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사세요
마지막으로 자동차가 없는 작가이기에 그동안 관심외분야였던 주차장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임장을 다니면서 이전에 한국에서 경험했던 부분들, 예를 들어 향은 어디를 바라보는지? 리프트는 몇 세대가 공유하는지? 쓰레기 처리장소는 어딘지 등 소소한 경험이 부동산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유독 주차에 관해서는 질문을 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을 텐데. 주차장의 위치 혹은 세대당 주차대수를 agent에게 물어본 적이 없다. 자동차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홍콩 사람들은 주차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까?
*관련내용1: 주차 지옥 홍콩, 가격이 3억~18억 원
https://www.google.com.hk/amp/s/news.sbs.co.kr/amp/news.amp%3fnews_id=N1006516457
Agent님, 주차는 어떻게 하나요?
아, 혹시 차 있으세요?
그럼, 주차장을 사거나 렌트하셔야 해요.
네??
주차장을 사야 한다고요? 얼만데요?
현재 3M (한화로 5억) 좀 넘어요.
근데 지금 보고 계신 단지는 이미 다 팔렸고요.
말씀드린 매물은 다른 단지에 있어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단지에 나온 매물이에요.
아.. 그렇군요.
주차장 한 칸 (2.3m x 5.0m)을 5억 주고 살 거냐는 agent. 그것도 다른 단지의 매물을. 이 정도 비용이 든다면 굳이 차를 가질 필요가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왜 이렇게 비싼 거지?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파트 주차장 레이아웃을 확인해 보니, 거주민에게 가능한 주차공간은 총 122대. 그러나 세대수는 총 780세대. 세대 중 주차장을 소유할 수 있는 세대는 15%에 불과했다.
수요에 대한 치열한 경쟁은 가격을 거의 집 한 채 값으로 끌어올려놓았다. 어떤 이는 주차장에 투자를 한다 하니, 우스운 소리 같았지만 이제는 이해가 된다. 홍콩에서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차를 애지중지하는지 또한 이해가 된다. 앞으로 주차장이라고 부르면 안 되겠다. 자동차호텔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
홍콩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많다. 향후 홍콩아파트에 관하여 추가할 부분이 있다면 별도의 글로 소개드리려 한다. 재밌게 보셨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