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만하면 찾아오는 사랑의 충전
여섯 살 어른 중지가 말했다.
중지 : 엄마가 나이가 많아요? 아빠가 나이가 많아요?
모간 : 우리는 동갑내기인데, 아빠가 조금 더 일찍 태어났어. 6개월 정도.
파라솔이 목매달고 구애한 덕분에 골인한 결혼이었다.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던 어느 날, 중지의 한마디가 식어가던 사랑을 깨웠다. 그래, 우리 그런 시절도 있었지. 모간만 바라보며 모든 걸 걸고 덤볐던 순간들.
파라솔과 가장 절친인 옥 씨네에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부 내외와 뭐든 착착 맞아떨어져서 시간이 길어졌다. 마음은 가득 차올랐지만, 몸은 바닥으로 한껏 꺼졌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 우리들,
파라솔 : 여보, 고생했고 사랑해.
모간 : (피곤하면 대답 없음)
중지 : 엄마, 엄마도 빨리 말해
모간 : (피곤하면 대답 없음)
모간은 결국 백기를 들고 '나도 사랑해'라고 했다. 마지못해 한 것도 있지만, 애지중지가 자연스럽게 판을 깔아주면 못 이기는 척 뱉곤 한다. 흔해서 덤덤해지던 이 말이 갈라진 우리 틈 바위에 꼭 들어찼다.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는 다시 이어졌다. 넷이 하나로 이어진 밤이었다.
파라솔에게 오랜만에 편지를 썼다. 파라솔이 승진공부를 하고 있어서 그에 따른 공백과 삶에 대한 넋두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취지였다. 파라솔이 읽고 놓아둔 편지를 일곱 살 어른 애지가 살짝 읽어본다.
모간 : 애지야, 소연이라는 이름은 여자 같지 않니? ㅋㅋ
그 편지에 하소연을 가득 담았더랬다. 결국 애지에게 들켰고, 하소연이 남자든, 여자든, 우리 삶에서 지우기로 했다. 텁텁한 일상에 애지중지가 툭-하고 끼어들면, 울다가도 웃게 된다. 엉덩이에 털이 나든, 엉덩이에 뿔이 나든 신경 쓰지 않고 웃는다. 그래서 두 눈 벌겋게 뜨고 애지중지의 소소한 일상을 헤집고 다닌다. 칠흑 같은 현실도 견딜 수 있는 '빛'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