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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골목 여행

연희맛로 골목 여행

by 온더로드


연남동을 지나 작은 굴다리를 빠져나오면 포근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주택가와 동네 마실을 나온 사람들. 연희맛로에 깃든 낭만을 찾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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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곳



1. 메이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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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승 개인전 Silent Poetry 2018 - MAKE GALLERY (1).jpg
왼쪽부터 개조한 주택 2층에 자리한 메이크갤러리. ⓒ문지연 높게 트인 맞배지붕 때문에 다락방에서 전시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 MAKE GALLERY

홍대 앞의 예술가들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연희동까지 밀려났다. 조용한 주택가에 하나둘 작업실이 생겨나고, 갤러리도 속속 들어섰다. 옛 주택 2층을 개조한 공간, 이수경 · 김재훈 공동 대표가 운영하는 메이크갤러리도 그중 하나다. 둘은 모두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큐레이터. 직접 발품을 팔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노하우를 살린 참신한 현대미술 전시 기획으로 주목받는다. 4월 6일부터 22일까지 이만나 · 이경하 작가의 <벽과 땅> 전시를 하며, 5월 중순에는 아티스트 멘토링을 열어 아티스트와 전문가,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알찬 시간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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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입장, 11am~6:30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ake_gallery




쇼핑



2. 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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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목재로 아늑하게 꾸민 2층에 자리한 유어마인드. ⓒYOUR-MIND 다양한 차와 다기를 다루는 사루비아다방에서는 티 클래스도 운영한다. ⓒ문지연

작년 5월에 문을 연 ‘은/는’은 2층 주택을 개조한 공간에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6개의 숍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먼저 차고에 들어선 ‘가라지가게 (garagegage.com)’는 자투리 막대기로 만든 빼빼장을 선보인다. 1층에는 마당이 보이는 넓은 창이 예쁜 카페 ‘비하인드리메인(인스타그램@b_hind2001)’과 질 좋은 찻잎과 다기를 판매하는 ‘사루비아다방(salviatearoom.com)’,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바이커 스탈렛(bikerstarlet.com)’이 자리한다. 2층에는 아트북과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1세대 독립 서점 ‘유어마인드(your-mind.com)’와 감각적인 플라워 숍 ‘초콜릿코스모스(chocolatecosmos.co.kr)’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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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4.JPG ⓒYIM TAE-BYOUNG

LOCAL’S TIP

문도호제의 임태병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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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는’은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건축 설계 사무소 문도호제의 운영 공간 중 1곳입니다. 오랫동안 가게를 유지해온 안정적인 팀이 모여 균형을 이루고 있죠. 막내인 유어마인드가 벌써 8년 차예요. 대부분 이곳을 두 번째 활동지로 삼거나 쇼룸으로 활용하는 등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모두 단골이나 운영 노하우가 있어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이 골목에 제격이죠. 연희동은 거주 지역인 만큼 동네분들도 주변 가게를 많이 이용합니다.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크게 붐비진 않아요. 층고 제한이 있고, 골목을 조금 벗어나면 모두 주택이라서 앞으로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하진 않을 것 같아요. 이곳에 온다면 특정 장소만 들르지 말고 여유롭게 동네를 거닐어보세요. 연희맛로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뻗은 골목을 구석구석 다니다 보면 고즈넉한 동네의 매력에 푹 빠지실 거예요."




3. 케그스테이션


DSC06455_수정.jpg 케그스테이션에서는 매일 양조장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 문지연
이곳은 맥주의 신선도를 위해 진공 상태의 페트병에 담는다. ⓒ 문지연

양조장에서 갓 생산한 맥주를 집에서 즐겨보자. 이곳은 자체 양조장 브루원에서 들여온 맥주를 주문 즉시 진공 상태의 페트병에 담아 주는 맥주 테이크아웃 전문점. 300밀리리터부터 1.5리터 대용량 사이즈까지 다양한 크기의 병을 구비했으며, 가격도 착하다. 총 8개의 탭 중 5개 탭에서 부드러운 에일 맥주 ‘연애’, 쌉싸름한 맛과 과일 향이 일품인 IPA ‘아이홉소’ 등의 자체 양조 맥주를, 나머지 3개는 여러 국산 맥주를 소개하는 게스트 탭으로 사용한다. 엄선한 80여 종의 해외 맥주를 보틀로 갖춰 취향에 따라 맥주를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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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4,000원부터(300mL), 10am~10pm, 첫째 · 셋째 주 월요일 휴무, 02 332 7138.









