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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생활자 Oct 26. 2020

주택 공과금, 도대체 얼마?

아파트 관리비 생각하면, 별 거 아니에요

며칠 전 함께 일하는 젊은 직원이 '전원주택에 사신다면서요?' 하며 몇 가지를 물어왔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도시가스는 들어와요?'였다. 물론 내 대답은 '안 들어와요'였다.


전원주택의 범위가 정확히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전원주택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다. 주택과 주택 사이의 간격이 넓고 관리도 쉽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도시가스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주된 이유인 듯하다. 역 주변이나 조밀한 마을이 조성된 경우에는 전원주택이라도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지역도 있다. 물론 그런 경우, 대부분 좋은 조망보다는 '옆 집 뷰'를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가스가 장점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가스보다 편리하고 요금이 현저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에 대해 질문한 젊은 직원의 요지도 그러했다.


"도시가스 아니면, 겨울마다 요금 폭탄 맞는 거 아니에요?"

"도시가스에 비해서는 많이 나오긴 해요. 그렇다고 폭탄 수준은 아니에요."

"아휴, 가스비 무서워서 전원주택 못 가겠네요."

"에이, 아파트 관리비 무서워서 아파트 못 들어가나요? 아파트 관리비 생각하면 가스비 별 거 아니에요."



전원주택의 가스 사용이 어떤지도 많이 궁금할 것 같다. 의외로 옛날 방식처럼 가스가 떨어지면 가스 가게에 전화를 걸어 가스통 교체를 기다려야 하는 그런 시스템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은 예전보다 훨씬 큰 가스통을 주택 내에 비치해 놓고, 가스 회사에서 적당한 기간을 두고 가스통의 수치를 점검한 뒤 알아서 가스를 충전해놓고 간다. 어찌 보면 관리의 개념도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보다 요금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건 단점이다. 그래도 신경 쓸 거리가 줄어든다는 건 확실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집에서 쓰는 대형 가스통, 작은 것은 비상시를 대비한 보조 가스통이다.


우리 집은 29평 정도인데, 가장 추운 1월 기준 가스비가 최대 38만 원까지 나온 적이 있다. 평균 온도를 22도에 두고 지냈던 요금이다. 그 이후로 21도로 평균온도를 바꾼 2월엔 20만 원 이하로 가스비도 줄어들었다. 조금 춥게 지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파트에서 지낼 때도 이 정도의 난방비는 감당해왔다. 하지만, 가스비 폭탄을 맞는 달은 겨울 3개월뿐, 다른 계절에는 온수 사용 등으로 월평균 1~2만 원 정도가 지출되므로 가스비는 연평균 100만 원 이하로 계산된다. 물론, 단열을 잘한 집이라는 전제 하에 가능한 요금이다.


가스가 아닌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경우, 난방비는 상당히 낮아진다. 우리 집은 건설사에서 정해 놓은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아쉽게도 건축 이전에 기름보일러의 장점을 알지 못했다. 기름보일러는 자동충전 서비스는 없지만, 가스보다 열효율성이 훨씬 높아 가격이 저렴하고, 많은 양을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대형 기름통을 보일러 옆에 준비하고 1년에 2~3회 정도만 기름을 채워 넣으면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더울 정도로 보일러를 팡팡 돌려도, 1년에 드는 기름 난방 비용은 100만 원 내외라고 하니 써볼 만하지 않은가. 이 얘길 듣고 우리 집도 기름보일러로 바꿀 것을 고려했을 정도로 솔깃한 요금이었다.


더불어 전기세나 수도세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전기세는 집집마다 무척 다를 수는 있겠으나, 우리 집 같은 경우, 에어컨을 상당히 돌렸던 올여름에도 가장 더운 달 기준 8만 원이 나왔다. 사용하는 에어컨이 무풍 에어컨이라 그런 이유도 있을 듯하다. 평균적으로는 전기세로 매달 4만 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수도의 경우, 다행히 우리 동네까지 상수도가 들어와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달에 나오는 요금은 2만 원 내외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물이 많은 곳이라 지하수를 사용하는 집들도 많은데 초기 비용이 들 수는 있겠으나 수도세를 내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지열발전이나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해 궁금한 분들도 많을 것 같지만, 우리 집은 시공하지 않아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다. 초기에 워낙 큰 비용이 지출되는 시공인 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적어 전기를 많이 사용하거나 가구 내 인원이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가족의 생각이다. 물론, 집집마다 거주의 형태는 다양하므로 무척 실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면 우리 집의 '가스비+수도세+전기세'를 합치면, 1년에 최대 200만 원이 넘지 않는다. 아파트에서 누리는 많은 서비스가 포함된 관리비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폭탄'처럼 느껴지는 비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공과금은 천차만별이니 내 주변에 누군가는 더 알뜰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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