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치캔이 아님.
가끔은 이유 없이 어떤 음식이 머릿속에 맴돈다.
오늘은 이상하게 참치였다.
회의 중에도, 전철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던 순간에도,
머릿속 어딘가에 참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편의점 앞에 서니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다른 메뉴들을 훑어보는 척했지만 시선은 결국 참치마요 삼각김밥으로 향한다.
손에 집는 순간, 묘하게 안도감이 따라왔다.
별것 아닌 선택이지만, 오늘 하루를 버틸 작은 위로 같았다.
집에 도착해 캔을 따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기름에 잠긴 참치를 젓가락으로 툭툭 건져내 밥 위에 올리고,
마요네즈를 둥글게 그려 넣고, 간장 몇 방울을 살짝 떨어뜨린다.
단순한 조합인데도, 그 순간만큼은 셰프의 솜씨처럼 느껴진다.
첫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묘하게 긴장이 풀린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채우고,
짭짤한 간장이 뒤늦게 올라와 밸런스를 맞춘다.
이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하루의 피로를 달래는 의식 같다.
참치라는 건 신기한 음식이다.
별다를 것 없는 통조림이지만,
때로는 고급 회 코스보다 더 든든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어쩌면 참치는 음식이 아니라 일상의 징검다리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나는 피곤할 때마다 참치를 찾는다.
야근 뒤 허겁지겁 집에 와서 끼니를 때울 때,
비 오는 주말 집 밖에 나가기 싫을 때,
심지어 여행지에서 낯선 음식이 지겨워질 때도 참치는 늘 같은 맛으로 나를 맞아 준다.
사람도 음식도 결국 익숙함에서 오는 위로가 있다.
참치는 화려하진 않지만, 내가 기대는 순간마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참치를 먹으며 문득 ‘나는 참 평범한 걸로도 회복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저 간단한 한 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참치 한 숟가락은 하루의 속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큰 성취도, 대단한 위로도 아니지만
이 정도의 소박함이야말로 오랫동안 버티게 하는 비밀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참치 덕분에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내일의 피곤함까지 해결해 주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오늘을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 준 건 틀림없다.
참치가 땡기는 날은 결국, 내가 나를 챙기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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