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46) - 경남 사천시 선구동의 '충무김밥'
날이 풀리자마자 무작정 출발한 남도 여행. 꾸불꾸불 해안도로를 타며 남도 곳곳의 먹기행도 동반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 주자. 통영 아닌 사천의 충무김밥이다. 본 고장에서 접해보진 못하고 서울의 어느 곳에서 몇 번 먹고는 실망했던 음식 중 하나인데, 가벼운 점심거리를 찾자니 생각나는 건 녀석밖에 없더라.
사천, '삼천포항' 인근에 위치한 '충무김밥'을 첫 번째 주자로 소개해 본다.
※ '충무김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필자의 경우 인근 '삼천포용궁수산시장' 주차장에 주차, 25분 정도 머물렀는데 요금은 500원이었다.)
- 테이블식 구조 (내부 식사 가능)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로 추정
- 포장도 가능 (필자의 경우 포장으로 남해군의 해변에서 취식)
- 여태 먹었던 충무김밥 중엔 가장 맛있다고 할 수 있겠다.
여행의 첫 목적지는 '삼천포용궁수산시장'. 삼천포, 두루두루 쓰는 표현인 '삼천포로 빠지다.' 익숙하게 쓰는 표현 속의 그 동네를 드디어 처음으로 직접 찾아와봤다.
여담이지만 필자에겐 횟집의 상호로도 익숙한 동네이기도 하다. 등굣길로 위치해 있던 '삼천포횟집'의 수조 속 활어들을 항상 살폈었지.
삼천포는 처음이지만 사천시는 11년 만의 방문. 당시는 강렬했던 모습의 진주냉면을 만났었는데, 현재는 충무김밥을 만나러. 세월 참 빠르다. 그나저나 이곳. 배가 정말 많다. 바다 인근을 여행하다 보면 꼭 만나는 항구인데, 가장 큰 규모로 배들이 밀집해 있는 듯하구나. 조잡스럽기까지 하다.
자, 그렇게 다시 목표했던 음식점으로 출발. '삼천포항'에서 도보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는 곳. 24시 '충무김밥'에 어렵지 않게 도착했다. 사전에 조사했던 정보다. 미리 검증을 마치고 방문한 집인데, 그만큼 맛있다는 충무김밥을 꼭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 (매번 듣기만 하고 겪어보진 못한)
내부는 평범한 소도시에 위치한 식당의 모습인데. 먼저 메뉴판.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참 물가가 높아졌구나. 5~8천 원의 가격대. 오르는 물가와 마찬가지로 먹기행 또한 압박을 받는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면 필자의 소중한 취미마저 압박을 받는 것 같아 슬프더라.
여하튼 김밥 외 분식류도 어느 정도 다루고 있는데. 필자의 경우 충무김밥 1인분을 포장 주문했다. 한 끼에 정량을 소화하는 필자와 연인이다 보니, 최대한 타지에서 다양하고 많은 음식들을 접하기 위한 선택이다.
2인분 이상 시 국물도 포장해 주신다니 참고.
이후 포장과 함께 남해군으로 진입해 여러 섬들 및 관광지를 거친 후.
남해의 '항도몽돌해변' 벤치에서 녀석을 개봉한 필자다. 조약돌 해변과 충무김밥. 이 조합의 필자의 가슴을 향해 여행의 첫 신호탄을 쏘더라. 이때부터 여행에 왔다는 감성이 뇌를 감싸기 시작하는데.
좋구나. 바다를 마주하며 접하는 충무김밥. 이순신 장군님 세트다. 일부러 바다를 마주한 운치 있는 곳에서 녀석을 개봉했는데, 바다는 일종의 조미료인 셈. 제주의 은갈치김밥도 그랬었는데, 이 특유의 분위기가 맛을 더 살려준다. 혹시 모를 실망에도 선방할 수 있는 최상의 조미료.
본격적인 식사 시작. 돌돌 말린 김말이들과 함께.
오징어어묵볶음, 섞박지가 다다. 그렇게 구성은 끝.
음, 맛을 보는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 먹었던 충무김밥 중에서는 가장 맛있다는 점. 먼저 밥. 쌀밥 특유의 고운 향이 씹으면서 난다. 밥내가 입안을 채우는데, 잘 지은 밥이 확실하구나. 그 밥을 감싼 김도 조금 특이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해조류의 향이 난다고나 할까? 미역의 향. 숨을 들이쉬니 비릿한 맛이 확 돌더라. (필자에겐 나쁘지 않은 입맛 도는 좋은 향이었다.)
섞박지까지 적절하게 익어주어서 오징어어묵볶음과 함께 싸 먹어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더해 바다 풍경은 근사한 조미료라고. 좋구나.
맛이 배가 되니 꼭 바다, 여행지, 포장이라는 이 근사한 콜라보를 꼭 활용해 보길 권장하는 필자다.
참, 여수의 바다에서 글을 쓰는 지금도, 충무김밥과 남해바다의 첫 신호탄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리듬의 첫 주자가 되어줘 고맙구나.
기회가 닿는다면 또 만나자.
고독한 먹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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