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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Mar 28. 2023

Diary.11 - 홍콩아파트 4편

Apartment vs Hospitality

호텔인가? 아파트인가?

진화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현실


Agent의 도움으로 신규 분양 중인 The Henley의 Showflat(모델하우스)을 방문했다. 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이전 홍콩국제공항 활주로가 있던 Kai Tak 지역이었다. 이전 홍콩국제공항은 Kai Tak에 있었으나, 주변의 산을 피해 도심 한가운데로 착륙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1998년 Chek Lap Kok으로 이전되었다. 1980-90년대 홍콩 르느와르 영화를 보면 아파트 위로 아슬아슬하게 날아다니던 비행기. 이를 기억할 독자들이 있으리라.

<1998년 Kai Tak international airport 전경>
<1998년 Kai Tak international airport 전경>

공항 폐쇄 이후 전격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지역이다. 아파트 주변으로 Stadium과 공원이 2025년에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는 온 도시가 공사 중이다.   

<2023년 Kai Tak area 전경>

하지만 공사가 끝나면, 짜잔! 이렇게 변할 예정이다.

<The Henley perspecitve view from property brochure>

타워의 평면을 살펴보면, 리프트당 2.5세대 미만의 사용률로 편리성이 높다. 전 세대가 open kitchen으로 구성되어 있어 거실과 부엌공간을 합하여 공간을 크게 사용하는 트렌드가 반영되었음을 볼 수 있다. 단위세대는 1-3룸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이한 점은 1룸의 경우에는 미닫이가 있어 스튜디오 타입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The Henley’s tower floor layout>

인테리어는 고급 대리석, 원목 나무, 그리고 러그까지. 디테일하게 고려한 품격 높은 공간들의 구성과 마감에 감탄하며, 한참을 넋을 놓고 둘러보았다. 물론 모델하우스이기 때문에 고객을 위한 참고용이지만 이를 보고있는 나는 참고용이 아닌 미래의 집으로 들어와 버린다.

<The Henley’s showflat, 고급스런 다이닝 테이블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미닫이로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침실>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은 동영상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Showflat ‘J’>
<Showflat ‘H’>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다.

BBQ / Dining room / Kids playground / Spa / Barista house / Private Cellar / Swimming pool을 거주민들은 이용할 수 있다. 못 마시는 술, 못하는 수영, 아이 없는 부부지만 이상하게 끌린다. 옆에 있는 agent는 계속 ‘It‘s cool’을 외친다.

<The Henley’s clubhouse, 선택하고 싶은 시설들을 선택하고 QR 코드를 통해 지불할 수 있다>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바라보느라 정신없었다. 이것이 임장이었음을 잊은 채, 내가 apartment를 보러 왔는지 hotel을 보러 왔는지, 그것도 모른 채 구경하고 있다. 그리고 내게 어울리지 않는 옷들을

내 몸에 두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 계속 든다.


현실로 돌아오라. 레드썬!!


내가 본 showflat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거실의 테이블, 소파, 침대, 그리고 작은 방의 책장과 책상, 너저분한 옷들.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것을 버려야 이곳에 들어올 수 있다. 헛웃음이 났다.  


이곳에 입주할 사람은 미니멀리스트이거나,

이 집을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할 정도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불현듯 이전에 머물렀던 곳이 생각났다.

‘8 Kwai Fong’ service apartment.

처음으로 butler system을 경험해 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던 곳. 서비스는 좋았으나, 방이 무척이나 좁다고 생각했던 곳. 그냥 잠시 머물기에 좋았던 곳.


<‘8 Kwai Fong’ service apartment (Left) and ‘The Henley’apartment (Right)>

집에 돌아와 평면을 살펴보니, 1룸의 경우 그 구성이 매우 유사하다. Open Kitchen에 미닫이 문을 통해 침실과 거실을 합치거나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의 구성. Apartment의 평면이 극도로 아니 극대로 간결해지면서, Hospitality화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것을 진화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렇게 되었을 때, 나의 거주문화는 어떠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까?

<8 Kwai Fong, service apartment floor plan>
<Unit plan from service apartment and apartment>


아파트의 평면변화,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할까?

1. Open Kitchen의 증가. 호텔 및 서비스 아파트처럼 거실과 부엌사이에 경계가 없다. 한국에는 주로 Open Kitchen이지만, 홍콩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일까? 경계 없는 open kitchen은 공간을 넓게 보이는데 장점이 있지만, 요리 냄새가 방 전체를 가득 채울 수 있어 단점도 있다. 환기의 역할이 중요하며 향이 많이 나는 음식의 요리는 꺼릴 것으로 예측한다.

2. 빌트인 가구에 대한 수요 증가. 협소한 공간에는 이동식 가구보다, 빌트인 가구가 더 효율적이다. 계절 옷을 보관할 곳 혹은 책이나 취미품들을 보관할 빌트인 가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 대여 및 reseller의 문화가 증가. 방 공간의 크기가 협소하니, 사용빈도가 높지 않거나 사용시기가 일시적인 물품들은 구매보다는 대여를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구매를 했더라도 더 이상 사용이 필요치 않을 경우, reselling을 통해 공간을 비우려 할 것으로 예측된다.   

4. 클럽하우스의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증대. 거실에서 쉬는 것보다, 관리가 잘 되어있는 쾌적한 라운지에서 쉬는 것을 선호하는 거주민들이 증가할 것이다. 이전의 클럽하우스가 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찾던 곳이라면, 앞으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는 제2의 거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내용1: 8 Kwai Fong serviced apartment

https://www.8kwaifong.com.hk/en/sales-brochure/ ​

https://www.8kwaifong.com.hk/wp-content/uploads/Eight-Kwai-Fong-Sales-Brochure-20230217.pdf ​


*관련내용2: The Henley apartment

https://www.thehenley.com.hk/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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