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기록으로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다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대화를 주고받거나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이 동영상 스트리밍을 위한 디바이스로 쓰거나 그게 무엇이 됐든 무엇인가 검색하고 거래하고 또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워낙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어 고작 몇 줄로 스마트폰의 거대한 위력을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을 정도다. 사실 스마트폰은 휴대가 가능한 '전화기'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전화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무언가를 담기 위한 촬영의 수단'으로서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처럼 스마트폰 이외의 장비를 들고 다니는 경우들도 적지 않았다. 사실 필자 역시도 그러했다. 사진을 찍는 출사 동호회에서 열심히 피사체를 담기도 했고 풍경을 담아보기도 했다. 소위 '백통'이라 불리는 '70-200mm'의 거대한 렌즈와 10년은 쓴 것 같은 DSLR에 세로그립까지 붙여 들고 다닐 때도 있었다. 언제선가부터 가방에 담아야 하는 짐이 많아지자 잽싸게 카메라 장비부터 감량했다. DSLR보다 훨씬 가볍고 성능마저 좋아진 미러리스에 단렌즈 하나만 들고 다니기도 했고 미러리스의 반쪽만한 고프로를 들고 다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든 음식이든 어떤 풍경이든 줄곧 기록을 남기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하는 건 역시 스마트폰이다. 누군가와 밥 한 끼 먹는데 음식 사진 찍어보겠다고 매번 번잡하게 카메라를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더구나 한 방향으로 렌즈를 마운트 하는 DSLR은 셀카도 어렵다.
얼마 전에 회사 팀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우리 팀의 넘버투인 선배 하나가 음식이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었더랬다. 습관이라고 하면서 아내분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맛스럽게 잘 찍은 것도 아니었고 초점마저도 흔들린 결과물이었지만 대충 뭘 먹고 있는지 알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음식 자체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플레이팅 되어 있으면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이라는 결과물로 남기기도 한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찍은 사진들은 누군가와 공유되기도 할 테지만 대다수는 '갤러리'라는 무덤에 묻히고 말 것이다.
"궁금해서 그런데 그렇게 찍어서 어디에 써요?"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맛집'이라는 테마로 글을 남기고 있는데 이러한 블로깅 때문에 처음 가본 음식점이라면 입구부터 내부 인테리어에 메뉴판, 음식까지 여러 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단순히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정보'라는 차원의 포스팅을 위해 굳이 이 번거로운 짓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는 순간엔 모두가 배가 고픈 상황이기에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고 할 정도로 민폐를 끼치고 싶진 않다. 그래서 손은 눈보다 빠르게, 최대한 노련하고 스피디하게 사진으로 담아야 한다.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담는다. 아주 짧고 굵게 찍어 틱톡이나 인스타 릴스와 같은 숏폼에 올리는 경우들도 있고 짧게 찍은 영상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러닝타임이 짧든 길든 그때의 추억들을 더욱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이 가진 카메라 기능은 생각보다 더욱 진화했다. 아니,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 오죽하면 TV CF광고도 카메라 기능과 성능에 포커싱하여 만들어지고 있지 않는가. 어떤 스마트폰은 무려 1억대 화소나 된다는 카메라 성능을 탑재하기도 했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 수 없다만) 저 멀리 있는 것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고배율의 광학 줌도 된다고 하는데, 어쨌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성능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제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도 참 다양해졌다. 여행, 취미, 요리, 게임, 음악 등 분야도 여럿이고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 영상으로 만들어낸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두고서 여러 타입의 소스를 부어 넣는 셈이다. 스마트폰은 이러한 블로깅에 꽤 도움이 된다. 특정 콘텐츠를 만들기에 스마트폰과 같이 만능인 디바이스도 없다는 것이다.
굳이 블로그라는 타입을 언급하긴 했지만 유튜브나 틱톡, 릴스 등을 빼놓을 순 없다. 사실 동영상 콘텐츠가 스틸 사진보다 더욱 많이 쌓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극히 일상에 불과한 영상들이 다수일 테지만 누군가에는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이 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저 멀리 노을을 찍고 있는 와중에 꼬리 달린 별똥별 하나는 포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제대로 찍지 않아도 꾸준히 담고 이를 잘 엮으면 분명히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매우 특별한 기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