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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한울 Jun 19. 2019

퇴사 후 유럽 - 포르투갈 리스본 가는 공항에서

2018.04.22

21일에는 세고비아에서 마드리드 호스텔에 도착해서 차분히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글을 쓸 도구를 하나씩 방에 두고 오기도 했고, 침대에서 쓰려고 보니 사물함에 두고 오기도 해서 귀찮아져서 그냥 자버렸다. 다른 호스텔에 비해 가격이 비쌌는데 청결상태가 엉망이어서 아쉬웠던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끝으로 스페인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 정 반대의 나라에 있으니 날짜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매일이 주말 같다. 그래서 문득 달력을 펼쳐 이곳으로 떠나온 날짜를 세어보니 오늘이 5일째 되는 날이었다. 직장을 다니며 휴가를 냈다면, 여행 5일 차는 여행이 마무리되고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할 때인데 지금 나에게는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 좀 스페인에 적응이 되었는데 다시 새로운 나라로 간다는 것에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가 우선 던져지고 보면 다 알아서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속의 걱정을 잠재웠다.

많은 것을 보거나, 하려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내가 이 곳에 와서 '지금'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며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리스본에 약 3일 동안 있을 예정이니 그곳에 적응을 빨리해서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다. 나머지는 리스본 공항에 도착 후, 숙소에 체크인하고 나서 이어가려고 한다.


아! 어제 세고비아 호스텔에 호스트가 추천해 준 산책코스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구시가 시를 바라볼 수 있는 언덕을 오른 것도 마찬가지로 좋았다. 브라운 계통의 옛 건물들이 대자연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이 참 멋있었다. 그때의 느낌, 눈에 펼쳐진 순간을 영원히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게 아직까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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