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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을찾는아이 Aug 05. 2021

"왜, 또 나간데?"

90년대생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에 대한 문제 인식

78년생인 A부장은 오늘 멍한 하루를 보냈다. 94년생 B주임이 따로 면담 신청을 하더니 사직서를 내겠다고 한다. 불과 입사한지 1년이 좀 넘은 팀원이었고 성실하게 일할 것 같았는데 말이다. B주임이 나가게 되면 C과장과 D차장이 수행하던 일에도 영향을 미쳐 기존에 하던 사업들이 브레이크가 걸릴 상황. 내일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했지만 사직의사를 거둘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하다. 답이 나오지 않는 이 상황에 고민만 많아진다.


브런치 첫 이야기를 '사직(辭職)'으로 시작한다. 90년대생들을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키워드가 뭘까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를 그만두는 행위, '사직'만한 키워드를 찾지 못했다. A부장의 이야기는 비단 어느 특정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닐거라 생각한다. 기업이나 기관 조직 내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면 한번 즈음은 90년대생들의 퇴사에 머리가 지끈해본 경험 있을 것이다.




"청년 2명 중 1명은 첫 직장에서 1년내에 퇴사"


2020년 한국노동경제학회 노동경제논집에 실린 '첫 일자리 이탈 영향요인 분석'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의 50.2%는 처음 취직한 직장을 1년 내로 퇴사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 다닌 이들은 18.9%, 2년 이상 4년 미만은 18.7%였다. 첫 직장에서 4년 이상 버틴 이들은 12.2%에 불과했다.



"MZ세대 조기퇴사율 높아"


취업구직사이트 사람인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의 49.2%가 'MZ세대(1980~2000년생)의 1년 이내 조기퇴사자 비율이 높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조기퇴사를 더 많이 하는 이유로 '개인의 만족이 훨씬 중요한 세대라서'가 최우선이었고, '이전세대보다 참을성이 부족해서'를 그 다음 순으로 꼽았다.




위 2개의 내용은 우리 사회가 92년생인 나를 포함한 청년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시로서 가져왔다. 핵심은 '청년들은 입사하면 적응 못하고 조기 퇴사한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이런 시선들이 불편했다. 마치 청년들이 유별나서 '적응 못하면 빨리 퇴사한다' 혹은 '쟤도 언젠가는 퇴사할 사람'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직원 면접을 볼 때마다 이 회사의 오래다닐 관상이 누구일지를 고민한다는 어느 임원의 이야기도 들어본적이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정말 '개인의 만족'이 중요해서, 혹은 '참을성'이 부족해서 퇴사하는 걸까? 

 


이유가 뭐냐고 물으시거든


 다양성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더욱 더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주위에서만 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부터 시작해서 삶은 정말 다양해지고 있다.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조직에 몸담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수 있으며, 다른 투자수단으로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 이미 홀로 서 있는 사람들도 있다. 또, 기존 직장을 그냥 퇴사하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청년들의 퇴사가 많아지는 이유를 어느 특정한 이유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뭔가 원하는 답을 찾으실 듯 하다. 그래서 내 대답은 이거다.


그냥, 마음에 안 든겁니다.


 퇴사자들이 그냥 나가겠나. 무언가 마음에 안 찼던 부분이 있었기에 나가는 것이다. 강제 퇴사(예. 권고 사직 혹은 해고)가 아닌 이상. 자진퇴사하는 퇴사자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 다른 곳에서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 '욕구'를 하나씩 분석해보려 합니다.


 그냥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는데, 이걸로 끝낼거면... 이 글을 쓰지도 않았다. 그 욕구를 하나씩 뜯어서 분석해보고자 하는 것이 내가 풀어내려는 것들이다. 마치 욕구 충족은 f(x) 함수 같아서, 어느 특정한 것 하나로만 분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는 이런 특성을 지니고 있다.'라는 프레임이 아닌, '이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과정이 이렇기에 이런 행동들이 나온다.'는 나름의 내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그리고 그냥 분석하지 않고 내 경험과 더불어서 같이 풀어내보고자 한다. 이제 서른인 92년생으로서 군대부터 시작하여 여러 조직들을 다녀보고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조직문화나 동기부여 등에 대해서도 적극 이야기해보겠다.


 앞으로 작성될 글들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들과의 융합을 어려워하시는 수많은 리더들과 인사담당자, 혹은 청년들을 알고 싶어하시는 분들께 참고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1) 황광훈 ( Kwanghoon Hwang ). "첫 일자리 이탈 영향요인 분석." 勞動經濟論集 43.2 (2020): 41-74.

2) CBS노컷뉴스, 2021, "기업 절반 "MZ세대 조기퇴사율 높아"…10명중 3명 1년내 퇴사",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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