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50) - 종로구 낙원동의 '동대문허파집'
날씨 좋은 날 탑골공원 우측 담장을 따라 종로 3가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노포집들과 노상에 깔린 테이블들을 만날 수 있다. 늘어선 가게들은 모두 한 내공 자랑하는 듯 낡은 간판과 외관을 뽐내고 있는데.
그 중 육회, 육사시미, 소 내장, 특수부위가 당기는 날이면 방문하는 집이 있으니, 간판과 상호에서부터 힘이 느껴지는 '동대문 허파집'이다.
※ 동대문허파집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 주차는 불가하다.
* 항상 이 골목 들어갈 때면 차를 끌고 들어갔다가 인파와 또 들어오는 차들로 나오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많이 봤으니 참고하자.
- 테이블식 구조, 날이 좋은 날엔 야외테이블(야장)도 개시
- 소고기국, 간 또는 지라+천엽 소량이 기본으로 나온다. (찐한 국물이 당길 시에만 허파 전골을 추천)
* 유명세 탓일? 다시 방문한 허파집의 구성은 다소 달라졌다. 위의 구성이 이젠 기본으로 나오진 않는가 보다.
- 탑골공원 근처인 만큼 목청 좋은 어르신들도 많이 방문한다. 시끌벅적한 곳을 싫어하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다.
- 오래간만에 찾았을 당시엔 아쉽게도 이전과 다르게 상당히 많이 변한 느낌을 받았다. 레트로 열풍 때문일지 모르겠다.
우선 '허파집' 허파전골이다. 상당히 칼칼하고 진한 국물. 들어간 건 파와 양념장, 허파 뿐일텐데, 진하고 매콤한 입맛 돋구는 국물 맛이 무언가의 이 집만의 비기가 있는게 분명한 것 같더라.
맛 좋은 소고기국도 기본으로 나오니 꼭 시키지 않아도 좋다. (*재방문을 기준으로 현재 기본 소고기국은 사라진 듯하다.)
더불어 사장님이 남자 분이셔서 그런지 낚시터에서 아저씨가 끓여준 라면과 같은, 아무나 재료로 흉내내지 못하는 '아저씨가 끓여준' 비법도 한 몫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 필자다.
그래서인지 육회도, 육사시미에서도 쫄깃하게 녹으면서도, 썰린 것이 투박하다는 느낌도 조금 받았는데. (좋은 쪽으로) 굉장히 매력적인 식당이 아닐 수 없다. 육사시미의 경우 정갈하지 않고 작은 뭉티기 같은 느낌도 적지 않게 받았고 말이다.
한 가지 팁으로 간, 천엽이 서비스로 나오지만 때에 따라서 싱싱한 지라(소의 비장)가 대신해 나올 수 있는데, 이 또한 굉장히 별미이니 참고하며 좋겠다. 사르르 노근 싱싱한 지라가 나온다면 당신은 행운에 당첨된 셈.
더불어 다소 매니아스러울 수 있는 특수부위인 등골에 곱창까지 다루고 있어 소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 괜시리 뼛속까지 모든 곳곳을 제공해주는 소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확실히 신선도 유지가 필요한 메뉴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이 집만의 매력이자 매력. 필수불가결하게 재료의 소진과 보충이 잦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큰 이유이자 허파집의 강점은 신선함이 아닐까 싶다.
모든 부위에서 싱싱함이 느껴지는게 모양새는 투박해도 상관없는, 이 집만의 승부처.
다만, 글을 조금 더 보태 아쉽게도 북적거리는 종로, 을지로의 요즘 풍경만큼이나 마지막 방문을 기준으로 허파집도 조금 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아 아쉬워했던 필자다. 방문 때마다 계셨던 남자 사장님은 보이질 않았는데, 그래서 기존에 받던 감성도 덜했던 것일까? 아님 SNS를 통해 유명세가 퍼졌다는데 그로 인한 불가피함일까?
맛도 살짝 그러했고, 유독 방문 당시 젊은 층들이 가득한 분위기도 개인적으론 어색했던 분위기의 허파집.
허나 뭐 이 또한 아이러니고 역설이다. 당시 어르신들의 눈엔 또 필자 또한 매한가지였겠지. 그렇게 정의내린 필자다.
고독한 먹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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