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과 헤어지고 모든게 다 걱정이였다. 눈 앞에 선명한 당신을 이제는 보이지 않게 지워야만 했다. 사랑했던 긴 시간을 덮어야 했고, 나를 당신에게서 닫아야 했다.
자신이 없었다. 전화를 걸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신을 불러봤고, 익숙하기만 한 현관 앞에서 길 잃은 아이처럼 울기도 했다. 이런 미련 가득한 내 행동을 당신은 지겨워했고, 끝내 난 너에게 모진말까지도 듣고야 말았다.
내 나름 최선을 다해 당신을 붙잡고, 또 붙잡았지만 공허해진 내 곁으론 따듯했던 봄을 지나 살을 에는 겨울이 닿았다. 그리고 당신은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