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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Dec 14. 2015

사랑 안에서의 한 끝 차이

이해와 오해

 지금 네가 바라는 건 진심으로 미안하다 얘길 하는 내 말 한마디와 다정스러운 눈빛, 이 두 가지였을 텐데 나는 이렇게 잘 알면서도, 너의 마음을 읽고 있으면서도 마음과는 다르게 모난 말을 내뱉었다. 왜 그걸 이해 못해? 난 미리 동창회에 간다고 말했고, 다들 오랜만에 만난 자리라 한잔 두 잔 받고서  이야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건데.



 긴긴 내 말의 끝으로 뱉어진 한숨 소리에 너는 금세 상처를 받았다는 얼굴을 보였고, 알고 있던 너의 그 표정을 보는 순간 나는 뱉아야 할, 전해야 할 말을 알고서도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닌 상처 가득한 존재로 보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새 두 눈 가득 차오른 눈물을 보고 있자니 그제야 나는 방금 전 까지 네게 보여줬던 말과 행동이 이해가 아닌 오해를 부추기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나는 네가 우는 게 싫은데, 더욱이나 네가 우는 이유가 나인 게 그렇게나 싫은데. 그런 너를 볼 때면 일순간 숨이 턱턱 막혀왔는데. 나를  오해하는 듯 물어왔넌 너의 말에 나는 일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소리를 냈던 게 너와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미안해. 오해하게 해서. 내 말에 너는 기다렸단 듯 참고 있단 눈물을 쏟아냈다. 마치 엄마에게 혼이 나 엉엉 우는 아이처럼, 너는 내 앞에서 그렇게 엉엉 울고 서 있었다.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았어. 나는 너를 품에 안아 천천히 등을 토닥였고, 내 마음이 전해질수록 너는 눈물을 멈추는 대신 서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더 울었다.



 괜한 오기에 나는 오늘 너에게 상처를 줬고 눈물도 줬다. 그저 미안하다는 한마디면, 웃음 진 얼굴로 말하는 그 한마디면 되었을 텐데. 괜히 긴긴밤 너를 혼자 기다리게 하고, 오해하게 만들지 않았더라면 오늘처럼 이렇게 너를 울리진 않았을 텐데. 이 모든 걸 다 알면서도, 너에 대해 다 알면서도 가끔씩 나는 너에게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되려 툴툴거리고 후회하고 만다. 꼭 이런 식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어린아이가 되지 않아도 됐는데.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만 난 네 앞에서 어른 아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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