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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Feb 12. 2016

제주의 이색 레스토랑과 카페

소박한 공간의 멋, 느긋한 사람, 독특한 음식이 어우러진 제주의 이색 레스토랑과 카페를 찾아 떠나다.


상어와 맥주의 만남, 윌라라

© 임학현

낮술을 권하는 제주도 펍 윌라라의 간판에는 피시앤칩스라고 큼지막하게 적어놓았다. 정감 가는 손 글씨와 입구에 놓인 서핑 보드는 뉴질랜드 바닷가 근처에 즐비한 피시앤칩스 가게를 연상시킨다. 독특한 외관만이 특이 사항은 아니다. 이곳에선 제주 생선의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시앤칩스는 대구를 사용하지만, 윌라라는 제주도에서만 잡히는 달고기로 튀김을 만든다. 몸통에 보름달처럼 둥근 점이 있어 달고기라 불리는 이 생선은 제주돔이나 갈치에 비해 수요가 적어 국내에선 잡어로 취급 받는 어종. 피시앤칩스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비싼 생선으로 손꼽힐 정도로 맛에서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내산 수급이 어려운 대구를 대신하기 위해 온갖 생선을 다 튀겨봤다는 윌라라의 주인은 어시장을 어슬렁거리다가 독특하게 생긴 이 달고기를 발견했다. 달고기는 대구보다 살이 촘촘해서 식감이 좋고, 마치 살이 꽉 찬 대게 살을 씹는 듯 쫄깃한 맛이 난다.


이 집에서 생소한 것은 달고기만이 아니다. 윌라라의 별미 샤크앤칩스(Shark&Chips)는 이곳을 운영하는 세 남자가 호주 멜버른에서 딱 한 번 먹어봤던 기억을 더듬어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경북 영천에서 수급 받은 상어로 피시앤칩스를 만드는데, 일단 두 가지 모두 맛보려면 메뉴에서 ‘윌라라 칩스’를 고르면 된다. 짭조름한 생선 맛이 살아 있는 달고기와 다르게 상어는 부드러운 닭가슴살처럼 고기 맛에 가깝다. 특이하게 이곳에서는 모든 튀김을 가마솥에 튀겨 내는데, 이 또한 맛의 비법이라 그들은 말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윌라라의 피시앤칩스에는 한번 들른 관광객도 단골로 만들어버리는 중독의 맛도 숨어 있는 듯하다.

© 임학현

・ 윌라라 윌라라 칩스 1만3,000원
・12pm-11am(수요일 휴무)
・064 782 5120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중앙로 33




느긋함이 미덕인 카페, 짜이다방


© 임학현

“주인이 많이 느립니다. 재촉하지 마세요. 당황해요.” 짜이다방 벽에는 이곳을 설명하는 손님의 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산방산 근처 짜이다방은 ‘인도 국민차’라고 불리는 짜이를 파는 카페. 주문을 받고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천천히 짜이를 끓이는 주인의 손이 역시나 느리다. 그녀의 성향을 이어받은 고양이 2마리조차 손님이 앉아야 할 푹신한 의자에 떡하니 자리잡고 만사가 귀찮은 듯 낮잠을 잔다. 어쩌면 이곳의 시간은 이들을 위해 천천히 흐르고 있는지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최선영 씨는 인도에서 6년 동안 장기 여행자로 살다가 서울 생활의 답답함을 버티지 못하고 제주에 내려온 이주자다. 텐트 하나 메고 제주에 입성한지 이제 4년째. 그녀는 복잡한 도심과 달리 제주는 여행과 한가로운 일상의 균형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 말한다. 그래서 2년 전 이곳에 자신만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공간을 만들었다. 인도에서 즐겨 먹던 짜이는 그녀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들며, 좋아하는 것.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녀에겐 일상 기호 식품이지만, 제주에선 유별난 메뉴를 파는 카페로 소문나 있다.이곳은 짜이, 라씨, 베트남 커피 세 가지의 낯선 메뉴뿐 아니라 분위기도 온통 이국적이다.

