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피로를 되돌리는 법
이번 주는 마음이 아니라 배터리가 먼저 방전됐다.
출근길에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는데, 손이 나보다 먼저 하루를 버티자고 설득하는 기분.
그럴 땐 의욕을 키우려 하기보다, 기초 체력을 다시 깔아야 한다.
나는 월요일 아침에 작은 선언 하나를 붙였다.
“이번 주는 회복 주간.”
거창한 다이어트나 도전은 금지, 몸과 머리를 공장 초기화하듯 천천히 되돌리는 한 주.
먼저 시간을 붙잡는 대신 시간을 정렬했다.
기상은 7시로 고정, 잠드는 시간은 유동.
앵커를 하나 박아두니 나머지가 줄을 선다.
아침엔 물 한 컵과 가벼운 한 입, 그리고 모닝 아메리카노.
공복 커피를 계속 마시려면 ‘한 입’이 예의다.
바나나 반쪽, 요거트 한 통, 혹은 카스테라 작은 조각이면 충분하다.
일은 25분 달리고 5분 숨 고르는 리듬으로 쪼갰다.
5분 동안은 목과 어깨를 풀어주고, 먼 곳을 30초만 바라본다.
작은 리셋 버튼을 자주 누르면 오후의 집중력이 덜 부서진다.
브라우저 탭은 다섯 개까지만, 메신저 확인은 정해 둔 시간에만.
소음을 줄이면 에너지가 세지 않는다.
할 일은 “꼭/하면 좋음/미룸”으로 나눠 내일에게 예의 있게 미룬다.
점심 뒤엔 10분 걷기.
햇빛을 얼굴로 받으면 생각보다 빨리 사람이 된다.
피곤이 뇌의 문제 같을 때도, 종종 빛 부족이 범인이다.
오후 세 시가 넘어가면 카페인은 접는다.
대신 물 300ml와 견과 한 줌.
당을 확 올리기보다, 바닥을 천천히 올려놓는 방식이 오래 간다.
퇴근 알람은 여섯 시에 울린다.
실제로 그때 퇴근하진 못해도, 화면에 뜬 한 줄이 좋다.
“이제 정리할 시간입니다.”
정리 메모 한 줄만 남기고 파일을 닫으면 내일의 내가 덜 미워진다.
밤에는 디지털 석양을 켠다.
공유기 전원까지 내리진 못하지만, 휴대폰의 알림은 과감히 끈다.
화면 대신 샤워기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는 10분 독서.
책이 졸음을 데려온다.
회복 주간의 핵심은 ‘덜 하기’였다.
실시간 답장 덜 하기, 불필요한 CC 덜 넣기, 완벽주의 덜 붙잡기.
덜 하니 비로소 해야 할 것이 보였다.
식사는 화려할 필요가 없다.
매 끼 단백질 20–30g만 챙기면 된다.
삼각김밥에 삶은 계란 두 알, 닭가슴살 샐러드에 두유, 컵밥에 참치 한 캔.
편의점에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가장 지친 날엔 “나만의 힐링 루틴”를 돌렸다.
물+간식 10분, 볕 쐬기와 스트레칭 20분, 단일 작업 25분,
파워냅 15분, 가벼운 산책 10분.
90분이 지나면, 세상이 아주 조금 다시 굴러간다.
무엇보다 효과가 있었던 건 ‘종료선’을 만드는 일이었다.
일의 종료선은 퇴근 알람, 공부의 종료선은 타이머 세 번.
하루의 종료선은 불 끄고 창을 닫는 손의 감각.
끝낼 줄 아는 사람이 다음 날을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일주일을 보냈다.
한 번도 영웅이 되지 않았지만, 매일 아주 조금씩 사람으로 복귀했다.
몸은 가벼워졌고, 말은 짧아졌고, 표정은 덜 지쳤다.
회복은 성과가 아니라 습관이었다.
기억해야 할 건 단순하다.
물을 옆에 두고, 햇빛을 쬐고, 리듬을 만들고, 끊을 때 끊는다.
오늘의 나는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고, 그래서 내일의 나는 덜 힘들 것이다.
이번 주의 목표는 ‘극복’이 아니라 ‘복원’이었다.
그 목표는 조용히 달성됐다.
한 주가 끝날 무렵, 나는 다시 내 속도로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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