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만난 영웅들

by 루키트

어제 오후,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원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주말 저녁이라 도로는 많이 막혀 있었지만, 차 안에서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답답함을 잊고 있었습니다. 음악 덕분에 정체 속에서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그렇게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노래가 하이라이트로 치닫는 순간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크게 들려왔습니다. 처음엔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몰랐지만, 룸미러를 통해 뒤쪽을 확인하니 구급차가 붉은 불빛을 번쩍이며 다급하게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사이렌 소리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긴박함이 묻어 있었고, 점점 가까워지는 구급차를 바라보며 마음이 조심스레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2차선과 3차선에 있던 차량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양옆으로 차를 붙여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것입니다. 덕분에 구급차는 막혀 있던 도로를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었고, 그 장면을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짧은 몇 초였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내는 데 작은 힘을 보탠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평소 도로 위에서는 서로 먼저 가겠다고 끼어들고, 작은 실수에도 경적을 울리며 불편함을 표현하는 모습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명이 걸린 상황 앞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배려와 협력을 선택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세상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삶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작은 배려와 협력이 큰 힘을 발휘합니다. 내가 내민 작은 손길이 누군가의 하루를 살리고, 또 다른 이에게는 희망을 건네줄 수 있는 것이죠. 우리는 거창한 영웅은 아닐지라도, 일상 속에서 작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길을 터주고, 자리를 양보하고, 힘들어하는 이에게 잠시 미소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말입니다.


오늘 하루도 누군가의 길을 열어주는 작은 영웅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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