© 임학현

흐느끼는 인도 음악, 은은하게 퍼지는 짜이 향, 베트남 커피를 내는 찻잔, 칠이 벗겨진 은쟁반 테이블. 거기에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 가져온 옷과 가방, 액세서리 등. 마치 잡동사니 가득한 인도 카페에 들어온 기분이다. 인도에서 가져온 것과 국내에서 구한 여덟 가지 향신료와 우유, 설탕을 넣고 끓이는 짜이 맛은 꽤 강렬하다. 주문 전 미리 말하면 짜이 맛의 강도는 조절이 가능하고, 무첨가 두유를 넣고 끓여주기도 한다. 향에 민감한 사람은 달콤한 감귤 라씨를 택해도 좋다. 혹시 이곳에서 출출할 때는 조심스레 ‘미스터리 메뉴’에 대해 물어보자. 운이 좋다면, 아시아 음식에 일가견 있는 주인이 타이 커리나 팟타이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 임학현

・ 짜이다방 짜이 4,500원
・ 11am~9pm(화요일 휴무)
・ 010 8993 3453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남로 239




제주에서 북유럽을 외치다, 후거 키친

© 임학현

지난해 9월, 애월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새하얀 건물이 등장했다. 북유럽 감성을 담은 덴마크 식당, 후거 키친이다. 후거(hygge)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안락하고 아늑한 모든 상태를 뜻하는 덴마크어. 이곳은 제주 바다와 모던한 건물이 어우러져 이색 풍경을 선사한다. 입구에 저 멀리 바다가 액자처럼 걸린 통창이 눈에 띄고, 한없이 늘어지고 싶은 편안한 의자가 놓여 있다.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사방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프라이빗 펜션. 앞마당 풀밭은 레스토랑의 텃밭으로 직접 채소를 길러 식자재로 사용한다. 한적한 휴양지에 머무는 기분으로 낮에는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오후엔 바다를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고, 저녁이면 와인을 맛보며 시간을 보내도 손색없을 만큼 후거 키친의 분위기는 여유롭고 조용하다.


주로 선보이는 요리는 덴마크 로컬 가정식으로, 구운 연어 위에 으깬 감자를 발라 구운 포테이토 연어케이크나 데니시 미트볼 등이 있다. 제주산 식자재를 접목한 고급 요리도 인기가 많은데, 제주산 마늘과 무가염 버터로 소태한 블랙타이거새우와 마늘칩 아이스가 곁들여 나오는 갈릭버터쉬림프가 이곳의 대표 메뉴로 손꼽힌다.

© 임학현

・ 후거 키친 갈릭버터쉬림프 2만9,000원
・ 11am~10pm(수요일 휴무)
・ 064 712 7120
・ 제주시 애월읍 하귀2길 66




흑돼지를 품은 돈까스, 서촌제

© 임학현

제주 흑돼지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서촌제로 향하자. ‘서울 촌놈 in 제주’라는 독특한 간판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촌제는 흑돼지 돈가스 전문점이다. 이곳의 메뉴는 딱 두 가지. ‘두부 품은 흑돼지 돈가스’와 ‘한치 품은 쫄면’이다. 쫄면은 여름에만 판매하는 계절 메뉴라 사실 언제든 주문이 가능한 것은 돈가스뿐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찾아간다고 해서 이를 쉽게 맛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가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고, 하루에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바로 문을 닫아버리는 뚝심 있는 식당이다. 순수 냉장 제주산 흑돼지만 사용하고 한 번 쓴 기름과 식자재는 일절 재사용을 하지 않다 보니, 당일 만드는 흑돼지 등심 양이 찾아오는 손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 냉장육을 사용해 돈가스 고기는 부드럽고, 튀김 옷의 느끼한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소스도 듬뿍 뿌려 나온다. 두부가 들어간 소스는 이곳만의 상징으로 고기와 함께 어우러져 더욱 담백한 맛을 낸다. 두툼한 고기는 일반 수제 돈가스보다 훨씬 크고 양도 푸짐하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기다리는 시간까지 넉넉히 계산하는 것이 좋다. 보통 저녁 7시 전후로 재료가 소진되니 그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 서촌제 두부 품은 흑돼지 돈까스 1만2,000원
・ 11am~재료 소진 시 마감(화요일 휴무)
・ 064 79 3796
・ 제주시 한립읍 한림해안로 646




파스타도 아닌 떡볶이, 연화분식

© 임학현

매력적인 관광지 대신 분위기 좋은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여행객을 불러 모으는 애월. 지난해부터 형형색색의 건물로 유명해진 더럭분교가 제주의 숨은 명소로 알려지면서 한적한 마을 하가리에도 외지인의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 여행객은 학교 앞 운동장에서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고 학교 옆 분식집으로 떡볶이를 먹으러 달려간다. 제주도까지 와서 웬 떡볶이냐고? 일단 연화분식에서는 어릴 적 먹던 학교 앞 분식집의 소박한 떡볶이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이곳에서 만드는 즉석 떡볶이에는 오징어 1마리가 통째로 들어간다. 간식이라 하기엔 한 끼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푸짐하게 내는 즉석 떡볶이에 오징어뿐 아니라 파스타도 숨겨놨다.


