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면

by thinking cloud


원룸 독거 생활이후 어디든 혼자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혼자 하는 생활의 난이도를 따져보면 쉬운 단계부터 혼자 장보기, 혼자 미술관 가기, 혼자 야구장 가기, 혼자 고깃집 가기, 혼자 여행하기 정도로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내가 정복한 혼자 하기 레벨은 혼자 3박 4일 해외여행 정도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윗 단계도 많다. 혼자 차박 여행, 혼자 사업하기, 독박 육아 등이 있겠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심심한데 자유롭다. 장단점이 확실해서 여행을 앞두고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 늘 고민한다. 여행 같이 갈 사람을 찾아 휴대폰을 끄적이다가 관둔다. 기승전혼자편하게 다녀오겠습니다로 결론 난다.


여행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고, 가기 전에는 이 코딱지만 한 원룸 빨리 탈피해서 못 봤던 세상에 풍덩 빠져 헤엄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근데 막상 가서 보면 숙소가 원룸이다. 혼자 여행하면서 투룸 호텔을 예약할 이유는 없으니 당연하다. 가구나 구조만 달랐지 딱히 내 방과 다를 게 없다. 원룸을 탈피해서 원룸. 나는 숙소를 보고 피식 웃는다. 참 질긴 굴레다.

이 굴레를 끊어버릴 노력은 차치하고, 일단 이 굴레를 더 잘 활용해보기로 한다. 코로나 사태가 되면서 캠핑이나 차박이 늘었다고 하는데 나는 코로나 이전부터 차박에 관심이 있었다. 욕실, 화장실만 없지 나머지는 원룸과 큰 차이 있겠냐는 생각이다. 태양열로 충전되는 랜턴, 경량 침낭, 차 창문 가림막은 이미 장만했고, 차박의 핵심인 평탄화 매트를 알아보는 중이다. 오랜 원룸 독거 생활이 차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keyword
이전 19화원룸촌 차의 서열과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