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에서 걸어서 10분. 커튼 상점가였던 허름한 골목이 인천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변화의 바람이 부는 골목을 넘나들며 부평문화로의 활기를 느껴보자.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가죽 공예품을 만들 수 있을까?’ 백순오 대표는 고민 끝에 오마주를 떠올렸다. 기성품 신발이나 헬멧 백, 브래디 백 등 빈티지 가방의 디자인을 본떠 가죽으로 구현한 것. 그렇게 완성한 오마주제품은 가죽 고유의 질감을 살려 패셔너블하면서도 실용적이다. 또한 단추, 가방 고리 등 부자재를 금속 대신 가죽으로 마감하는 등 바르 고유의 스타일도 완성하는 중이다. 슬리퍼, 카드 지갑, 여권 지갑 등 단기간에 완성 가능한 품목 중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와 일대일 맞춤 정규 수업도 알차다.
ⓘ 카드 지갑 3만 원, 원데이 클래스 3만 원부터, 10am~11pm(조율 가능), 인스타그램 varr_5
온통 분홍색으로 뒤덮인 실내, 유니콘 인형이 가득 쌓인 2층 침대와 장난감이 쏟아져 나오는 냉장고, 드림캐처가 걸린 서랍장까지. 누군가의 장난감 방에 놀러 온 듯한 이곳은 토이 숍 겸 카페다. 호빵맨, 스누피, 미키마우스 등 사랑스러운 캐릭터 상품을 비롯해 인테리어 소품, 문구류 등 동심을 자극하는 온갖 소품이 모여 있다. 인기제품은 스마일꽃 인형, 하트 거울, 캐릭터 키 링 등 참신하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이라고. 사랑스럽게 꾸민 매장에서 멜론 소다를 마시거나, 숨어 있는 포토존을 찾아내 사진을 찍다 보면 소소한 행복이 한걸음 다가올 듯.
ⓘ 스마일꽃 인형 2,500원부터, 12pm~9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62_land
“가장 인기 제품은 스마일꽃 인형이에요. 가성비가 좋고 센스 있는 선물로도 제격이죠. 여러 개를 묶어서 꽃다발로 만들거나, 줄기를 구부려 유모차 또는 가구에 달아 장식으로 사용해도 좋답니다.”
By 유니랜드의 소윤이 대표
일본 유학파 출신 주인장이 닭 육수를 베이스로 한 정통 라멘을 선보인다. 취향에 따라 육수를 고를 수 있는 게 특징. 토리 소유 라멘은 약한 불로 진액만 뽑은 뒤 간장으로 간을 해 맛이 깔끔하고, 토리 파이탄은 센 불로 진하게 육수를 우려 구수하다. 토핑은 조화를 고려해 구성했다. 수비드 돼지 목살과 닭고기를 비롯해 완탕, 반숙 달걀 등을 올리고 트뤼플 오일로 마무리해 풍미를 살렸다. 육수, 면, 양념을 직접 만드는 만큼 맛도 수준급. 우리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나고야식 비빔 라멘인 마제멘도 인기가 좋다.
ⓘ 토리 소유 라멘 8,500원, 11:30am~9:30pm, 브레이크 타임 3:30pm~5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am_mi_dang
지난 3월 오픈과 동시에 골목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곳. 푸드 트럭으로 시작한 주인장의 요리 솜씨가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그는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에서 소수 인원만 받아 정성껏 만든 요리로 식탁을 채운다. 대표 메뉴는 정통 이탈리아식 카르보나라. 생크림 대신 달걀노른자와 치즈로 만들어 부드러우면서 느끼하지 않다. 직접 만든 바질 페스토와 생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바질 페스토 파스타도 맛있다. 참고로 이곳은 메뉴를 주기적으로 바꾼다. 10월에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 카르보나라 1만5,000원, 12pm~10pm, 브레이크 타임 3pm~5pm, 목요일 ·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younghwan_
당신과 나의 식탁의 조영환 대표
“부평문화로가 유명해진 건 1년이 채 안 된 것 같아요. 이전에는 커튼 가게가 모여 있던 외진 골목이었죠. 최근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평리단길’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 뒤로 젊은 층이 자주 찾으면서 활기를 띠게 됐어요. 이렇게 계속 변화하는 골목의 모습을 볼 때마다 흥미롭답니다. 이 골목을 비롯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거리, 화려한 유흥가인 테마의 거리, 정겨운 재래시장이 모두 맞붙어 있어요. 길 하나 차이로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점도 매력적이죠. 만약 부평문화로를 찾는다면 카페 투어를 해보세요. 이곳은 카페 거리라 불러도 될 만큼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앤티크 소품으로 꾸민 혜리 별관과 일본식 디저트 타마고 산도를 맛볼 수 있는 코모리를 추천합니다.”
퇴근 후 맥주 한잔이 당긴다면 ‘햄맥(햄버거+맥주)’은 어떨지. 그랩어비에서는 네온사인과 그라피티로 꾸민 ‘힙’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식 수제 버거와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식감과 육즙이 살아 있는 100퍼센트 쇠고기 패티가 인상적. 여기에 잘 어울리는 번을 연구해 매장에서 직접 구워낸다. 자극적인 소스를 배제하고 패티의 맛에 집중한 클래식 BLT 버거, 칠리 콘 카르네(chilli con carne)를 토핑한 멕시칸 스타일의 칠리칠리 등 개성 있는 10종류의 버거에 시원한 수제 생맥주를 곁들여 보자.
ⓘ 칠리칠리 (패티 130g) 9,900원, 12pm~11pm, 브레이크 타임 3:30pm~5pm (주말 제외), 인스타그램 burgergrabab
커피, 베이커리, 술. 온더바는 세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바를 경계로 소통한다. 주문 전 대화를 통해 손님의 취향과 컨디션을 파악하는 건 기본. 원하는 원두와 산미, 보디감에 맞춰 필터 커피를 내려주는가 하면, 맥주와 와인, 위스키 등 전 세계에서 공수한 프리미엄 주류 중 입맛에 꼭 맞는 걸 추천해준다. 또 프랑스식 구움 과자와 치즈, 말린 과일 등을 함께 내는 플레이트도 음료에 따라 구성을 달리한다. 기분을 내고 싶다면 오마카세처럼 메뉴 선택을 바리스타에게 맡기고 커피와 디저트를 코스로 즐겨보자. 시그너처 커피는 마크 로스코 (Mark Rothko)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넘버 18.
ⓘ 커피 4,000원부터, 11am~1am, 인스타그램 onthebar_coffee
맛있는 음식과 마실 거리를 매개로 재즈 공연과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창고 재즈펍. 공장을 개조한 건물에 2개월마다 새로운 아티스트의 작품과 굿즈를 채우고, 매주 토요일이면 흥겨운 라이브 공연을 연다. 뮤지션인 주인장이 선별한 화려한 아티스트 라인업도 눈에 띈다. 10월에는 개성 있는 신예 뮤지션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칵테일, 와인, 맥주 등 다양한 주류를 갖췄으며, 매콤한 감바스와 파스타 등 셰프가 만든 요리도 수준급이다. 평일 공연도 종종 열리니 인스타그램을 참고할 것.
ⓘ 공연 입장료 6,000원, 칵테일 6,000원부터, 6pm~1am,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changgo_jazzpub
문지연은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의 에디터다. 유니랜드에서 예전부터 눈여겨본 스누피 키링을 건졌다.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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