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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블랙 Apr 08. 2022

그리너리 위크 : 초록의 시대를 여는 사람들

4월 위크를 마무리하며


4일부터 8일까지 롱블랙의 4월 위크인 "그리너리 위크 : 초록의 시대를 여는 사람들"이 열렸습니다. 


"꾸준함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꽃을 피워낸 다섯 개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다가오는 봄의 초입, 롱블랙의 노트가 따뜻함을 더하길 바랍니다."


이번 위크에서 롱블랙 피플들이 좋아해주셨던 쿼테이션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4/4 (월) - 정원 속 동심의 친구들 스누피가든

스누피 가든 : 제주의 정원에서 피너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


스누피 가든 / 김우석 에스엔가든 대표 

자연스러움이란 뭘까요? 그 자리에 원래 있던 대로 있는 것. 생태적으로는 그 지역에서 나는 소재만 쓰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 스누피 가든에서 가장 자연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팽나무였어요. 나무는 조경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팽나무는 조경적으로 값비싼 나무로 유명하죠. 팽나무는 사실 송당리가 원산지는 아니에요. 그런데 왜 송당리 나무냐고요. 송당리만의 스토리가 있거든요.
피너츠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어요. 루시가 라이너스에게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말해요. “매년 나뭇잎은 떨어져. 자연의 순리지. 이걸 보고 뭘 배울 수 있는지 아니?” 그러자 라이너스가 대답합니다. “잎이 되지 말고, 나무가 돼라!”
몰입하면 상대방을 공감시킬 수 있어요. 피너츠에 몰입된 상태로 상대방에게 피너츠를 묘사하는 거죠. “지금 이 방에 있는 조명에도 피너츠가 있고, 옷걸이에도 피너츠가 있다”고. 그러고 나면 며칠 뒤에 전화가 옵니다. “나도 이제 피너츠가 보이는 것 같아” 하고요.



4/5 (화) -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마켓 어글리어스

어글리어스 : 얼룩덜룩 울퉁불퉁, 힘차게 살아낸 채소만 팝니다


어글리어스 / 최현주 캐비지 대표

‘맞아, 어릴 때 본 농산물은 다 이렇게 생겼었지. 마트에는 왜 굽은 가지, 얼룩덜룩한 사과가 없는 걸까?’ 의문이 들었어요.”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팔지만, 절대로 못생긴 호박, 가지라고 소개하지 않아요. 오히려 매력적인 네이밍을 붙이죠. 활자로 굽은 오이를 소개할 때는 ‘스마일 오이’라고 말해요. 크기가 커서 B급이 된 브로콜리는 ‘씩씩한 브로콜리’라고 소개하죠. 알이 작은 감자는 ‘아담하고 소박한 감자’라고 불러요.
“구멍 뚫린 시금치를 하늘에 비춰서 보면, 참 예쁩니다. 구멍 사이로 하늘빛이 보이죠. 밭에서 혹이 여러 개 달린 감자를 봐도 참 귀엽습니다.
하지만 ‘만약 마트 진열대에서 봤다면?’ 아마 ‘하품이 진열됐다’고 생각할 거예요. 자연에서 자연의 모습 그대로 큰 농산물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오해를 푸는 일도 어글리어스의 일입니다.”


4/6 (수) - 지친 일상에 식물을 처방하는 슬로우파마씨

슬로우파마씨 : 식물로 위로받은 부부, 지친 일상에 식물을 처방하다



슬로우파마씨 / 이구름·정우성 슬로우파마씨 대표

“잠이 오지 않는 밤마다 이끼를 바라봤어요. 있는 듯 없는 듯, 화려하게 뽐내지 않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더군요. 이끼는 천천히 자라요. 하지만 의리가 있어서 잘 죽지 않죠. 그래서 좋았습니다.”
“작은 디테일의 총합이 중요합니다. 문을 열면 ‘내가 다른 공간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전하고, 다섯 발자국 걸어가면 커다란 잎사귀가 몸을 간질이고, 몸을 숙이면 숨어있던 이끼가 모습을 드러내는 경험. 이런 순간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짜야 ‘좋은 공간’이 완성됩니다.”
이구름 대표가 의뢰인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안 됩니다.” 의뢰인들은 처음엔 화려한 정원을 꿈꾼대요. 아카시아나무, 은행나무, 유칼립투스 같은 식물 사진을 들고 오면서요.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하지 않은 식물들이죠.

“돈을 버는 게 우선이라면 무조건 해드리겠죠. 하지만 얼마 안 가 죽어버릴 겁니다. 실내 공간은 사람을 위한 환경입니다. 채광, 온도, 습도가 모두 사람에게 맞춰져 있죠. 관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고, 관심을 덜 줘도 무난하게 자라는 식물이 낫습니다.”


4/7 (목) - 잡초를 연구하는 사람 이나가키 히데히로

이나가키 히데히로 : 잡초 연구가, 잡초에게서배우는 삶의 태도를 말하다



 「전략가,잡초」 /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학자

그럼 잡초에서 배울 점은 뭘까. 이나가키 교수는 “잡초의 제 1 전략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해. 잡초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재 목표를 잊지 않는다는 거야. 잡초의 목표는 뭘까. 오래 사는 게 아니야. 바로 씨앗을 남기는 거야. 

“잡초는 어떤 식물보다 빠르고 폭넓게 변화를 거듭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변하더라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요. 그건 씨앗을 남기기 위해서 산다는 목표 의식입니다.”
잡초가 밟아도 밟아도 일어선다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이래. 잡초는 밟혔을 때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는대. 그럼 우리는 왜 ‘잡초는 강인하다’고 인식하게 된 걸까. 그건 잡초가 ‘씨앗 확산’이라는 뚜렷한 목표에 매달리기 때문이야.
“생물의 경쟁은 니치niche를 거머쥐기 위한 싸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어딘가에서는 일등이 되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니치를 잃은 자는 지구상에서 전멸한다. 생물의 니치는 비즈니스의 핵심 역량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핵심 역량이 필요한 것처럼 생물은 죽지 않기 위해서 니치가 필요하다.”


4/8 (금) - 나무가 전하는 기다림의 미학

나무에 관하여 : 체리 씨앗은 100년을 기다려 싹을 틔운다


 「랩걸」,「나무수업」/ 김선우 작가


나무 한 그루만 있으면 혼자서 비와 바람에 꼼짝 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힘을 합하면 더위와 추위를 막고 물을 저장할 수 있으며 습기를 유지할 수 있어요.

왜 나무들은 그런 사회적 존재가 되었을까? 왜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동료들과, 나아가 적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개체들과 나누는 것일까? 이유는 인간 사회와 똑같다. 함께하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건 어릴 때 느리게 자라야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자라면 나무가 단단해져요. 세포가 매우 작고 공기 함량이 아주 적어지거든요. 아무리 강한 폭풍우가 몰아쳐도 끄덕 없는 나무가 될 수 있습니다. 나무 안으로 균류가 침입할 틈도 생기지 않죠. 나무는 절제와 느림의 교육 철학을 통해 수백 년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겁니다.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롱블랙의 위크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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