통통하게 익은 오징어의 배를 가르면 치즈와 파스타 면이 나오는데, 먹다 보면 바다와 육지, 동서양의 맛이 입안에서 뒤섞인다. 이곳 젊은 주인장은 오직 제주에서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1년을 준비했고, 연화분식을 열었다. 떡볶이는 아기자기한 더럭분교를 찾는 여자 여행객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실상은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이나 남자 손님이 더 많지만. 2인부터 주문이 가능한 즉석 떡볶이는 건장한 남자 여럿이 나눠 먹어도 좋을 만큼 양이 푸짐하고 볶음밥에 튀김까지 곁들이면 4인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혼자라서 망설일 필요는 없다. 주인장이 만든 배려의 메뉴, 오징어 라면도 연화분식의 이색 음식이다.

© 임학현

・ 연화분식 오징어 치즈 떡볶이 1만5,000원
・ 10:30am~8pm
・ 064 900 9733
・ 제주시 애월읍 하가로 167-1




세 여자의 파스타, 알 이즈 웰

© 임학현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주문, ‘알 이즈 웰’. 직장 생활에 지쳐 제주로 내려온 세 친구(나이는 모두 다르다)는 파스타 가게를 준비하면서 인도 영화 <세 얼간이>에 등장하는 이 말을 수없이 속삭였을 것이다. 연고도 없는 이곳에 무작정 자리를 잡고 모험 같은 인생을 시작한 그들은 한동리 마을에 비어 있던 가정집을 손수 고쳐 지금의 가게로 단장했다. 블로그를 통해 보수 과정을 일일이 공개한 모습을 보면 한없이 긍정적인 세 여자는 영화 속 주인공과도 꽤 닮아 있다. 가정집을 ‘개조’했다는 의미는 사실 좀 거창할 수도 있다. 알 이즈 웰은 파스타 가게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천장 낮은 오래된 가정집 모습 그대로니까. 미로 같은 돌담 길을 지나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으로 사용하던 2개의 공간에 테이블 3개가 달랑 놓여 있다. 그나마 있는 식탁 중 1개는 옛날 밥상에 두툼하고 긴 나무 다리 4개를 못으로 연결해 만든 투박한 모양새다. 물론 아마추어의 솜씨가 묻어나는 내부만 보고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곳의 파스타를 맛보면 별것 없는 공간마저 특별하게 보일지 모르니까.


파스타는 크림, 오일, 토마토 소스와 제철 재료를 넣어 만든 탱 파스타 네 가지를 선보인다. 단출해 보이지만 알 이즈 웰에서 직접 만든 파스타 소스는 손님들이 따로 구입해 갈 정도로 인기다. 가장 반응이 좋은 메뉴는 대게 크림 파스타로, 100퍼센트 생크림을 사용하고 대게 살과 날치 알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탱 파스타는 철마다 메뉴가 바뀌고 봄나물로 페스토를 만들거나 한치나 삼치, 고등어 등 제철 생선을 사용한다. 동네 사람에게는 제주에서 가장 맛있는 파스타를 파는 곳, 여행객 사이에서는 ‘인생 파스타’라는 말이 나오는 곳. 오직 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한동리 마을까지 이끄는 가게다.

© 임학현

・ 알 이즈 웰 대게 크림 파스타 1만3,000원
・ 12pm~8pm(화요일 휴무)
・ 070 8803 2699
・ 제주시 구좌읍 계룡길59




자매의 취향이 깃든 공간, 시스베이글 카페 + 생활도구

© 임학현

디자인을 전공한 언니와 빵을 만드는 동생. 자매가 함께 제주에 온 것은 카페를 차리기 위해서다. 맛있는 밥집보다 주인의 취향이 담긴 카페를 유독 좋아했던 자매는 10년간 자신들만의 카페를 꿈꿔왔다고. 적당한 자리를 찾기 위해 호시탐탐 제주 곳곳을 누볐고, 마침내 낙점한 곳이 지금의 남원읍 위미리다. 사실 이 동네는 갈 길 바쁜 여행객이 오고 가며 들러볼 만한 위치는 아니다. 그러나 자매에겐 볕이 잘 들고, 동네 사람이 쉽게 들어올 수 있고, 몇 개의 테이블이 붙어 있는 작은 카페면 충분했다고 한다.


