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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Aug 22. 2023

가성비 소머리수육과 충남의 향토 어죽, '광천원조어죽'

고독한 먹기행 (47) -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광천원조어죽'

    필자에겐 익숙한 고장인 충남. 충남에서도 보령 여행.


광천원조어죽의 생각지 못한 반가운 손님. 소머리수육이다.

고속도로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가는 길, 그리고 중도에 비가 내내 쏟아진 고된 여행이었지만, 뿌옇고 축축한 날씨 속에서 방문한 집이어서일까? 더더욱 보배스러운 맛을 선사한 집이 있었으니. 바로 광천원조어죽의 추어어죽과 소머리수육이다.




※ 광천원조어죽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1:00 ~ 20: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 매달 1, 3, 5번째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어려우나 시골 특성상 가게 근처에 대기가 용이하다.

- 내부가 넓다. 좌식, 테이블식이 혼재된 구조로 옆 건물로도 확장한 듯한 크기. 작은방도 있다.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 단점이라면 회전율이 굉장히 낮고, 기다림의 시간이 조금 길다. (음식도 오래 푹 끓여야 되거니와 사람들이 넉넉하게 자리 잡고 먹으니)

- 가성비 로컬 맛집으로 여행 중 방문한 이들이라면 소머리수육은 꼭 추천한다.

  * 근사한 추어어죽 2인+소머리수육까지가 31,000원이라면 말 다 했다고 본다.

- 근처 광천역의 정취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



간판부터 이 집은 로컬이라 걸 자랑, 자부하듯 위용을 떨친다.

어죽,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 따라 낚시터에 가 어른의 투박함으로 끓인 걸쭉한 맛으로 기억할 테고, 필자보다 윗세대의 사람들에겐 동네 형들과 민물고기 잡아 냄비와 갖은양념에 소면 부어 한소끔 끓여 낸 맛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차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홍성군 인근에 어죽집이 자리 잡고 있어 찾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도심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로컬의 향기가 물씬 배인 음식이다 보니, 방문 당시부터 기대가 남달랐다.



도착한 내부는 외관에 비해 상당히 넓다. 한 개의 점포가 확장된 구조인지 여러 공간이 연결된 구조인데, 좌식, 테이블, 작은방 등 모두 갖추고 있었다. 다만 지역 주민들도 자주 찾는 듯하고, 회전율이 높지 않으니 이 점을 꼭 숙지하면 좋다.

추어어죽이 나오는데 최소 20분 정도 소요되는 듯하고+게다가 5분가량은 푹 끓여야 하고+손님들도 단기에 일어나지 않고, 넉넉하게 자리 잡고 먹는 느낌이다.


넓어도 회전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집이었다. 필자도 착석 후 상당 시간을 기다렸는데, 점심시간 전으로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광천원조어죽의 밑반찬. 김치는 단연 담근 김치. 무엇보다 놀란 점은 함께 딸려 나온 저 고추였다.


청양이 인근인 탓일까? 속의 살이 꽉 찬 고추가 어찌 이리 아삭하고, 청량하고 맛있던지. 고추의 단면을 찍고자 한 건 또 처음이다. 보통의 오이고추라면 맵지 않지만, 약간의 칼칼함까지 있기도 해 만족스러웠는데, 고추 이놈 하나에게 감동을 하다니? 한순간이었다.

그렇게 추어어죽을 기다리는 시간 중, 고추 한 입에 바로 고민했던 소머리수육 소자를 시켰던 것 같다.

메뉴판에도 추천 문구가 떡하니 쓰여져 있기도 한데, 애써 방문한 집의 추천하는 메뉴이기도 하니 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장님도 시키자 엄지를 척하고 들어 올려 어느 정도일까 했는데.



소머리수육과 찰떡궁합의 양념장. 익숙한 칼칼한 양념장이 수육의 느끼함도 잡아준다.

소머리수육은 뒤늦게 주문했음에도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부추에 싸서 양념장에 찍어 먹는 그 한 점은. 탄성과 미소가 절로 나오는 맛.

머릿고기 살코기의 연함과 그 안에서도 느껴지는 결의 식감. 붙어있는 비계 또한 부드럽게 씹히며 들어가 쫀쫀한 식감을 더해주는 이 맛은. 최근 느껴본 맛 중 극상이었다. 홍성이 한우로 유명한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저 정도의 맛과 양의 소머리수육 소자가 15,000원이라니. 오르는 물가로 답답한 요즘이지만, 로컬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니 꼭 챙기길 바란다.



그리고 소머리수육을 맛보며 극찬하던 중 등장한 근사한 비주얼의 추어어죽.

된장과 미꾸라지 베이스라는 점으로 비주얼과 맛은 흡사 추어탕이지만, 안에 든 채소들도 다르고, 저 국물 안에 소면이 한가득 들어있어, 점점 걸쭉해지고 죽사발스러워지는 점이 큰 차이이지 않을까 싶다.


깊은 국물 맛과 함께 시큼한 맛도 살살 올라오는데, 감칠맛이 장난이 아니다. 소면, 깻잎, 부추, 애호박 등 속 재료는 상당히 간단하고 단출한 편이지만, 국물에서 큰 내공이 느껴져서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이 녀석 또한 실망시키지 않고 칭찬을 부르니.

식어가지만 맛있는 수육과 추어어죽과 함께 본격적인 음미가 시작되었다.



끓이면 끓일수록 걸쭉해진과 함께 풀어져가는 소면을 쉼 없이 먹을 수밖에 없게 되는데.

중독성을 자랑하는 맛으로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추어어죽 2인과 소머리수육 소자. 다소 많을 수 있는 양이지만, 어느 하나 손색없는 메뉴로 부담 없는 이들에겐 꼭 추천을 권한다.



더불어 가게 인근은 유사한 로컬 맛집, 노포들이 여럿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동네 정취가 정겨운데. 인근으로 광천역이 있어 시골 기차역의 정취도 느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고독한 먹기행

음식은 소박하니 정겨운 로컬 음식임에도,

식당도 시골 동네의 식당 같으면서도,

기가 막힌 음식들로 인해 근사하고 고급지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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