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연을 알면서도 잘도 드십니다
- 아홉 살 어른 '중지' -
닭은 억울하다.
왜냐하면 기꺼이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알도 낳아주고 했는데
사람들에게 털도 다 뽑혀,
결국 돌로 찧어서 '통닭'을 만들어 버린다
내가 얼마나 더 억울한지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덜컹 뱉는다. 닭다리 하나를 공중으로 치켜세우더니 거침 없이 ‘시’를 읊어 보겠단다. 게다가 그 분이 강림하신 듯 막힘이 없다.
9년 동안 드신 닭만 해도 적지 않고,
90년 동안 드실 닭도 적지 않을 듯 하여,
닭을 위로하는 ‘시’를 짓는다는 건 참 아름답지. 생각했다.
그런데 곱씹어 보면, 자신을 위로하는 것 같다.
역시, ‘시’는 중의적인 표현이 묘미고 우리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컥, 그런데 누가 내 목을 비틀었나? 목구멍에서 고기가 내려가질 않는다. 아무쪼록, '잘 키워서' 잡아먹진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