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말보다 강한 대답, '침묵'

by 루키트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술잔을 기울이던 중, 한 동료의 언행이 점점 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술기운이 오르며 말의 수위도 높아졌고, 마침내 그는 저를 특정해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을 던졌습니다. 물론 그는 재미있자고 한 말이었겠지만, 그 순간 마음속에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 아무리 편한 자리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말로 되받아칠까 고민하다가 저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반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만약 제가 반응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은 더 신이 나서 과한 언행을 이어갔을지도 모릅니다. 웃고 넘기기엔 마음이 불편했지만, 불쾌한 말을 굳이 받아주고 싶진 않았기에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별다른 반응 없이 지나쳤지만, 처음엔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남더군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응답도 하나의 선택이자 대응이구나.’


우리는 때로 불쾌하거나 무례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모든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더군요. 무례한 말에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내 감정을 지키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갈등을 피할 수 있고, 오히려 상황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말에는 강력한 힘이 있지만, 때로는 침묵이 그보다 더 강력한 대응일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불편한 자리에 있을수록,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어른스러움이고, 성숙함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며.


"침묵은 무례함에 대한

가장 우아한 복수다"

- 조지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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