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데 편하지 않은 동거, 산후 도우미

남모를 누군가와 함께 있는다는 건 편할 수가 없다

by 이보소

우리나라 육아 지원 제도는 참 잘되어있다. 첫 국민 바우처도 주고 육아수당도 주고. 심지어 산후 도우미 비용도 지원해준다. 말로만 듣던 산후 도우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산후 도우미 서비스의 한 줄 평은 이러했다. 편한데 편하지 않은 동거.


산후 도우미 서비스 경험의 자체 평가 하나 둘 셋으로 나열해 본다


하나. 저렴하다.

산후 도우미 서비스 비용은 정부에서 일부 지원해준다. 총금액의 50%. 잔여 50%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제공을 해준다. 내가 속한 지역구에서는 잔여금액의 90%를 지원을 해주니, 실질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총금액은 10만 원도 채 되지 않았다. 물론 잔여 금액에 대한 지원은 지역별로 다르니, 정확한 내용은 관련 부서 문의가 필수다.


산후 도우미 신청은 출산 예정일 40일 전부터 출산일 이후 30일까지 가능하다. 서비스 비용은 정해진 구간에 따라 다른데, 단태아인지 다태아인지, 첫째인지 둘째인지, 소득 구간이 몇 프로에 해당되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아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비용은 높아지는 시스템이다. 그래도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 하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복지 서비스이다.


둘. 맞춤형 이모님 찾기 복불복.

산후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업체에 직접 연락을 취해야 한다. 한 업체명이 무엇인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일일이 손품을 파는 것도 필요하다.


산후 도우미 신청 방법은 온라인 오프라인(구청) 모두 가능한데 우리 부부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들을 겸 구청을 방문했다. 설명 후 받, 산후 도우미 서비스 업체 리스트 열된 종이 한 장. 하지만 이 종이 한 장 가지고는 어디가 좋은 곳 인지 판가름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주위의 추천이나 검색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주위 추천으로 특정 이모님을 지정한다면 지정비가 발생하고, 검색을 한다 치면 광고성 글에 현혹되어 오판으로 함몰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러나저러나 나에게 딱 맞는 서비스 업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도 저도 아닌 혼란 속에서 기준점이 된 건 업체 서비스 평가를 참고한 선택이었다. 신생아 관리 지원 사이트에 오픈되어 있는 업체 평가표에 따라 평가 상위 업체를 선정, 그나마 객관적인 시선에서 업체를 선택하였다고 합리화한다면 조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이 또한 업체에 대한 평가이지, 직접 만날 산호 도우미 이모님은 어떨지 모른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에 맞는 산후도우미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이것만은 지켜주세요-라고 당부해도 건에 부합하는 이모님이 이미 배정이 되었다면 다른 이모님이 오시는. 결국은 복불복이다.


셋. 편한데 편하지 않다.

빨래 설거지 음식 등등의 집안일 해결은 편리. 다만, 아기 케어에 대한 한시적 전권 위임과 이에 따른 을의 위치로의 전락(혹여 아기에게 해를 끼칠까 봐 조심스러워짐)은 불편했던. 산후 도우미 이모님과의 관계는 편한데 편하지 않은 동거 할 수 있다.


참고할 자료들이 없어 평가 사이트까지 들어가며 검증에 검증을 거쳐 신청. 그리하여 배정된 이모님. 아침에 오시면 바로 손을 씻고 짧은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마스크를 쓰고. 회사를 출근하는 내 눈에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와이프도 그러했다. 초반에는.


"화장실 앞에 세균이 많다고 기저귀 갈이대 옮겼고 대파랑은 손질해서 통에 넣어놓고 세탁기랑 청소기도 돌려주고. 아기랑도 계속 얘기해 난 할 말이 없는데 전문가는 다른가 봐."


그랬다. 그러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와이프의 평가가 달라졌다.


"정치 얘기를 너무해. 나랑 정치 성향이 다르면 어쩌려고 그렇게 말하시는지. 아 또 뭐라고 하더라 무슨 땅을 잘못 사서 지금 산후 도우미를 하고 있다 하질 않나. 암튼 투 마치 토커셔."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였나. 퇴근 후 돌아오면 아기를 안은 채 와이프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였다. 긍정보다는 부정의 평가가 즐비한. 점점 스트레스를 받는 와이프를 보고 있자니 이모님 교체라는 카드가 딱 떠올랐다.


하지만 새로 또 이런저런 것들을 알려주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 결국 며칠을 더 참는 것으로 결정했다. 며칠은 꽤나 긴 시간이었고 그 시간 동안 와이프의 스트레스 지수는 점점 더 쌓여만 갔다.


생각해보라. 나에게 맞는 친구 두기도 어려운데, 나와 딱 맞는 산후도우미를 만나기는 확률이 더 어지지 않겠는가.

게다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산후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우리 집에 들어왔다? 낯선 사람에게 아기를 맡긴다? 신경이 쓰일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시간에는 함께 밥을 먹기도 한다.


혹여 아기에게 해코지를 하진 않을는지 걱정되어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출산으로 회복이 필요한 몸은 신경은 곤두선 채로 있으니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을을 표방하는 갑인 사람. 산후 도우미인 것 같다.


산후 도우미 서비스의 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업체마다 기본적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다 비슷비슷할 테니. 다만, 인간 대 인간으로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사람 간의 관계라는 건 참 쉽지가 않으니 말이다.


편한데 편하지 않은 동거. 산후 도우미 서비스는 그러했다. 최소한의 스트레스 감당하기. 산후 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할 때 산모에게 감내하여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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