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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Feb 23. 2016

2 is a perfect number

 내 하루에서 너를 생각하는 시간이 길듯, 네 하루에서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길기를 바랐다. 작은 것 하나에도, 사소한 하나에도 내가 떠오르길, 네 곁에 내가 묻어있길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나의 바람은 너에게 어리광으로 비춰지고 말았다. 나는 내 마음 그대로, 온전히 너에게 표현을 했을 뿐 인데 하필이면 너에게 치근덕 거리는 어린아이처럼 보여졌다니. 조금은 귀찮아하는 너의 말투에 나는 눈으로 묻어 흐르는 사랑을 감추지 못했다. 손을 써 닦아 낼 수록 사랑은 자꾸만 넘쳐 흘렀다.



 어디서 그랬는데, 어디서 봤는데, 연애를 하며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승자라고. 그런데 왜 인지 지금, 그 상황에 놓여진 난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나임에도 불구하고 밀려오는 서운함과 억울함을 한껏 느끼고 있었다. 내 앞에 앉아 우리 시간 좀 갖자. 라고 얘길하는 널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휘몰아 쳐 들어오는 감정들을 막을 새 없이 맞아야만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감정들 사이로 내 마음의 문을 쉼없이 두드리는 건 다름 아닌 이별이였다. 내 안에 담지 않으려 애쓰는 나만큼, 이별은 쉼없이 내 마음을 두드리고 있었다.



 사랑을 시작 할 쯔음, 그냥 네가 좋아. 라고 환히 웃던 그 사람은 어느새 그 얼굴을 지운 채 내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있다. 얼굴 가득 눈물로 범벅이 된 나를 보고서도 덤덤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앉아있다. 그런 그의 온 몸이 내게 말하는 듯 했다. 헤어지자고 말해, 어서.



 겨울이 짙어진 밤 이였다. 둘만의 아지트였던 그 카페에서 우린 사랑을 시작했고, 이별도 시작했다. 한참뒤에야 눈물에 잠긴 목소리로 그래. 라고 대답하는 내 말에 너는 꼬고있던 다리를 풀며 그제서야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만난지 두시간이 훌쩍 지난 후에야. 둘에서 하나가 되기가 무섭게.



 길을 지나며 스쳐가는 사람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나는 지금 이별을 했다는 걸. 이럴 줄 알았으면, 헤어질 줄 알았으면 공들여 꾸미고 나오지 말걸.



 일주일 전, 그가 좋아하는 원피스를 사며 설레여했던 내가 미웠고, 불과 몇시간 전 카페에서 만나. 라고 얘기하는 그의 목소리에 좋아하며 옷을 꺼내 입었던 내가 미워졌다. 오랜만에 신은 플랫은 자꾸만 내 걸음을 더디게 했고, 까진 뒤꿈치로 인해 우는 사람처럼 보여지길 바랐지만 아마도 그건 턱 없는 일 이였을 거다. 대부분 이러한 상황이면 근처 편의점에서 약을 사서 바를테니까.



 흐르는 눈물을 참지 않고 쏟아냈다. 카페에서 집까지 30분인 그 거리를 걸어오면서도 발이 아픈 걸 느끼지 못했다. 아마도 그보다 더, 가늠 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파 당연히 몰랐는지도 모르겠다.



 " 둘 이라는 말, 되게 좋지 않아? " 그 말과 함께 웃으며 내 손을 잡던 네가, 흐르는 눈물 속에서 점점 뚜렷해져갔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완전하게 혼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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