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대 메트로폴리탄의 매력적인 명소를 살펴보고,
나이아가라 반도를 아우르는 장엄한 대자연을 탐험한다.
토론토니언이 누리는 풍요로운 주말을 경험해보자.
토론토니언(Torontonian, 토론토 현지인)이 자부하는 랜드마크는 단연 CN 타워(CN Tower)다. 1976년 캐나다 국영 철도가 관제탑 용도로 세운 높이 553.3미터의 이 타워는 두바이에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가 등장한 2009년까지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었다. 이후 상하이, 도쿄, 아부다비, 광저우 등의 신생 타워에 속속 자리를 내주고 말았지만, 최근 새로운 어트랙션으로 다시 주목받는 중이다. 바로 356미터 높이의 타워 전망대 지붕에서 펼치는 에지워크(EdgeWalk). 이동식 로프를 허리에 고정한 채 두 손을 번쩍 들고 가장자리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에지워크는 세계 최고 높이에서 즐기는 도심 속 어드벤처다.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속 주인공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는 셈. 그럼에도 현기증을 일으키는 에지워크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전망대의 360 레스토랑(360 Restaurant)을 대안으로 택하자. 550종류의 와인 컬렉션을 갖춰 ‘하늘 위 와인 저장고’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정확히 72분에 1바퀴를 회전한다. 수준 높은 다이닝을 즐기며 토론토의 전경을 느긋하게 조망할 수 있는 것.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뒤에는 CN 타워와 나란히 붙어 있는 리플리스 아쿠아리움 오브 캐나다(Ripley’s Aquarium of Canada)로 걸음을 옮길 차례다. 토론토 남단의 온타리오 호(Lake Ontario)와 캐나다 연안의 수중 생태를 재현한 아쿠아리움, 무빙 워크 위로 톱상어와 백상어가 떠도는 데인저러스 라군(Dangerous Lagoon), 심해 생물을 다양한 놀이와 함께 관찰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re) 등 신비로운 해저 세계를 탐험하듯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수십 마리의 해파리가 시시각각 몽환적인 빛을 발하는 플래닛 젤리스(Planet Jellies)를 지나칠 때는 전위적인 비디오아트를 감상하는 기분마저 든다.
★ CN 타워 전망대
35캐나다달러, 에지워크 225캐나다달러,
360 레스토랑 코스 요리 56캐나다달러부터,
9am~10:30pm, cntower.ca
★ 리플리스 아쿠아리움 오브 캐나다
27.98캐나다달러(온라인 예약시), 9am~11pm, ripleyaquariums.com/canada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행한 금주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웃한 캐나다의 주류 산업을 부흥시켰다. 당시 토론토를 비롯해 캐나다에서 생산한 술을 미국으로 몰래 반입했고, 심지어 테디 베어 인형 속에 숨겨 간 우스꽝스러운 일화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토론토 동남부, 올드 요크(Old York)의 부둣가에 자리한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는 토론토 주류 산업을 이끈 주무대다. 1832년 구더햄 앤드 워츠 디스틸러리(Gooderham & Worts Distillery)의 위스키 양조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20세기 중반까지 캐나다 전역에 보급하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증류주를 생산했는데, 연간 생산량이 760만 리터에 달하기도 했다.
차츰 주류 산업이 쇠퇴하고, 양조장 폐업과 동시에 흉물처럼 방치됐던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는 맥아 저장고를 비롯한 47개의 양조장 건물이 북미에서 빅토리아 양식을 가장 잘 보존한 건축 단지로 재조명받으면서 반전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2003년, 대대적인 레너베이션과 함께 옛 양조장 단지는 갤러리와 레스토랑, 주얼리 숍, 커피 하우스 등이 들어선, 토론토에서 가장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맥아를 운반하던 철제 교량 아래에는 토론토 최초의 마이크로브루어리로 알려진 밀 스트리트 브루어리(Mill Street Brewery)도 합류했다. 그리하여 2003년, 대대적인 레너베이션과 함께 옛 양조장 단지는 갤러리와 레스토랑, 주얼리 숍, 커피 하우스 등이 들어선, 토론토에서 가장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맥아를 운반하던 철제 교량 아래에는 토론토 최초의 마이크로브루어리로 알려진 밀 스트리트 브루어리(Mill Street Brewery)도 합류했다. 단 1종류의 라거 맥주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 60여 종의 맥주 라인업을 갖추며 토론토 맥주 신에서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브루어리에서는 매일 맥주 양조 과정을 보여주는 투어를 진행한다. 투어를 끝내고 노천 테이블 좌석을 갖춘 브루 펍에서 라거 맥주를 첨가한 피자와 탱크에서 갓 추출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겨보자.
