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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Feb 13. 2019

오키나와 3색 겨울 여행 3

오키나와 문화 속으로


류큐 왕국의 유산 아래 동서양의 교류로 탄생한 흥미로운 문화가 펼쳐지는 곳. 오키나와의 중심 도시 나하(那覇)를 거점 삼아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분위기에 듬뿍 빠져들어보자.



슈리성은 류큐 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 이기선

슈리성 首里城

나하의 슈리(首里) 지역에는 450년간 번성했던 류큐 왕조의 유적이 남아 있다. 때문에 오키나와 문화 여행의 첫 번째 방문지로 꼽힌다. 그중 슈리성은 가장 잘 알려진 류큐의 유산으로, 1945년 오키나와 전투 때 전소된 것을 1992년에 복원해놓았다. 현재의 모습은 대부분 류큐 왕조 후반기의 건축 양식을 띠고 있다. 정전과 별채, 서원, 예배소, 전시실 등 여러 건축물이 자리하기 때문에 최소 1시간은 둘러보는 게 좋다. 일본의 2,000원 지폐에 등장하는 성 입구의 슈레이몬(守礼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석조 예배소 소노히얀우타키이시몬(園比屋武御嶽石門), 목조 건축의 진미를 보여주는 국왕의 거처 세이덴(正殿) 등을 놓치지 말자.


슈리성 공원 입장료 무료, 세이덴 관람료 820엔, 8am~6:30pm, oki-park.jp/shurijo




나하의 제1마키시 공설시장. ⓒ 허태우

제1마키시 공설시장 第一牧志公設市場

 국제거리 뒤편의 제1마키시 공설시장은 ‘나하의 부엌’이라고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암시장에서 시작해 오늘날 130여 개의 점포가 영업하는 진짜 시장으로 거듭났다. 관광객 일색인 국제거리보다 현지의 삶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장은 크게 정육, 가공식품, 생선 구역으로 나뉘며, 그 사이사이에 커피 스탠드와 기념품 숍, 중고 책방 등이 비집고 들어서 있다. 갖가지 해산물과 식자재를 구경만 해도 흥미롭다. 실제로 이 시장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현지인도 많은데, 1층에서 구입한 생선이나 고기를 2층의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독특한 시스템인 모치아게(持ち上げ)에도 도전해보자.


 제1마키시 공설시장 9am~8pm(2층 식당가 10am~7pm), 那覇市松尾2丁目.



복고 분위기를 간직한 사쿠라자카 극장. ⓒ 허태우

사쿠라자카 극장 桜坂劇場

나하 시내의 사쿠라자카 언덕길은 도심의 혼잡스러움을 살짝 벗어나 빈티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 60년 넘은 역사의 사쿠라자카 극장은 이 언덕길의 터줏대감이다. 원래 연극 전문관이던 곳이 2005년 레너베이션을 통해 영화관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는데, 예전 분위기는 그대로다. 3개의 작은 상영관에서 전 세계의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 관련 도서와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숍 후쿠라샤(ふくら舎), 오키나와 일품 요리를 내는 카페인 산고자키친(さんご座キッチン)도 운영한다. 더불어 문화 예술 관련 강연회와 음악 공연도 수시로 열며 오키나와의 문화계를 이끌고 있다.


사쿠라자카 극장 영화 관람료 1,700엔, sakura-zaka.com



미나토가와 스테이트 사이드 타운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분위기를 즐겨보자. ⓒ 허태우

미나토가와 스테이트 사이드 타운 港川ステイツサイドタウン

오키나와 거주 미군을 위한 볼품없는 주택가가 트렌디한 명소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미나토가와 스테이트 사이드 타운에서는 사진 촬영에 열중인 전 세계 여행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의 인위적인 모습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환경도 장점. 비슷한 직육면체 구조의 주택에 들어선 30여 개의 카페와 숍은 저마다의 개성을 덧붙여 눈길을 끈다.미국 각 주의 이름을 붙인 골목 안내판도 이색적. 베이커리 이페 코페(Ippe Coppe), 나폴리 피자 전문점 피체리아 온다(Pizzeria Onda), 오키나와의 로컬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포트리버 마켓(Port River Market) 등을 추천한다.


