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때가 제일 편해

육아 생활을 통틀어 어쩌면 가장 편할 때

by 이보소

아기가 태어난 이후 부모님과 자주 통화를 한다. 통화는 일반이 아닌 영상 통화. 와이프와도 잘하지 않던 영상 통화인데 아기라는 존재는 일반 통화를 영상 통화로 바꾸었다.

아기의 탄생은 실로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아기의 옹알이는 부모님들을 미소 짓게 하고. 우리 부부도 그렇게 미소를 짓는 부모님이 되어 간다. 부모라는 단어를 조금씩 알게 되는 요즘이다.


신생아 때가 제일 편해. 나중에 기고 걷고 이러면 더 정신없어~

영상 통화 속 아기와 대화하던 부모님이 얘기하셨다. 신생아 때가 제일 편하다고. 신생아 때가 편하다는 말. 진리다. 산후조리원 입원 가능 기간이 최대 3주까지인 이유. 아마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편할 때만 돌보는 전략적인 선택. 일은 이렇게 해야 한다. 저비용 고효율 작전. 그러기 위해서는 전략적이어야 하고.


신생아는 생후 28일까지의 아기를 일컫는다. 이제 막 세상과 소통하는 작고 소중한 아이. 쉽지 않은 육아 생활을 통틀어 어쩌면 가장 편할 때라는 신생아 시절. 하나뿐인 아기의 신생아 시절을 읊어본다.


2시간마다 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로는 모를 때도)

신생아는 주기적으로 운다. 2시간 정도의 텀으로 꾸준하게. 울음을 보일 때는 크게 두 가지 이유다. 배가 고프거나 혹은 용변을 봤거나. 이럴 때의 해법은 수유를 하거나 기저귀 갈아주거나.

분유 수유 시에는 40cc당 1시간 텀으로 잡고 적당한 양의 수유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기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보통 신생아 때는 40~60cc로 먹이고 개월에 따라 차츰차츰 양을 늘려간다.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신생아지만 젖을 물리면 꽤나 힘차게 빤다. 몸부림은 하지 못하니, 입부림이라고나 할까. 세차게 젖을 빠는 입에는 삶의 의지가 담겨 있다. 아기의 입을 보고 아빠 된 자는 세상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의를 얻는다.


힘차게 젖을 빨다가 수유가 끝날 때 즈음이 되면 지쳐 눈을 감는다. 새근새근 잠이 드는 아기. 물끄러미 티 없는 얼굴을 바라로면 순백의 평온을 느낀다. 잠든 아기는 진심으로 천사의 모습니다.


신생아는 힘이 약하다. 그래서 울음소리도 크지 않다. 애애앵-. 모성애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울음소리를 들으면 몸은 반응할 수밖에 없다. 서두에서 말했다. 신생아가 울었을 때의 해결방법을. 수유를 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만약 수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보인다면 그때는 기저귀를 확인해라. 치아도 없는 잇몸으로 열렬히 우는 아기는 곧 평온을 되찾을 것이다.


변의 경우에는 최대 2~3일까지 못 보아도 괜찮다고 한다. 물론 그 이상으로 장기화된다면 병원 방문은 필요하겠지만. 신생아 때의 변은 아주 소량이다. 하나뿐인 아기는 다행히도 주기적으로 변을 보았고 색깔은 카레와도 같았다. 간혹 녹색 변도 있다 하나 이 또한 정상적인 색깔이다. 똥도 예쁘다는 말. 그럴 줄 알았는데 실제 겪으니 그렇지 않았다. 똥은 똥이다. 물론 내 아기의 똥은 앙증맞다.


시력은 15cm 앞 거리 정도.

수유를 하면 트림을 꼭 시켜줘야 한다. 분유 수유라면 특히 트림은 필수다. 등을 열심히 두드려도 트림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잠시 역류방지쿠션에 놓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출산 전 준비해 둔 타이니 모빌을 작동해주었는데 흥미가 없는 건지 시시한 건지, 타이니 모빌을 '본다' 보다는 타이니 모빌만 '돈다'는 느낌이었다. 분명 육아 필수템이라 했는데 말이다.