★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10am~7pm (목~토요일 8pm까지, 일요일 11am~6pm), thedistillerydistrict.com
★ 밀 스트리트 브루어리
평일 11am~11pm(월요일 10pm까지, 목요일 12am까지, 금요일 2am까지),
주말 10:30am~2am(일요일 10pm까지), millstreetbrewery.com
미국과 영국의 영향권 아래에 놓인 캐나다에서 고유의 음식을 찾는 일은 다소 무모해 보인다. 하지만 캐나다는 기존 메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하는데 꽤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곤 한다. 가령 스타벅스보다 더 흔하게 마주치는 프랜차이즈 카페 팀 홀턴(Tim Horton)처럼 말이다. 설탕과 크림을 2개씩 첨가한 팀 홀턴의 ‘더블 더블’은 캐나다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될 만큼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피밀 베이컨 샌드위치도 마찬가지. 영국의 아침 메뉴를 응용한 이 샌드위치는 노란 콘밀을 입힌 베이컨이 들어간 캐나다의 대표 스낵이다. 토론토에서 제대로 된 피밀 베이컨 샌드위치를 맛보려면 세인트로렌스 마켓(St. Lawrence Market)으로 향하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세계 최고의 푸드 마켓 중 하나로 꼽은 세인트로렌스 마켓. 이곳 1층의 42번 부스는 30년 넘도록 카루셀 베이커리(Carousel Bakery)가 차지하고 있다. 햄버거 패티처럼 두툼하게 썬 베이컨을 겹겹이 말아 넣은 카루셀의 샌드위치는 부드러운 식감과 더불어 풍성한 육즙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팁 하나를 보태자면 이곳에서 샌드위치를 테이크아웃한 뒤, 베이커리 반대편에 자리한 70년 역사의 코즐리크스(Kozlik’s) 머스터드 숍을 방문해볼 것. 메이플 맛을 포함해 약 40종류의 머스터드를 시식하며 피밀 베이컨 샌드위치와 최상의 궁합을 이루는 소스를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미식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랜 전통의 식자재 부스가 즐비하다. 캐나다산 최상급 와인에 부여하는 VQA(Vintners Quality Alliance) 아이스 와인이나 온타리오 주에서 생산한 치즈 등을 맛보며 마켓의 2개 층을 쏘다니자. 토요일에는 빈티지 소품을 판매하는 앤티크 마켓이 들어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 세인트로렌스 마켓
샌드위치 3캐나다달러(카루셀 베이커리), 머스터드 소스 1병 6캐나다달러(코즐리크스),
8am~6pm(금요일 7pm까지, 토요일 5am~5pm), 일·월요일 휴무, stlawrencemarket.com
다인종의 인구 구성, 다운타운을 채운 금융가, 고층 빌딩이 이룬 마천루, 세계적 브랜드의 각축전 같은 대형 전광판, 연중 열리는 풍성한 문화 이벤트. 토론토는 여러 면에서 뉴욕과 비교되곤 한다. 유사한 분위기 때문에 뉴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슈츠>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의 로케이션 대역을 맡기도 했다. 뉴욕 모마(MoMA에 필적할 토론토의 뮤지엄으로는 던대스 스트리트 웨스트(Dundas St. West)에 자리한 AGO(Art Gallery of Ontario)를 꼽을 수 있겠다. 토론토의 상징과 같은 클래식한 빨간 트램이 유유히 지나가자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연상시키는 AGO의 유리 파사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1900년 설립한 이 뮤지엄은 2008년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손길을 거쳐 완전히 레너베이션을 마쳤다. 로비 한복판, 달팽이처럼 구불구불하게 말려 있는 목조 계단 아래의 입구로 들어서면 약 90만 개의 작품을 소장한 AGO의 방대한 컬렉션이 시작된다. 이곳은 북미에서 가장 많은 아프리카 작품을 소장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각 전시장을 잇는 유리창에는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여러 지역을 안내하며 토론토의 구석구석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왼쪽은 연중 기발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는 AGO. 오른쪽은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프랭크의 요리. ⓒ 고현
토론토니언이 AGO를 찾는 이유는 단지 작품 관람을 위해서가 아니다. 특별한 다이닝을 즐기고 싶을 때면 미술관 1층의 비스트로 프랭크(Frank)로 향한다. 이곳은 AGO의 예술적 영감을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다.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설치 작품과 모던한 덴마크제 가구로 꾸민 실내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등장할 법한 고전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흐른다. 제철 식자재를 사용한 모든 메뉴는 유럽과 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재치 있는 플레이팅으로 선보인다.
★ AGO
19.50캐나다달러, 10:30am~5pm(수·금요일 9pm까지, 주말 5:30pm까지), 월요일 휴무, ago.net
"토론토의 다운타운을 제대로 돌아보고 싶다면 일단 지하로 내려가보세요. 약 30킬로미터 길이로 이어진 지하 보행로 패스(PATH)를 따라서요. 패스는 다운타운의 거의 모든 건물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동로일 뿐 아니라, 다양한 레스토랑과 숍을 갖춘 토론토의 일상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죠. 투어 가이스(Tour Guys)의 다운타운 워킹 투어는 패스를 중심으로 진행해요. 다운타운 내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인 원 킹 호텔(One King Hotel) 지하에는 150년 전 은행 금고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조명은 물론, 여전히 사용 중인 키박스도 구경할 수 있죠. 브룩필드 플레이스(Brookfield Place) 역시 흥미로운 건물이예요. 아케이드의 RBC 도미니언 시큐리티스(RBC Dominion Securities) 같은 유서 깊은 건축물은 온타리오 주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죠. 페어몬트 로열 요크(Fairmont Royal York) 호텔 맞은편에 있는 유니언 역(Union Station)은 워킹 투어의 출발지입니다. 역사 내 웅장한 아치형 천장에는 캐나다 국영 철도가 거쳐 가는 주요 도시가 새겨 있어요. 헬리팩스(Halifax)부터 밴쿠버까지 이어지는 5일간의 긴 기차 여정을 상상해보세요. 토론토는 바로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죠."
왼쪽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은 토론토 구 시청사. 오늘날에는 법정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른쪽은 다운타운 워킹 투어의 시작점인 유니언 역. 또한 온타리오 주의 문화유산이다. ⓒ 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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