ⓘ 浦添市港川 2.



도자기는 오키나와의 특산품이다. © 임학현

쓰보야 야치문 도리 壺屋やちむん通り

나하 중심에 약 400미터의 돌길을 따라 형성된 쓰보야 야치문 도리는 크고 작은 공방이 늘어선 도자기(야치문) 거리다. 류큐 왕조가 1682년 오키나와 각지에 흩어져 있던 도자기 가마를 이 지역으로 옮겨놓으면서 시작됐다. 다행히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을 피해 고즈넉한 정취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인에게는 산책 코스로도 인기다. 나하 시립 쓰보야 도자기박물관(那覇市立壺屋焼物博物館)부터, 전통 도자기 가마는 물론, 도자기를 알리고 판매하는 전문점이 자리를 지키는데,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도 볼 수 있다. 취향에 맞는 자기를 골라 기념품 삼아 구매해도 좋을 듯.


ⓘ 나하 시립 쓰보야 도자기박물관 입장료 350엔, 10am~6pm, www.edu.city.naha.okinawa.jp






+ Don't miss!

오키나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사상. ⓒ 허태우

오키나와의 사자

오키나와에서는 문화재는 물론이요, 문 앞이나 지붕 위에도 어김없이 서 있는 2마리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사자의 모습을 닮은 시사(獅子)상은 오키나와의 수호신 같은 존재다. 오키나와 현지인은 예부터 시사상이 귀신이나 화마를 막아준다고 믿어왔다. 오키나와에는 사자가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암〮수 1쌍이 서 있는데, 수컷은 입을 벌린 채 복을 들이마시고 암컷은 입을 다물어 복이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다고. 집집마다 시사상의 스타일도 제각각이라, 때때로 앙증맞은 시사상을 발견하면 소유욕이 발동할지도 모른다.










즈이센 주조의 아와모리 숙성실. ⓒ 허태우

즈이센 주조 瑞泉酒造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술은 아와모리(泡盛)다. 현지인은 한국의 소주처럼 아와모리를 마신다. 태국 쌀을 쪄서 검은 누룩 효모를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 이 증류주는 류큐 왕조 시대에만 해도 왕실의 관리하에 제조됐다. 오늘날에는 40여 개가 넘는 양조장에서 각자 고유의 아와모리를 생산한다. 3년 이상 숙성시킨 아와모리를 고슈(古酒)라고 부르며, 알코올 도수는 20도에서 80도까지 천차만별이다. 1887년 창업한 즈이센 주조는 오키나와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양조장으로, 슈리성과 가까워 들러보기에 괜찮다. 여러 수상경력의 아와모리를 생산하며, 견학과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와모리 구매도 가능하다.


ⓘ 9am~5pm(견학은 4:30pm까지), zuisen.co.jp








+ Tip 오키나와 여행 필수 정보


가는 방법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까지 에어서울(25만 원부터, flyairseoul.com), 대한항공(35만 원부터, kr.koreanair.com) 등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환율

100엔(JPY)은 약 1,030원이다(2019년 1월 기준).


잠잘 곳

ANA 크라운 플라자 하버뷰(ANA Crowne Plaza Harborview)는 오키나와를 찾는 귀빈과 일본 정〮재계 인사들이 선호하는 호텔이다. 나하 중심가에 자리하며, 격식 있고 모던한 디자인이 장점. 멋진 야경의 클럽 라운지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트니스 시설과 야외 수영장을 갖춰 비즈니스 여행객의 블레저(Bleisure) 여행에도 적합하다. ihg.com/crowneplaza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 일본정부관광국 겨울 캠페인

여행 영상 크리에이터 김주혁 작가가 경험한 네 번째 오키나와 여행. 독특한 영상 테크닉으로 주목받는 그는 홀로 3대의 카메라를 사용하며 오키나와 구석구석의 현장을 누볐다. 김주혁 작가의 오키나와 여행 기록은 론리플래닛 코리아 온라인 채널과 일본정부관광국 캠페인 사이트(www.welcometojapan.or.kr/jrout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이벤트 참여하기 Click 




글/사진. 허태우





오키나와 3색 겨울 여행 이어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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