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3

익숙해진 공기, 공간, 고객들. 사업 시작 3일째, 퇴근이 기다려진다.

by Lounge And

D+3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3일째다.

첫날의 긴장감은 조금 옅어지고

공간의 공기도, 고객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익숙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오픈 첫날엔 사소한 것도 떨렸다.

계산 버튼을 누르는 손끝까지 긴장했고,

고객이 문을 열 때마다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그런데 3일이 지나니 이상하게

이 공간이 내 몸의 연장처럼 느껴진다.


진열대의 각도와 조명의 높이,

손이 먼저 가는 위치에 있는 포스기와 포장재,

고객이 들어오는 시간대의 패턴까지

하나씩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사람이 공간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공간이 사람에게 맞춰오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고객들도 조금씩 얼굴이 기억된다.

두 번째로 들렀다며 인사하는 사람,

궁금한 듯 둘러보다가 결국 하나 담아가는 사람,

고민하다 “다음에 올게요” 하고 웃으며 나가는 사람.


이 작은 상호작용들이

이 공간을 ‘살아 있는 곳’으로 만들어준다.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이제 퇴근이 기다려진다.

사업 시작 3일째라는 건

아직 모든 동작이 에너지 소모라는 뜻이다.


하루 종일 긴장과 집중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깎아낸다.

그래서 문을 닫고 불을 끄는 순간이

작은 보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피곤하다고 해서 후회되진 않는다.


하루가 길었고, 정신없었고,

작은 실수도 있었지만

모든 순간이 내 삶을 조금씩 앞으로 밀어준다.

그게 지금의 나에겐 충분하다.


D+3, 이제 진짜 시작이다.

익숙해진 만큼 더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D3, #브런치스토리, #브런치북, #사업시작, #창업일기, #매장운영, #직장인창업, #고객경험, #하루기록, #성장하는일상, #브랜딩, #삶의여유, #소소한성취, #오늘의다짐, #하루한걸음, #삶의태도, #소확행, #성찰하는일상, #리테일스토어, #매장일상, #대표의하루, #내면성장, #현실창업, #운영의묘미, #느리지만단단하게, #성장스토리, #퇴근이기다려지는날, #사업첫주, #셀프브랜딩, #가게일상, #일상의장면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