베이글은 두 여자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빵이기에 선택한 것. 베이글이 다른 빵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단순하다 보니, 이곳에선 재료와 과정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 유기농 국산 밀가루, 비정제 소금과 설탕, 최소한의 이스트만 사용하고 저온에서 12시간의 발효를 거쳐 좀 더 건강한 빵을 만들어낸다. 전날 발효시킨 빵은 아침에 한 번만 굽기 때문에 오픈 시간에 맞춰 가야 다섯 가지 베이글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제철 과일과 채소를 넣어 만든 베이글이 독특한데, 지금은 딸기 가루를 베이스로 한 베이글과 제주도 감귤이 들어간 감귤 베이글이 인기다. 시스베이글이 부제처럼 달아 놓은 생활도구는 자매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물건의 컬렉션이다. 카페 한쪽에는 시간이 지나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일상용품을 펼쳐두었는데, 일본 작가의 작품부터 자매가 여행을 다닐 때마다 가방에 챙겨 가는 칫솔, 종이향초, 엽서, 라벤더 주머니까지 소소한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 임학현

・ 시스베이글 카페 베이글 2,500원부터
・ 11am~7pm(수요일, 셋째 주 목요일 휴무)
・ 010 3224 5083
・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돌담집에서 구운 빵, 최마담네 빵다방

© 임학현

4년 전만 해도 협재에서 카페를 찾기란 힘든 일이었다. 협재 바다 근처에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여행객이 늘기 시작했지만, 정작 그들이 조용히 앉아 커피 1잔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었다. 60년이 훌쩍 넘은 돌담집에 자리한 최마담네 빵다방은 1세대 제주 이민자가 이곳에 자리를 잡을 무렵 탄생한 곳. 오래 전부터 소박한 빵집을 꿈꿔온 최마담, 최은별 씨는 ‘디저트 카페’라는 말부터 거부감이 든다고 한다. 화려한 장식으로 눈요기가 되는 디저트가 아닌 엄마가 집에서 만든 듯한 푸근한 빵을 굽는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을 한글로 풀어 ‘빵다방’이라 지었고, 다방에는 마담이 있어야 하니 자신의 성을 넣어 간판을 내걸었다. 오래된 옛집은 동네에서 귀신도 안 들어갈 집이라고 불리던 폐허와도 같은 공간이었지만, 그녀가 들어와 아늑한 카페로 개조했다. 다행히도 최마담네 빵다방을 찾는 여행객은 화려한 케이크 대신 옛 돌담집에서 먹는 투박한 빵을 더 좋아한다.


이곳에서 파는 빵 종류는 열 가지 내외. 그중 시나몬롤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사실 그 맛이 크게 놀랄 만큼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침에 그녀가 갓 구워낸 시나몬롤 하나를 받아 들고 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마치 누군가 나를 위해 정성스레 구운 빵을 건네 받은 것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곳에서 한번 맛보면 쉽사리 잊기 힘든 것은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나오는 후추쿠키다. 쌉싸름한 후추와 짭짤한 소금이 섞인 쿠키에선 의외의 감칠맛이 난다. 지금까지 전혀 접해보지 못한 쿠키를 일단 시식하고 나면 10개를 따로 포장해서 파는 후추쿠키를 사지 않고는 못 배긴다.

© 임학현

・ 최마담네 빵다방 시나몬롤 4,000원, 후추쿠키 5,000원
・ 11am~8pm(목요일 휴무)
・ 064 796 6872
・ 제주시 한립읍 한림로 417




베트남 인 제주, 라마네 의식주

© 임학현

제주 사람에게 라마네 의식주를 물으면 두 가지 대답이 돌아온다. 연예인이 하는 곳 그리고 제주에서 먹는 베트남 음식.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곳은 배우 방중현 씨가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와 차린 레스토랑이며, 베트남 여행을 하며 맛보던 음식을 새롭게 재현해 만들고 있다. 비자림 근방 한적한 동네에서 그는 1년 6개월 동안 집을 짓고 직접 인테리어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서 라마네 의식주를 완성했다. 그는 이곳에서 미식가의 촉을 한껏 발휘한다. 평소 남다른 음식 솜씨를 자랑해왔는데, 현지에서 맛본 음식에 꽂혀 매일이 같은 레스토랑에 찾아가 비법을 전수받아 왔다고. 라마네 의식주의 대표 메뉴인 반미는 베트남식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어 먹는 베트남 샌드위치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생겨난 퓨전 요리인데, 론리플래닛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길거리 음식에 꼽히기도 한 간식이다. 라마네 의식주에선 수제 바게트를 좀 더 바삭하게 구워 그 안에 베트남 햄이나 치킨,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든다. 또 다른 인기 메뉴 하노이 스타일 쌀국수도 제주에서 맛보는 특별한 맛. 매콤한 똠양꿍 맛이 나는 라똠 쌀국수는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제주도 식자재와 접목해 새롭게 개발한 감귤 샐러드나 제주산 딱새우를 넣은 코코넛 새우찜도 주인장의 미각을 믿고 도전해봐도 좋다.


・ 라마네 의식주 베트남 햄 반미 샌드위치 9,000원, 
・ 11am~5pm(월요일 휴무), 
・ 064 782 7237, 
・ 제주시 중산간동로 2117.


글 유미정 · 사진 임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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