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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Feb 11. 2019

오키나와 3색 겨울 여행 1

오키나와에서 먹고 마시기


자연 친화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를 꾸려가는 곳. 오키나와가 이색적인 미식 여행지로 떠오른 이유다. 물론 재야의 고수 같은 노포를 찾아가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북부




직접 수확한 과일로 만든 주스와 오키나와식 전병을 2층 테라스에서 즐겨보자. ⓒ 이기선

야치문 킷사 시사엔 やちむん喫茶シーサー園

60년 넘은 전통 가옥에 들어선 찻집. 400여 년 전 오키나와로 건너온 조선인 도공의 후손인 주인장이 자신이 나고 자란 집에 차렸다. 마당의 나무에 걸어둔 찻잔을 비롯해 사방이 도자기로 가득하고, 직접 수확한 귤로 만든 주스, 오키나와식 전병 등 모든 메뉴를 오키나와산 자기에 담아낸다. 2층 테라스에서는 잘 가꾼 야외 정원과 오키나와 수호신 시사(獅子) 조각상으로 장식한 기와지붕이 바라보이는데, TV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바로 이 자리에서 촬영했다.


ⓘ 음료 400엔부터, 沖縄県 国頭郡本部町 伊豆見1439.









하코니와에서 맛보는 오늘의 플레이트. ⓒ 이기선

카페 하코니와 Café ハコニワ

얀바루(山原)는 원시림이 잘 보존된 오키나와 북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하코니와는 얀바루 사이의 수십 년 된 단층 목조 가옥에 자리한 오키나와 가정식 전문점으로, 좁은 숲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나오는 숨은 명소다. 풀 내음, 고색창연한 나무 바닥, 햇살이 내리쬐는 마루가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오직 제철 식자재만 사용하며 메뉴는 세 가지 정도로 단출하다. 추천 메뉴인 ‘오늘의 플레이트’는 밥과 두부조림 등 여러 밑반찬을 한 접시에 담아낸다. 그 밖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내는 토스트나 커피도 맛이 훌륭하다.


ⓘ 런치 메뉴 800엔부터, 沖縄県 国頭郡本部町 字伊豆味2566.









중부 & 나하



무나카타도의 매장 내부. ⓒ 이기선

무나카타도 宗像堂

기노완(宜野湾)의 외딴 미국식 주택에 자리 잡은 빵집. 뒤뜰 고무나무에 매단 그네가 바람에 흔들리곤하는 여유로운 분위기로, 16년째 운영 중이다. 매장 뒤편의 거대한 돌가마에서 이틀에 한 번씩 천연효모빵을 구워내고, 스태프 전원이 가게 소유의 밭에서 밀을 기르는 데 참여한다. 가게 안에 효소를 진열해두기도 했다. 바게트, 크루아상, 바나나빵 등 다양한 빵 외에 수프와 파니니 샌드위치, 커피로 구성된 세트 메뉴도 낸다. 야외 테라스 좌석에서 먹고 갈 수 있다.


ⓘ 세트 메뉴 800엔부터, munakatado.com



오키나와 세라도 커피 매장에서 핸드 드립을 맛보자. ⓒ 이기선

오키나와 세라도 커피 Okinawa Cerrado Coffee

1950년대 미군 거주 단지였던 미나토가와 스테이트 사이드 타운(港川ステイツサイドタウン)에 최근 식당, 카페, 편집숍 등 독립 매장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그중 앵무새 간판이 눈에 띄는 연둣빛 건물에 수준급 로스터리 카페가 자리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았고 2대째 지속되는 곳이다. 싱글 오리진 원두와 블렌드 원두를 두루 선보이며 원두별로 시음해볼 수 있다. 테이크아웃 전문이지만 매장 내에 긴 벤치가 있어 쉬어갈 만하다. 원두와 쿠키 등 간단한 디저트, 커피용품도 판매한다.


ⓘ 커피 300엔부터, okinawa-cerrado.com



잭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선보이는 미디움 웰던 등심 스테이크. ⓒ 이기선

잭스 스테이크 하우스 Jack's Steak House

1945년 이후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하면서 오키나와 곳곳에 스테이크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53년 나하에 문을 연 이곳은 오픈 초창기에 미군에서 발행한 식당 허가증을 아직도 걸어두고 있다. 입구에 가게의 좌석 유무를 알리는 신호등이 보이고, 실내는 손글씨 메뉴판, 칸막이 좌석 등 복고적 요소로 가득하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콩소메 수프와 샐러드, 빵 또는 밥이 곁들여 나온다. 타코, 햄버거, 볶음밥 같은 메뉴도 있다. 식사 시간마다 스테이크 굽는 냄새와 흥겨운 소음으로 꽉 찬다.


