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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Jul 07. 2020

온라인 수업 잘 짜는 것도 실력이다.

 정보수집과 계획을 짜는것이 진짜실력

 요즘은 정보가 많아서 혼자 공부하는 사람도 많지만. 정보가 많아도 문제다. 이 많은 정보의 홍수 중에 내 수준에 맞는 단계별 수업을 짜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걸 잘하는 게 진짜 실력자이다. 디자인 프로그램 공부를 한다고 시작한 지 오래 지났지만, 원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았다. 어려운 부분부터 공부해 쉬운 쪽으로 거꾸로 배우기도 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배우기도 했다. 무엇보다 관련 업계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보의 부족을 인지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웹 써칭이나 온라인 사전조사작업이 제일 어렵다. 온라인 쇼핑도 힘들다. 온라인으로 하는 건 뭐든 나에게 힘들다. 정보가 부족하니 계획에 약하다. 계획이 너무 거창하거나, 계획이 잘못되었거나,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움직이거나 셋 중 하나이다.  


며칠 전 가드닝 박스 만드는 프로젝트를 보면 이와 같은 내 심리가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만드는 방법과 재료를 완전히 학습하고 계획하지 않은 채, 철물점에 간 김에 충동적으로 재료를 사 와 하루 만에 우당탕 거의 90프로를 완성시켰다. 너무 자기비하만 할 수 없으니 순간 타오르는 추진력은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재료와 공구 부족으로 나머지 10프로는 나중에 완성했다. 그마저도 열정이 사라져 하기 싫은 마음을 꾹 참고 마무리시켰다.


계획대로 실천하는 지속성

계획하지 않고 일을 충동적으로 하는 버릇을 고쳐보려고 연계획, 주간 계획을 세우고 노력 중인데 아직 잘되지 않는다. 나는 감정의 기복도 심한 편인데, 이런 실천의 기복도 심하다. 지속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자기 통제력

 나는 남의 평가를 심하게 의식하는 탓에 일을 할 때에는 계획과 실천을 잘한다. 그런데 나를 위한 자율학습이라는 걸 성공적으로 잘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결혼 후 아이를 낳기 전에 어학원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가 있었다.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부모님이 대학 학비로 준비해 놓은 돈을 받아, 본인만의 대학 3년 과정 온라인 수업을 짜고, 1년에 한 나라씩 골라 현지에 거주하며 그 나라 언어와 문화를 교양처럼 익히면서, 전공 공부는 온라인으로 해오고 있었다. 비장한 각오로 임하는 모습이 아니라 뭔가 아주 자유롭고 여유로워 보였다. 하지만 어떤 재미있는 행사나 파티의 유혹도 본인 공부 스케줄과 겹치면 칼같이 거절했다. 친구를 배려한답시고 시간을 맞춰주거나 하는 경우도 전혀 없었다. 자가 통제력이 확실히 남달랐다. 예산에 맞게 돈을 써야 한다며 점심밥을 사 먹고 항상 반을 남겨 학교 냉장고에 넣어뒀다 다음날 점심으로 먹었다. 이 어린 학생 뒤로 뭔가 멋짐이 뿜 뿜 뿜어져 나왔다.


온라인으로 혼자 공부한다는 것이 어려운 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 한참 나 자신과 싸우고 있는 나를 보면 그때 그 친구가 생각난다. 몇 달 전 등록하고 기대하고 기다린 12주짜리 온라인 수업이 오늘 시작되었다. 나는 자율학습 초보자답게 비장한 각오로 첫날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정말 수업을 끝까지 잘근잘근 씹어 끝까지 다 잘 소화해내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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