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천천히 달리는 차량을 만났습니다. 차선을 바꿀 수도 없는 도로였기에 그대로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회사 도착 시간이 늦을까 봐 마음이 불안해졌고, 답답함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작은 초조함이 쌓여 기분도 흐려졌습니다. 일찍 도착하면 식당에서 여유 있게 아침을 먹을 수 있는데, 그 시간을 놓칠까 봐 더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신호에 걸려 잠시 멈춰 섰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지금 이 앞차가 나를 일부러 늦게 가게 하려는 건 아닐 텐데, 나는 왜 이렇게 불편해하고 있을까?’ 내 마음속 ‘정해진 속도’에만 맞추려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리듬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실 조금 늦는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 순간, 삶이 도로와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날은 막힘 없이 시원하게 뚫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예상치 못한 정체에 갇히기도 하니까요. 중요한 건 그 상황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였습니다. 초조함 속에서는 모든 게 방해처럼 느껴지지만, 마음을 내려놓으면 잠깐의 여유로 다가오기도 하니까요.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시절, 원하는 결과가 빨리 오지 않아 조급했던 적이 있었고, 군 생활에서도 계획대로 되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죠. 그때의 느림이 오히려 저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회사에서도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된 건 아니더군요. 준비와 기다림 속에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았기에.
결국 출근길의 그 짧은 답답함은 제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괜찮다, 지금의 속도를 받아들이자.’ 이렇게 마음을 바꾸자, 오히려 길 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햇살이 은은하게 번지고,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조급한 마음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했구나 생각하며,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속도를 조절하는 건 결국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