먹을 곳



4. 에노테카오토

DSC07218_수정.jpg 매일 직접 뽑은 생면은 다양한 재료를 더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 문지연
오징어 먹물 면에 염장 숭어 어란을 곁들인 어란파스타. ⓒ 문지연

골목골목 맛집이 즐비한 연희맛로. 그중에서도 이탤리언 레스토랑 에노테카오토는 동네 주민들이 사랑하는 맛집 중 하나다. 이곳은 생면 파스타를 선보이는데, 직접 뽑는 생면은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소스가 잘 배고, 식감이 부드러워 술술 넘어간다. 대표 메뉴는 어란파스타와 타야린. 어란파스타는 오징어 먹물 면에 얇게 저민 염장 숭어 어란을 곁들여 깔끔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다.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 지방 특산 파스타인 타야린은 달걀노른자로 만든 면에 버터 세이지 소스를 곁들여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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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란파스타 2만1,000원, 12pm~10pm, 월요일 휴무, 첫째 · 셋째 주 화요일 휴무, 02 336 9958.




5. 금옥당

DSC06743_수정.jpg 금옥당의 양갱은 많이 달지 않고 은은한 풍미가 느껴져 먹기 편하다. ⓒ 문지연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금옥당 내부. ⓒ 문지연

‘어떻게 하면 양갱을 덜 달게 먹을 수 있을까?’ 순한 입맛을 지닌 김현우 대표는 자신이 먹을 만한 양갱을 찾다보니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단맛을 줄이는 대신 다른 재료를 첨가해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게 한 것. 그렇게 탄생한 열여섯 가지 맛의 양갱은 남녀노소의 취향을 저격한다. 시그너처 맛인 팥과 깔끔한 제주 녹차, 젊은 층이 선호하는 밀크티 등이 인기다. 그 외 부드러운 텍스처의 죽과 팥소를 넣어 오븐에 구운 찰떡 등 다른 먹거리도 맛이 좋다. 쌍화차, 녹차 등 차 종류와 산미가 도는 마일드 커피처럼 양갱에 곁들이기 좋은 음료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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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00원부터, 11am~8pm, 월 · 화요일 휴무, 02 322 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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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NER’S PICK

“저희는 당귀, 계피, 황기 등 아홉 가지 한약재를 가마솥에서 12시간 동안 고아 쌍화차를 만듭니다. 부드럽고 은은한 향미가 제법 괜찮죠. 무엇보다 자주 마시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껴요.” by 금옥당의 김현우 대표




마실 곳



6. 모조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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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벽을 초록색으로 칠하고 다양한 선인장으로 꾸민 모조커피의 내부. 주인장이 정성껏 내린 라테. ⓒ 문지연

그냥 지나치기 쉬운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유리창 안쪽으로 쭉 뻗은 대형 선인장이 나란히 서 있는 모조커피가 나타난다. 서부 영화에서나 본 듯한 기둥 선인장부터 뾰족한 가시를 세운 금호, 토기에 담긴 귀여운 다육식물까지. 선인장으로 가득 채운 초록빛 공간은 마음을 한결 차분하게 만든다. 첫 방문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라테를 주문하자. 6년 차 베테랑 바리스타인 주인장은 커피 브랜드 프릳츠의 원두를 사용해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밸런스가 딱 맞는 라테를 낸다. 여기에 디저트로 딸기, 망고, 바나나 등 과일과 그래놀라를 올린 우유 푸딩 ‘과일 판나코타’를 함께 곁들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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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 4,500원, 12pm~9pm,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ojocoffeeseoul




7. 바캉스

DSC07565_수정.jpg 흥 많은 2명의 뮤지션이 운영하는 바캉스. 이국적인 생선 요리와 술, 음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 문지연
제철 생선으로 만든 흰살생선 통오븐구이와 칵테일 피스코 사워. ⓒ 문지연

열대식물과 꼬마 전구로 장식한 화려한 인테리어, 나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리게 되는 신나는 음악까지. 바캉스는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바다. 남미, 아시아, 지중해 등 여러 나라의 조리법을 활용한 색다른 생선 요리를 선보이는데, 여기에 페어링하기 좋은 청량한 라거 맥주와 다양한 럼 리스트도 갖췄다. 메인 메뉴는 흰 살 생선을 통째로 구운 오븐 구이. 제철 생선에 올리브유로 만든 특제 소스를 곁들여 이국적 풍미를 더했다. 참고로 봄엔 참돔을 사용한다고. 1달에 한 번, 무료로 제공하는 음식을 먹으며 파티를 즐기는 바캉스 데이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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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살생선 통오븐구이 3만 원부터, 7pm~3am,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vacance_yeonhui









문지연은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의 에디터다. 고즈넉한 연희맛로의 매력에 반해 재방문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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