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을 이겨내는 텃밭러의 마인드셋
개인이든 국가든 언제나 봄 속에 살지는 못한다. 겨울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알아야 봄을 맞을 자격이 있다. 우리도 차페크 씨처럼 작은 정원에서 큰 세상을 살아갈 원리를 배워보자. 꽃과 열매, 그들을 찾아오는 나비와 이웃 친구들은 덤이다.
비를 은빛 입맞춤으로. 흙을 촉촉한 케이크로.
이 흙 좀 봐. 베이컨처럼 기름지면서 깃털처럼 가볍고 케이크처럼 폭신하게 갈라지면서 빛깔도 참 곱네. 너무 마르지도 질척이지도 않고. 어쩜 이리 촉촉할까?
모든 흙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미끌거리고, 축축하고, 딱딱하고, 차갑고, 척박한 흙을 그저 추하다고, 썩었다고, 구제불능이라고 치부하지 말라. 이를 인간에게 내려진 저주라 속단하지 말라. 과연 그 존재가 인간의 영혼에 깃든 냉담함과 잔인함과 사악함만큼 추하랴.
더 좋은 것, 더 멋진 것들은 늘 한 발짝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시간은 무언가를 자라게 하고 해마다 아름다움을 조금씩 더한다. 신의 가호로 고맙게도 우리는 또다시 한 해 더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