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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Jul 08. 2020

사랑이 없고 혐오만 가득한 미국 사회라고요?

요즘처럼 미국 사회와 시스템의 비판이 많았던 적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도저히 더 살 수 없다고 떠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몇몇 보고, 지인인 프랑스가족은 진짜 미국을 떠났다. 빨리도 떠났다. 싱글들을 보면 더 많은 주위 사람들이 고국에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격리 생활 탓도 있고, 재택근무 가능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이 나라에서 도저히 못살겠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랑이 없고 혐오만 가득하다? 는 말들이 제일 많이 들린다. 이게 어디 하루 이틀 문제였던가? 갑자기 하루 만에 못살게 된 나라처럼 비판하고 떠날 생각을 한다. 물론 파고들자면 역사, 정치, 경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잘 모르는 부분은 접어두고 내경험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미국 사회나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많이 써보려고 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두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반대로 미국에서 살면서 많은 좋았던 점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나는 미국에서 만 7살 된 아들을 하나 키우고 있다. 타지에서 치열했던 독박 육아는 어느새 끝이 나고 아들은 올 가을학기 2학년에 올라가는 초등학생이 되었다. 한국에서 내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를 한국학교에 보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미국에서 학교를 보내는 것도 나에게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어서 나름 재미있다.


미국 초등학교 학부모 생활 3년째(T.Kinder, Kinder, 1st grade) 내가 아이를 키우며 학교에서 경험한 미국은 사랑이 가득하다. 학교, 도서관 그리고 길에서 아이가 어떤 엉뚱한 질문을 하던지 대부분의 경우 선생님이나 길을 지나는 어른들이 아주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대답해준다. 물론 이곳이 뉴욕같은 대도시가 아니고 주거지역인것도 한 요인일것이다. 


한번은 아이와 도서관 스토리타임 수업에 참여했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들고 있는 예제에는 아빠와 아이들만 있었다. 한부모 가정의 그림을 가족 그림의 예제로 가져온 것이다. 엄마가 있으면 엄마도 같이 그려도 좋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형태의 가족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다름과 사랑을 가리킨다. 한부모 가정도 많은 요즘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나에게는 새롭게 보였다.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고 원격수업을 시작할 때쯤 학교 교장선생님은 매주 하나의 비디오를 유튜브에 업데이 해주셨다. 아이들을 위한 비디오였는데, 매주 기발한 콘셉트와 발상으로 슈퍼히어로도 되었다가 변신도 하고, 1인 다역을 하며,기타 치고 노래도 부르고 어색한 원맨쑈를 하셨다. 아들은 재미있어하며 몇 번을 돌려보고 또 돌려본다. 교장 선생님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어색함이 스크린 너머로 느껴진다. 노래를 부를 때는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 어색함과 음이탈이 제일 큰 매력이다.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이 스크린 너머로 전해진다. 그 어떤 프로가 진행하는 콘텐츠보다 사랑이 가득한 콘텐츠이다. 보고 있는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이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이웃 노인이 도움이 필요할때 창가에 미리 정해놓은 싸인의 색깔카드를 올려 놓는 풍경이라던지, 팬대믹때 물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물배달을 다닌 이웃 이야기, 팬대믹으로 어려워진  로컬 비지니스를 돕는다고 빵집에 가서 빵을 왕창사서 나누어주는 친구의 모습 등 돌아보면 따뜻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혐오만 가득한 미국은 분명아니다. 오랫동안 곯아온 문제들이 크게 이슈화되었으니, 이로인해 건강한 방향으로 고쳐가게 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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