않고 성게알만 비벼 향 그대로 접했었는데 톳이 한가득 들어있어, 필자의 경우 초장을 조금씩 곁들여 먹는 것이 좋았다.



한창 식사를 하니 어느 순간 식당에 손님들로 가득 찼다. 여행 중 방문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도 주민분들도 방문하는 듯하다. 아, 잘 찾은 섬마을의 로컬 집이다.


우도를 방문을 앞둔 이들 중 끼니를 챙긴 후 섬으로 들어가야 하나? 라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집이다. 성산의 관광객 대상 맛집보단 한수 아닌 두수 정도 위인 집일 것이다. 인연이 닿는다면 다음엔 보말죽을 접해봐야겠다.



고독한 먹기행

가는 길 내내 이름 모를 강아지가 안내해 주는 것 같이 앞서 뒤서 따라오더니만,

식당 근처에 오니 슥 사라지더라. 재미 삼아 강아지도 우도 맛집 추천해 주려 한 것이 아닐까.

추억하기 좋은 상상을 해본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함덕해수욕장에서 즐기는 한치회, '삼구수산회포장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