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인근, 조용한 주택가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젊은 주인장들이 골목 구석구석 자신만의 취향을 꽃피우는 것. 통통 튀는 개성으로 무장한 송리단길의 매력이 벚꽃처럼 만개한다.
모카는 프랑스 살롱 문화를 현대판으로 구현한다. 예술 작품에 둘러싸여 여유로이 커피를 마시며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아지트인 셈. 2달마다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며 와인, 메이크업 등 소규모 클래스를 비롯해 도슨트 데이, 작가가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연다. 3월엔 1,000여 장의 사진을 접고 중첩해 완성한 전병삼 작가의 작품,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그리는 팝아티스트 아트놈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발로나 초콜릿을 넣은 ‘시그너처 모카’와 바닐라 빈 생크림을 올린 ‘딸기 시폰 케이크’ 등 수준급 음료와 디저트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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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너처 모카 6,500원, 11am~10pm, 인스타그램 @mocaseoul
고래가 그려진 캔들, 바다거북 에코 백, 황량한 대지를 담은 캔버스 등. 대학 학과 동기로 만난 3명의 작가는 광활한 대자연을 동양풍 빈티지 감성으로 인테리어용품에 녹여낸다. 잔잔한 색채와 섬세한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독특한 감성의 제품은 모두 핸드메이드. 최근 선보인 앤티크 스타일의 귀고리도 인기가 좋다. 이곳은 리리림의 모든 제품을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매장이자 세 작가의 클래스를 여는 공방을 겸한다. 비누와 캔들, 일러스트, 사진 보정 수업을 각각 원데이 클래스나 취미반 등으로 다채롭게 운영하며, 개인의 난도와 취향에 맞춰 친절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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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 반짝 캔들 2만8,000원, 11am~8pm, 주말 9pm까지,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ririrhim_official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아담한 공방. 톱과 망치를 들고 무언가 열중하는 이들의 얼굴에 기대감이 감돈다. 사랑하는 이의 이니셜을 새긴 반지, 어머니를 위한 브로치 등 나만의 주얼리를 만드는 이곳은 스튜디오뉴아주. 수업은 당일 완성이 목표인 원데이 클래스와 전문 테크닉을 익히는 정규반으로 나뉜다.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적. 금속공예 디자이너인 주인장은 천연 원석을 적용한 다양한 실버 주얼리도 선보인다.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천연 원석 제품은 선물로 좋은 데다,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진행해 맞춤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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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데이 클래스 5만 원(재료비 별도), 11am~8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tudionuage
어떻게 하면 식빵을 더 즐겁게 먹을 수 있을까? 라라브레드 곳곳에는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가득하다. 10여 개 브랜드의 토스터를 갖춰 취향대로 식빵을 구울 수 있는가 하면, 물감처럼 짜서 사용하는 튜브 잼을 개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경을 쓴 건 맛과 건강의 균형. 유기농 통밀 가루, 국산 식자재 등 최상급 재료만을 사용한다. 두툼한 식빵 위에 새우와 아보카도, 연어와 훔무스(Hummus) 등 영양소를 고려해 조합한 오픈 샌드위치는 식사 대용으로 괜찮다. 그 외에도 다양한 빵과 디저트를 선보이는데 3월에는 제철 딸기와 커스터드 크림, 마스카르포네 치즈 등을 켜켜이 바른 딸기 토스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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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기 토스트 7,000원, 10am~10pm, 인스타그램 @lala.bread
“휴대하기 좋은 튜브 잼을 추천합니다. 바를 때 버터나이프가 필요하지 않아 편한 데다 국산 식자재와 올리고당을 저온 농축해 영양소 파괴가 적어 건강에도 좋죠. 요즘에는 얼그레이 잼이 인기예요.”
by 라라브레드의 진은정 대표
아름다운 자매가 운영하는 미자식당은 엄마가 해준 듯한 정갈한 가정식을 차려낸다. 특별한 날에 먹던 돈가스, 한 솥씩 끓여 먹던 카레 등 추억이 떠오르는 메뉴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 시그너처 메뉴는 저염 명란을 국산 돼지 등심에 말아 통째로 튀긴 ‘명란 돈가스’. 매콤달콤한 할라페뇨 잼을 찍어 먹으면 간간한 돈가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여기에 부드러운 풍미의 ‘게살 시금치 크림 카레’는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매일 다른 세 가지 반찬과 국을 함께 내며,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우도 땅콩 막걸리, 명인이 빚은 솔송주 등 가볍게 걸치기 좋은 막걸리와 약주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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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란 돈가스 1만2,000원, 11:30am~9pm, 인스타그램 @niente50_11
미자식당의 정희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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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골목에 자리를 잡을 때, 아무것도 없는 백지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를 제 가게로 하나씩 채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작년 2월 이탤리언 레스토랑 니엔테의 문을 열었고 8월에는 미자식당, 올 1월은 카페 오뗄드니엔테를 오픈했어요. 사실 ‘송리단길’이란 이름도 제가 골목을 홍보하려고 SNS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 골목 가게는 대부분 젊은 주인장이 운영합니다. 임대료가 저렴해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하는 청년층이 모인 거죠. 서로 응원하며 노력한 덕분인지 최근 골목을 찾는 이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흥미로운 공간도 많아져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요. 또 골목 지도를 제작하거나 플리마켓을 여는 등 골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계획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송리단길의 변화에 주목해주세요. 저도 다채로운 취향을 접목한 공간을 계속 송리단길에 선보일 예정이에요."
맛은 물론 분위기와 건강까지 고려한 완벽한 한 끼를 찾는다면 갓잇(GOD EAT)으로 향하자. 원목 가구와 촛농이 흘러내린 촛대, 아기자기한 화분 등 카페 같은 세련된 공간에서 이국적인 멕시코 요리를 선보인다.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우리 입맛에 맞게 직접 개발한 소스를 곁들여 처음 접하는 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인도쌀 바스마티와 세 종류 고기, 각종 채소 등을 비벼 먹는 ‘갓볼’과 은은한 불 향을 입힌 새우에 상큼한 요구르트 소스가 어우러진 ‘슈림프 타코’가 인기 메뉴. 화려한 플레이팅에 깜짝 놀라는 ‘갓잇 세트’는 다양한 요리를 푸짐히 차려내 여럿이 배불리 먹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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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림프 타코 4,500원, 11am~10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_godeat
평범한 건물 2층, 철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이국적 풍경이 펼쳐진다.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빈티지 가구와 고풍스러운 소품으로 채워진 공간. ‘ㄴ’ 자로 둘러싼 나무 창살 사이로 따스한 빛이 들자 마치 모든 것이 햇살에 잠긴 듯하다. 세상과 동떨어진 커피 섬이란 뜻의 가배도는 일본의 어느 고즈넉한 카페를 연상시킨다. 인테리어만큼이나 메뉴 또한 눈길을 끈다. 베테랑 바리스타가 정성껏 커피를 내리고,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개성 있는 디저트를 내는 것. 스페인식 플랫 화이트 ‘코르타도’와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는 우유 푸딩 ‘판나코타’는 SNS에서 벌써 유명 인사다. 일본 홍차 브랜드 루피시아의 차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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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불가, 코르타도 5,000원, 12pm~9pm, 인스타그램 @gbdcoffee
글.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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