혹시 아기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인지 걱정이 되었다. 아뿔싸. 책을 뒤져보니 신생아 때의 아기 시력은 15cm 정도 앞에 있는 정도만 볼 수 있을 정도라 했다. 색깔도 구분할 수 없고 흑백 정도로만 어렴풋이 구분을 하는. 신생아는 하루하루 성장하면서 시력도 찾게 되는 격이다. 태어나면 다 보이는 줄 알았거늘. 생각지도 못한 무지였다.


사실을 알고 나서야 15cm를 훌쩍 뛰어넘는 타이니 모빌과의 거리를 낮춰 주었다. 최대한 아기의 눈높이와 가까이 조절을 하니 그제야 조금 보는 것 같은. 하지만 아직 움직이는 모빌에 익숙하지는 않은 것인지, 모빌보다는 가만있는 초첨책에 더 관심을 가졌다. 결국 타이니 모빌은 신생아 시절 이후 사용이 적당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잠을 잔다. 그냥 계속 잔다.

흔히 먹놀잠이라고 하는데 신생아 때는 먹잠잠이다. 24시간의 대부분이 잠이다. 먹고 자고 자고. 또 먹고 자고 자다가 가끔씩 싸고. 이 잠이라는 것이 시도 때도 없어서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그리고 새벽에도 잔다. 덕분에 엄마 아빠는 잠을 자지 못한다.


잠과의 사투. 신생아 시절의 최대 난관이다. 물론 끙끙대며 옹알이를 할 때, 그리고 눈을 뜨며 배냇짓을 할 때면 잠과의 사투는 말끔히 잊힌다. 분명 잠 못 자는 고통이 있는데도 아기의 자그마한 움직임은 고통을 완전하게 무너트린다. 조금씩 눈을 뜨며 세상과 소통을 하는 아이. 매일 행복을 느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용쓰기를 한다.

신생아 시기에는 용쓰기를 한다. 용쓰기란 아기가 힘을 어디에 쓸지 몰라 온 힘을 다하는 것을 뜻하는데 흡사 마른오징어 구울 때의 오징어 느낌으로 몸을 비튼다. 말 그대로 누워서 낑낑대며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용을 쓴다. 가만히 보고 있자면 심히 안쓰러운데 이 시기에는 당연한 수순이다. 2개월부터 없어진다니 힘내라는 응원뿐.


그나마 도와줄 수 있는 거라곤 속싸개 해제다. 모로 반사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속싸개를 해제해주면 팔이 자유로워 용쓰기가 조금은 덜하다. 스와들업 스와들미 같은 신생아 때만 쓸 수 있는 아이템도 써 보았지만 잠시 뿐이다. 결국은 시간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2개월 정도가 지나 용쓰기는 서서히 줄어들지만 등 센서라는 새로운 빌런이 나타날 테니.


번외 편. 병원 방문하기

목욕을 시키는데 온 몸에 열꽃이 피었다는 와이프의 연락을 받고 퇴근하자마자 집 앞 병원을 방문했다. 급히 방문한 터라 퇴근 후 갈만한 곳은 조그마한 동네 병원뿐이었다. 대기 손님도 없는, 사이트 속 사진과는 달리 몸이 많이 불은 의사가 아기의 몸을 쑥 한 번 훑어보았다. 곧 으레 신생아 때 있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진단을 내렸다.


아무렇지 않아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라는 전문의의 말은 비전문가들에게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들린다. 현실은 진료비도 안 받았으니 무성의가 아닌 봉사였겠지만.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비전문가의 눈에 보이는 울긋불긋한 몸은 참 신경 쓰였다. 엄마 아빠들이 심각해서 응급실을 달려가면 정작 병원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는 말. 간접적이지만 경험을 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세상에서 내 새끼는 가장 소중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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