ⓘ 쇠고기 스테이크 1,700엔부터, steak.co.jp



소바 전문점 텐투텐은 담쟁이로 뒤덮여 있어 찾기 힘들 수도 있다. ⓒ 이기선

텐투텐 てん to てん

오키나와 소바는 밀가루로 만든 우동 면처럼 두꺼운 면에 돼지고기와 가다랑어로 육수를 내고, 돼지고기와 어묵을 얹어 낸다. 나하의 류큐 시대 정원인 시키나엔(識名園) 옆, 담쟁이로 뒤덮인 가정집에 자리한 텐투텐에 가면 장인 정신이 깃든 오키나와 소바를 경험할 수 있다. 매일 직접 뽑아내는 수타 면에 돼지 뼈와 가다랑어로 우린 육수를 부은 뒤 두툼하고 실한 돼지고기 조림을 얹어준다. 정원에서 딴 잎사귀 위에 내주는 오니기리도 곁들여보자.


ⓘ 소바 650엔, 沖縄県 那覇市 識名 4-5-2. 



+ Don't miss!

텐투텐에서 내는 정통 부쿠부쿠차. ⓒ 이기선

오키나와 전통 부쿠부쿠차(ぶくぶく茶)는 볶은 쌀과 땅콩을 함께 우려낸 고소한 차로, 풍성한 흰 거품을 올려 내는 것이 특징이다. 숟가락으로 거품을 먼저 떠먹은 다음 차를 마시면 된다. 나하의 도자기 골목인 쓰보야야치문도리(壺屋やちむん通り)의 여러 찻집에서 부쿠부쿠차를 접할 수 있다. 소바 전문점 텐투텐(위)에서도 정통 부쿠부쿠차를 낸다.






피파치 키친의 실내 인테리어는 대표 부부가 직접 꾸몄다. ⓒ 이기선

피파치 키친 ピパーチキッチン

아날로그 분위기가 흐르는 나하 서쪽 뒷골목의 가정식 식당. 피파치는 이시가키섬(石垣島)에서만 나는 후추로, 계피 향이 도는 게 특징이다. 이시가키 섬 출신의 주인장은 요리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빨갛게 익은 피파치만 수확한다고. 대부분의 메뉴에 제철 채소를 풍부하게 곁들이는데 평균 10여 가지 채소를 사용한다. 런치 메뉴 중에서는 햄버그스테이크와 돼지고기 볶음이 인기.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소스를 비롯해 케이크, 두유 푸딩 등의 디저트와 과일 소다까지 오픈 주방에서 직접 만든다.


ⓘ 런치 메뉴 800엔부터, piparchikitchen.com




남부




마루미쓰 빙수점의 명물인 시로쿠마 빙수. ⓒ 이기선

마루미쓰 빙수점 丸三冷し物店

빙수와 소바를 파는 분식점으로, 이토만(糸満)의 옛 시장 골목에서 1960년부터 영업하고 있다. 오래된 테이블과 레코드판 등의 소품으로 가득한 실내에서 향수가 느껴진다. 간판 메뉴인 시로쿠마(白熊, 백곰) 빙수는 연유를 뿌린 얼음 위에 과일과 팥으로 곰 얼굴 모양을 낸 것. 얼음에 딸기 맛, 멜론 맛 등 알록달록한 시럽을 뿌린 가키고리(かき氷), 오키나와의 팥죽인 젠자이(ぜんざい) 위에 얼음을 얹은 빙수도 있다. 젠자이는 팥알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인데, 이곳에서는 직접 쑤어 만든다.


ⓘ 빙수 300엔부터, 沖縄県 糸満市 字糸満967-29.








+ Know-how


A&W의 미국식 버거. ⓒ 이기선

오키나와 속 미국

1945년 이후 미군 점령기를 거치며 오키나와 곳곳에 미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였다. 꼭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에 가지 않더라도 오키나와 곳곳에서 미국의 맛을 쉽게 접할 수 있다. 1919년 시작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A&W는 루트 비어와 미국식 햄버거로 유명한 브랜드. 1963년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일본에 상륙했고, 지금은 일본 내에서도 오키나와에만 27개 지점이 남아 있다. 모차 버거, 멜티 리치가 인기 메뉴다. 오키나와 어디를 가도 ‘블루 실’ 로고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블루 실 아이스크림(Blue Seal Ice Cream)은 1948년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에게 유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공장이 전신이다. 30여 개 맛을 선보이는데 오키나와 솔트 쿠키, 고구마, 류큐 밀크티 맛이 독특하다.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 일본정부관광국 겨울 캠페인

일본 가정식 요리 유튜브 채널 민들레식당을 운영하는 김보아 작가가 오키나와의 다채로운 미식을 영상에 담았다. 론리플래닛 코리아 온라인 채널과 일본정부관광국 캠페인 사이트(www.welcometojapan.or.kr/jroute)에서 확인하자.





관련 이벤트 참여하기 Click 




글/사진. 이기선




오키나와 3색 겨울 여행 이어진 이야기

오키나와 액티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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