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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Oct 02. 2022

EP.06 - 청[淸, 맑음]을 이야기하다

스타벅스 - 청계 크리스탈 스퀘어


디자이너, 청[淸, 맑음]을 이야기하다


'맑음'을 표현한다면, 어떤 경우에 혹은 무엇을 표현할 때 사용할 수 있을까? 나는 흔히 '맑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바다의 물이 맑다, 비가 온 후라 하늘이 맑다와 같이 자연과 날씨에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대상을 지칭하기보다 간접적으로 대상을 보조해주는 서술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맑음'은 형체가 없이, 대상을 보조해주는 어휘였다. 나와 달리 표현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내가 일반적으로 늘 쓰는 관용적 사용과 달리, 몇몇 작가들은 추상적 어휘로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이 창의적으로 변형되는 잠재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맑은 유리의 단면', '맑은 가난', '맑은 슬픔'과 같은 작품의 제목에서 보듯이, 각 대상들은 작가 개인의 '맑음'에 대한 주관적 정의 혹은 표현을 통해 독자 앞에 새로운 언어로 태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에게 '맑음'은 어떻게 달리 표현될 수 있을까?

작가의 '맑다'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  





복원된 복개하천, 청계천[淸溪川]


청계천에 인접한 매장을 디자인할 기회가 생겼다. 청계 IT타워의 1,2층을 사용하는 매장으로 청계천에서 접근이 수월한 위치였다. 현재의 청계천은 나에게 꽤나 낯선 공간이다. 난 서대문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어린 시절의 앨범을 꺼내보면 청계천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학 그리고 직장생활 동안에도 청계천은 늘 공사중이었다. 심지어 부모님의 빛바랜 오랜 사진 속에도 청계천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제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청계천은 조선 태종 1412년 개천[내를 파내다]공사를 통해 생활 하수를 강으로 보내는 자연하천 역할을 해오다, 근대화 과정에서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도로를 설치하기 위해 복개[덮여있는 하천]된 하천이다. 이러한 역사를 가졌기에, 나에게는 낯선 공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생활 하천으로 이용되었기에 위생적으로 맑은 물은 아니었을 것이며 색깔 또한 맑을 리는 없었을 것이다. 청계[淸溪]라는 단어는 언젠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섞인 언어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천은 그 역할(물을 강으로 흘러보내는 것)은 중요했으며 비가 많이 왔을 때 시민들의 터전을 지켜주고 때론 하천에 앉아 빨래를 하며 문화를 형성했을 장소였을 것이다.

<중학천, 1907년, 서울특별시 자료>
<중학천 복개공사, 1907년, 서울특별시 자료>


이후, 사회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2003년 공사를 시작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다시 하천으로 돌려주게 되었고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단어에서 나오는 아우라 청계천[淸溪川, 맑은 물이 흐르는 천]의 모습은 그리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지만, 분명한 점은 오랜 시간동안 시민들의 터전이었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관련내용1: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https://www.sisul.or.kr/open_content/cheonggye/

*관련내용2: 청계천 박물관 https://museum.seoul.go.kr/cgcm/index.do





맑지만 굴곡진 과정, 청계 크리스탈 스퀘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매장안에 표현하고 고객들과 공유하고 싶은 점은 분명했다. 바로 청계[淸溪]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 즉 맑음에 대한 것과 그 굴곡진 과정을 나타내고 싶었다. 공간적으로는 2개층의 공간이지만 서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공간들을 이어줄 매개가 필요했다. 그리고 맑은 물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에게 '맑은 것'은 파란색과 녹색 사이의, 푸른 색에 가까운 대상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어휘이다. 매장의 주요공간인 1층 바와 2층의 벽면을 맑은 톤으로 채움으로써 두 공간이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시각적으로도 신선한 무드를 전달해줄 수 있었다. 굴곡진 과정에 대한 표현은 면에 대한 거친 처리와 큰 면을 잘게 분할하는 방법을 통해 전달하려 하였다. 맑은 톤은 먼거리에서 바라볼때 관찰할 수 있는 색이라면, 굴곡진 과정은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라 생각했고. 이 두가지를 거리에 따른 표현의 차이를 통해 얻어내고자 했다. 이외 다른 부분의 디자인에 대한 의도는 윗 두 가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은유적으로 추가하는 과정들이었다. 예를 들어, 천장의 오밀조밀한 그리드 패턴은 하천을 따라 만들어진 가옥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입구의 스크린은 청계천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높은 건물들의 장엄함을 나타내고 싶었다.  

<Exterior view - Entrance from Cheonggyecheon>
<Exterior view - Entrance from building lobby>
<Interior view - Bar>
<Interior view - Starbucks Siren>
<Interior view - Main art wall>
<Interior view - Close-up of bluish travertine texture paint with bronze metal>
<Interior view - 2nd floor>
<Interior view - Looking down to Cheonggye-cheon from 2nd floor>
<Visit photography - Solo shot in front of the bar>
<Visit photography - Family photo with Mom and wife>
<Visit video during summer trip in 2022>



*All store photos from Starbucks homepage, Map resource from naver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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