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근 후 회사 동기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와중, 식당 한편에서 "와장창!" 소리와 함께 일하시던 분의 외침이 들렸었죠.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불현듯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집에만 있기엔 눈치가 보여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그 시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있었고, 막연히 무언가를 해야겠다 싶었던 때였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쉽지 않았지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손님이 많아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순간 실수로 수저 통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죠. “쨍그랑!” 하는 소리에 식당 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저와 함께 일하던 형과 동시에 외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수저 통 떨어지는 소리가 컸던 만큼, 손님들께 불편을 드린 것 같아 진심을 담아 외쳤었죠.
그날은 우연히 사장님의 지인분이 식사하러 오신 날이었습니다. 그분은 저희의 모습을 눈여겨보셨고, 식사를 마친 후 사장님께 이런 말씀을 전하셨어요. “일하는 친구들 태도가 참 좋네. 이건 용돈으로 나눠주고, 애들한테 맛있는 거 좀 사줘.” 그렇게 저를 포함한 아르바이트생 모두 뜻밖의 팁을 받게 되었죠. 돌이켜보면 대단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그 작은 태도가 누군가의 눈에 긍정적으로 비쳤다는 사실이 참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요즘처럼 모두가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보내는 시대에, 가끔은 사소한 친절과 정중한 태도가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건넨 “감사합니다”라는 말, 버스 기사님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어떤 분에게는 잊히지 않을 하루가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종종 ‘대단한 행동’에만 의미를 부여하지만, 어쩌면 진짜 중요한 건 그런 사소한 순간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내가 전한 말 한마디, 내 표정, 내 태도는 누군가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요? 그 답은 매일 우리가 선택하는 모습 속에 담겨 있을테니,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작은 친절은
결코 헛되지 않다"
- 이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