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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 강의 뿌자(Puja)

강물 위에서 타오르는 인도의 영혼, 강가 아르띠(Ganga Aarti)

by 론리포토아이


인도의 심장, 바라나시에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강렬한 경험을 마주한다. 이곳은 신성한 갠지스 강(Ganga)이 흐르는 곳, 삶과 죽음의 순환이 응축된 힌두교의 정수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정수는 매일 저녁 6시에, 메인 가트(Dashashwamedh Ghat)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제사 의식, 뿌자(Puja)를 통해 극적으로 분출된다.

가트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로 가득 찬다. 강물 위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보트들이 떠서, 마치 거대한 무대를 정성껏 바라보는 관중석처럼 배치된다. 이 모든 시선이 향하는 곳은 바로 강가 여신(Ganga Ma)에게 바치는 헌신의 불꽃, 아르띠(Aarti) 이다.

힌두교도에게 갠지스 강은 단순한 강이 아닌 살아있는 신이며, 이 뿌자 의식은 모든 죄를 씻고 윤회에서 해탈을 소망하며 바치는 감사와 소원의 시간이다.

열정적인 사제들과 신성한 불꽃의 향연 -

제단 위에 일렬로 늘어선 브라만 계급의 젊은 사제들은 절도 있고 역동적인 동작으로 의식을 주도한다. 거대한 촛대와 향로를 사용하여 불꽃을 높이 들고 회전시키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신적인 행위처럼 보인다.

아르띠의 불꽃은 어둠을 밝히며 신과의 연결을 상징하고, 향로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신에게 기도를 전달한다. 또 다양한 상징적 도구들이 리듬에 맞춰 회전하고, 뿔피리 소리와 종소리, 그리고 만트라(기도문)가 천지를 진동시킨다. 이 열정적인 춤사위는 개인의 헌신을 넘어선 집단적인 환희와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된다.

그 주변으로는 기행적인 모습의 사두들이 신자들에게 가호를 내리고, 심지어 완전 나체를 한 사두의 가호를 기다리는 신자들, 낯선 이방인들에게도 재미있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이 모든 것이 혼재된 채, 바라나시의 밤은 신성한 기운으로 가득 채워진다.

환희와 평온의 표정

나와 같은 이방인들에게 뿌자는 호기심을 넘어 인도 문화의 내면 의식을 들여다보고 싶은 강렬한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의식의 진정한 감동은 사제들의 역동성 뒤편에, 뿌자 의식에 집중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얼굴에서 발견된다.

뿌자 의식이 시작되고 만트라와 종소리가 울릴 때, 세속을 잊은 듯 숭고한 믿음과 평화로움이 깃든 신도들의 얼굴, 복잡한 인파 속에서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불꽃을 바라보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표정, 그리고 일생의 신앙이 고스란히 새겨진 나이 든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깊은 위안과 달관의 감정이 묻어난다.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사제들이 불꽃이 담긴 촛대를 높이 들 때, 신도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와 함께 찬양하며 벅찬 환희를 터뜨린다. 이 집단 감정의 물결 속에서 개인의 표정은 더욱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

바라나시의 진정한 휴머니티는 화려한 제단이 아닌, 가트 계단에 앉아 삶의 일부처럼 이 숭고한 의식을 받아들이는 현지인들의 꾸밈없는 표정에서 빛난다. 이 특별한 순간들은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나와 다른 문화 형태 속에서 인도의 오랜 전통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여정, 그리고 그들의 영혼을 포착하는 귀한 시간이 된다.



(발행일 변경 안내)

제 글에 관심을 가져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1주일에 2회(화, 금) 하던 연재를 1회(금요일)로 변경하려 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왜냐하면 나는 2025.10.23 부터 인도 뉴델리, 라자스탄, 구자라트 지방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나는 1년 2차례 정도 "홀로 배낭을 메고, 인도로" 를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여행 중이라는 핑계를 대 봅니다. 2025.10.28 / 론리포토아이


인도 여행 사진 :

인스타그램 @lonelypotoi

페이스북 @ds4d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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