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데 서울 같지 않은 매력. 연신내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트렌드에는 한 발자국 비켜 서 있지만, 사람 냄새 나는 다정한 동네. 잔잔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을 찾아 갈현로를 누비다.
아담하우스는 도자기 공방이다. 독특하게도 수강생이 오자마자 예쁜 의자에 앉히더니 다과부터 낸다. “저희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수업 전 티타임을 가지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죠.” 김하영·성시문 대표가 말한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수업은 총 세 가지.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면 시간 내 개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도자기를 만들 수 있으며, 정규 수업에서는 코일링, 투각 등 여러 가지 기법을 배운다. 가장 흥미를 끄는 수업은 컬러 클래스다. 매달 새로운 기법으로 도자기에 다양한 컬러를 입히는 것. 1월에는 도자기에 색 전사지를 오려 붙이는 수업을 진행한다.
ⓘ 원데이 클래스 5만 원, 10am~9:30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adam__house
“모든 수업에는 직접 만든 디저트와 호박차를 제공합니다. 애플 크럼블, 앙버터, 양갱 등 계절에 어울리는 메뉴를 선정하죠. 1월에는 에그 타르트나 파이 종류를 준비할 예정이에요. 늙은호박과 단호박을 말린 뒤 알맞게 배합해 만든 호박차도 맛과 건강이 일품이랍니다.”
By 아담하우스의 김하영 · 성시문 대표
정겨운 갈현시장 길목에 자리한 갈현동의 명물이자 46년 된 국물 떡볶이 노포다. “어머니가 이곳 시장통에서 떡볶이 장사를 시작하셨어요. 그러다 재개발 때문에 지금 있는 자리로 이사했죠.” 대를 이어받은 아들 김완용 씨가 떡볶이를 뒤적거리며 말한다. 이곳 떡볶이를 먹을 때 튀김은 무조건 ‘찍먹’보다는 ‘부먹’을 추천한다. 비법 고추장 양념으로 만들어 깔끔하게 매콤한 국물이 탱글탱글한 밀떡과 어묵은 물론 기름기를 뺀 튀김까지 고루 배어든다. 그야말로 학교 앞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다. 삶은 달걀도 잊지 말자. 마지막에 달걀노른자를 으깨 국물에 비벼 먹으며 대미를 장식해야 하니까.
ⓘ 떡볶이 3,000원, 9am~8pm, 월요일 휴무, 02 354 8399.
나무선인장은 감성과 맛을 모두 잡은 퓨전 일본식 카레를 선보인다. 마치 초승달이 카레에 퐁당 빠진 듯한 플레이팅이 인상적. 간 고기 토마토 카레, 시금치 치즈 카레 등 총 일곱 가지 카레 메뉴가 있는데, 그중 매일 두 가지만 주문 가능하다. 대표 메뉴인 새우 크림 카레는 고정이고, 그 외 한 가지 카레만 날마다 바뀐다. 이는 카레를 만드는 데 많은 수고와 정성이 들기 때문이라고. 양파를 4시간 동안 볶아 캐러멜라이징해 완성한 카레는 양파 특유의 단맛이 극대화되어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반반 카레를 주문해 두 가지 카레를 섞어 먹어도 좋다.
ⓘ 카레 8,000원, 12pm~9pm, 브레이크 타임 3pm~5pm, 화요일·마지막 주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tree_cactuss
폭신폭신한 머랭 과자 사이에 다양한 필링을 채운 프랑스 대표 디저트 다쿠아즈. 갈현동 구움과자에서는 매일 구워내는 수제 다쿠아즈를 맛볼 수 있다. 다쿠아즈 종류는 하루 최소 6개 이상 준비하는데, 매일 라인업이 달라진다. 그중 시그너처 메뉴인 버터 프레첼을 발견하면 고민하지 말고 선택하자. 소금을 뿌린 고메 버터를 사이에 끼운 시트에 프레첼이 박힌 생각치 못한 조합이지만 상상 이상으로 맛있다. 흑임자 버터크림과 콩가루, 바삭한 크런키 초콜릿 등을 필링으로 채운 흑절미 크런키도 취향 저격. 크림을 듬뿍 올린 비엔나 커피를 비롯한 각종 음료도 가성비가 좋다.
ⓘ 다쿠아즈 3,000원, 11am~11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ramyi3
YM 커피 프로젝트는 누구에게 쉽게 알려주기 싫은 카페다. 이곳의 킬링 포인트는 바로 커피. 총 일곱 가지 스페셜티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데, 중강 배전으로 볶아 신맛이 적고 단맛과 보디감이 도드라진다. 원두를 고른 뒤엔 취향에 맞는 커피 추출 방법을 선택하자. 깔끔하면서도 강한 향미를 즐긴다면 사이폰을, 깊이 있는 은은함을 원한다면 핸드 드립을 추천한다. 네가지 원두를 블렌딩한 하우스 블렌드는 이곳에서만 선보이는 시그너처 메뉴. 아몬드 초콜릿같이 고소한 아로마와 균형 잡힌 풍미가 느껴진다. 최근 리뉴얼을 마쳤으며 커피 드립 백, 뱅쇼, 각종 굿즈 등도 판매한다.
ⓘ 커피 5,000원부터, 1pm~11pm,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ymcoffeeproject
YM 커피 프로젝트의 조용민 대표
"2015년 연신내 대조동에서 처음 카페를 오픈하고, 재작년에 이곳 갈현로로 이사를 왔습니다. 제가 카페를 시작한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주변 상권이 많이 변했어요.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랐지만 스타벅스 지점이 3개나 들어온 건 아직도 믿기지 않죠. 연신내는 신기한게 오피스 상권도, 대학가도 아닌데 사람이 정말 많아요. 주거지가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답니다. 그래서인지 단골손님이 많고 소비력도 있어서 상권이 좋은 편이에요. 심야 버스나 개통 예정인 GTX 등 교통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요. 갈현로를 비롯한 연신내를 여행한다면 오랫동안 동네를 지킨 노포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1976년에 장사를 시작한 신도각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중국집인데,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까운 데만 배달해주는 재미있는 곳이죠. 거긴 삼선 짜장이 정말 맛있어요. 그 뒤엔 은평구립도서관에 가보세요. 도서관이 언덕 위에 자리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답니다. 북한산과도 가까워서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나서 그 아래 자리한 카페나 맛집에 들러도 좋아요."
일본의 쓰지 조리사전문학교 출신 박세진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칼과 불을 써서 즉석에서 만든 고급 요리를 일컫는 갓포(割烹) 요리를 친숙하게 풀어낸 것이 특징. 일본 오키나와를 좋아하는 셰프의 취향을 반영해 바닷가에 있는 일본 전통 가옥을 모티프로 매장을 꾸미고, 오키나와풍 메뉴도 선보인다. 첫 방문이라면 마스터 스페셜을 주문해보길. 제철 식자재에 따라 매주 바뀌는 일품요리는 어떤 걸 골라도 믿음직스럽다. 하루 12접시만 한정 판매하는 사시미 모둠 스페셜과 오키나와 타코라이스도 인기 메뉴. 여기에 곁들이기 좋은 다양한 하이볼도 갖췄다.
ⓘ 사시미 모둠 스페셜 2만5,000원, 6pm~2a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ello_saige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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