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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Dec 09. 2023

진정한 빵지순례? '넓은여울전망대카페'의 교황빵

고독한 먹기행 (77) - 경기 파주시 광탄면의 '넓은여울전망대카페'

2년 만에 다시 찾은 마장호수. 당시 주말 이후 3·1절인 연휴를 겸해 찾았으니, 정확하게 2년 만이다. 캠핑을 위해 방문했었다면 이번엔 가벼운 드라이브 및 산책을 위해 방문해 봤는데. 서울을 벗어나 일영유원지, 양주를 거쳐 파주시로 진입하는 길이 모두 기억에 남아 새록새록 하더라. 날씨 탓인지 모르겠으나 당시 캠핑 후 찾은 출렁다리는 진입이 통제된 관계로 걷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엔 방문 겸 다리도 건너볼 계획이었다.


'마장호수 출렁다리'의 모습. 이름 그대로 정말 다리가 출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흔들림이 상당하다.

그런데 웬걸. 출렁다리가 가까운 전망대 쪽으로 진입을 하니 코끝을 찌르는 특유의 마늘빵 향기. 지나칠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하다 파주의 '교황빵'이라는 독특한 이름에 궁금증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구매를 해봤다. 뜻하지 않게 빵지순례를 한 셈인데, 이거 가만 생각해 보니 정말 제대로 된 '빵지순례'가 아닌가? 교황빵과 빵지순례라니, 참 절묘하다. 만나볼 빵은 출렁다리 인근 '넓은여울전망대카페'에서 판매 중인 '교황빵'이다. 한 번 가볍게 살펴보도록 하자.



※ '마장호수' 출렁다리 인근의 '넓은여울전망대카페'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09:00 ~ 18:00

- 마장호수 출렁다리 진입로 바로 인근에 위치.

- 주차는 '마장호수제2주차장'이 제일 가깝다.

  * 마장호수 둘레길을 따라 제1~7까지 주차장이 구간마다 포진되어 있는데, 제1~3 주차장 중 한 곳에 주차를 하는 것이 최적이다.

  * 제2주차장이 제일 가깝지만 제1, 제3주차장도 출렁다리 및 카페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 단, 제4주차장부터는 꽤나 걸어야 할 수 있으니 참고.

- 화장실은 전망대 내부 화장실 이용

- 1층에서 매점과 같이 음료와 교황빵을 속성으로 판매 중인데, 4층 전망대의 실내 카페도 여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 4층의 카페에서도 키스링 교황빵을 판매 중인 것으로 추정.

- 교황빵의 원조인 '파주 프로방스 베이커리'와 판매 제휴를 체결한 카페인 듯하다.



출렁다리 입구에 위치한 카페. 필자는 1층에서 커피와 함께 구매했는데, 교황빵, 이젠 나름 파주의 대표 빵이 된 듯하다. 사람들도 제법 많이 사가는 듯하더라. 부드러운 마늘빵의 일종인데, 파주의 명물 빵.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름은 '프로방스 베이커리'에서 개발한 마늘빵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간식으로 간택되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값이 제법 나가니 1개만 주문. 크기가 큼직하긴 한데, 1개에 8,500원이나 한다. '프로방스 베이커리'에서 'KissRing'이라는 브랜드로 특허도 낸 듯한데. 음, 왜 키스링인지는 모르겠으나, 교황빵이란 칭호까지 더해지니 그럴싸한 것 같기도. '여수 키스링'도 파주의 '프로방스 베이커리'를 근간으로 하는 듯하더라.



그래도 마늘의 향이 폴폴 흘러나오니, 기대가 된다. 오븐에서 계속 빵을 빼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빵 등장. 녀석 이름 참 고급진 키스링인데, 크기는 우락부락 큼직하다. 마늘빵이 요술을 부린 건지, 모습부터 이름까지 제대로 둔갑했다.



필자는 근처 야외 벤치에서 한 번 시식해 보는데, 오. 굉장히 맛있다. 크기가 커서 식사를 앞두고 양이 많지 않을까 부담되기도 했는데, 푹푹 꺼지는 빵. 부드러운 크루아상 도넛 같은 느낌으로 크기에 비해 밀도감은 적다. 뭐랄까, 굉장히 부드럽게 쫄깃하다. 속은 또 반전이구나. 키스링이란 고급진 이름 대비 큼직한 모습, 그 모습 대비 부드러운 속. 녀석 둔갑도 둔갑이지만 상당한 요물이다. 



둥근 원형의 중간 부분으로 버터와 마늘을 둘러 굉장히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인데. 겉과 속이 분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으로, 한 입 먹자마자 부드러워 안에 크림이 들어있나 착각할 정도였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구나. 하나 구매해 보길 참 잘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다.



그렇게 건넌 출렁다리에서 한 번 출렁. 상당한 흔들림에 또 한 번 놀라고.



멀리 보이는 '호수카라반캠핑장'. 지난 추억에도 잠겨본다. 좋구나.



참, 맛집도 맛집이지만 왜 이렇게 점점 자연을 찾게 되는지. 그게 그렇게 좋은 것인지. 나이가 들며 느끼지만 점점 답지 않게 차분해지고, 항상 나를 바라봐 줬으면 해서 돋보이려 했던 젊은 때와 다르게, 이젠 무언가를, 누군가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게 더 좋더라.



차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화살 깃과 같은 모양을 한 화살나무 사진으로 상념에 젖은 글은 마무리다.


여하튼 간 마늘빵. 교황이 선택했다는 빵. 정말 우습게 볼 빵이 아니구나. 출렁다리 방문객이라면 한 번쯤은 구매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빵이다.

'교황빵'과 '빵지순례', 진정한 종교적인(?) 순례이기도 하고 말이다.



고독한 먹기행

2년 만의 마장호수 그리고 출렁다리. 여전해 좋다.

이번엔 고맙게도 교황빵의 추억까지 더해, 가지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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