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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Jun 25. 2017

오늘 나는 담장너머 도망가버린 내 글에 자유를 줘야겠다

#1 일상을 쓰다

가끔은 영화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감독은 무슨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저 배우는 어떤 느낌으로 연기했을까?'


극장 안에 앉아 암전이 되어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다시 불이 켜지는 그 시간까지 나는 단순히 그리고 누구나 그러하듯 자연스럽게 울고 웃었을까?

언제부터 생겼을지 모르는 '글'에 대한 강박관념이 스스로 내 발목을 움켜쥐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정해져버린 내 글의 운명은 일정한 울타리 안에서 아등바등 발버둥을 친다. 선을 긋고 넘어가지 말라고 다그치듯 경계선을 넘어가지 못해 속박되어 있는 내 글의 고삐를 풀어버리고 싶은 이 감정.

현실 속에 갇힌 내 모습이 지금 이 순간, 이 글과 함께 오롯이 투영되는 듯 하니 참 씁쓸하다.


"그래서 뭘 쓰고 싶은건데?"

"아직 모르겠어. 생각해보면 이야기로 쓸만한 일들이 많은 것 같아. 너나 나나 우리 다 그럴걸?"

  

일상,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은 누구나 겪는 것이다. 챗바퀴 돌듯 돌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시간의 '틈새'에는 의식과 무의식 그 어느 공간 속에 그려진 무엇인가 존재할 것이고, 나는 그 이야기들을 쓰고 싶은 것 뿐이다.

감성이니 에세이니 나랑은 어울리지 않을공간이니 그저 내려놓으련다. 그리고 흘러가는대로. 한 글자씩, 한 문장씩 쓰련다.

 

"과유불급. 과하면 넘쳐! 욕심이야!"

"다 가지려고 하면 욕심이고 다 해보려 하는건 도전이지"


도전이라 말하며 태연하게 자기합리화, 결국 저질러버렸다. 이렇게.


'일상'이라 쓰고 '자유'라고 말하면서 다시금 또 하나의 더 큰 담장을 쌓을 수도 있다는 쓸데없는 우려도 있었지만, 심장이 뛰지 않는 무형과 무채색의 운명을 띄고 있는 '내 글'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아주아주 지극히 평범한 시간들을 이 곳에 쓰려한다.


결국.




이렇게 또, 챙겨야 할 매거진 하나가 늘었다.

그렇게 또, 난 나에게 도전과 새로운 시도라는 명분으로 채찍질을 가한다. 행동하라고. 움직이라고.


시작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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