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세상에 태어남 자체만으로 박수받은 사람이잖아'

by 성재글작가

"응애, 응애"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났을 때 나는 아빠, 엄마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간호사의 손에서 어머니의 품으로 안겨졌을 때. 작고 작은 손가락들을 오므렸을 때, 처음으로 뒤집기를 성공했을 때. 무엇인가를 짚고 약해 보이는 두 다리로 일어섰을 때 네 발로 아장아장 기어 다닐 때. 그리고 스스로 걷게 되었을 때. 또, 옹알이를 시작하고 그 예쁘고 작은 입에서 '엄마'라고 말했을 때.

비로소 이 모든 행동들은 많은 사람에게 박수를 받았고, 아버지, 어머니의 기쁨이자 행복이었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희망'이었다. 한 마디로 존재 자체만으로 박수받을 만한 이유가 되었던 '우리'였다.

나는 두 살 동생은 100일이 되기 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왔다. 취업을 하는 사람과 대학원을 가는 사람, 사회라는 바다로 뛰어들 준비를 한다. 부모님의 울타리 안이 '수영장'이라고 표현했을 때 사회는 '바다'와 같다. 수영장에는 파도가 일어나지 않는다. 바람도 불지 않고 갑자기 깊어지거나 물살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다는 어떠한가? 매일 같이 달라지는 물의 온도와 산처럼 높은 파도가 일기도 하고 거센 물살이 우리를 덮치기도 한다. 즉 사회생활의 시작은 이러한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삶을 시작과 과정 그리고 끝(죽음)으로 나누어 보면 누구에게나 그 과정은 쉽지가 않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밟히고, 밟아야 하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현실이다. 바다의 파도를 버티고, 견뎌내며 단단해지거나 무너지기도 하고 파도에 상처 받은 마음이 쓰라린 눈물을 흘리게도 한다.

사회는 바다와 같다. 늘 변수가 생기는.

이러한 과정의 연속은 우리 스스로 작은 감옥을 만들고 가능성에 제한을 두기 시작한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아이가 수영 선수를 꿈을 꾸다가 처음으로 바다에서 수영을 했을 때 그리고 무서운 파도를 만났을 때 '수영선수'라는 꿈을 버리고 물 조차도 무서워하게 되는 것처럼 나도 그러했다. 사회라는 바다에서 파도를 만나기 전 수많은 꿈이 있었다. 하지만 바다의 파도를 만나면서 내 꿈을 사회에 맞추기 시작했고 불가능한 것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라 가능한 것 만을 찾아 사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불행한 사람'으로 살고 있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능력을 불행이라 생각했고, 나는 왜 이렇게 초조할까, 나는 왜 이렇게 볼품이 없을까 생각하며 불행의 원인을 내 마음속에서 찾고 있었다. 마음은 점점 병들었고, 상해 가고 있었다. 내게서 나오는 사소한 것부터 사소하지 않은 것까지도 모든 것이 부정으로 변해 있었다.

오랜만에 우연히 먼지 쌓인 가족 앨범에 눈이 갔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든 삶이 담겨 있는 그 앨범이 무척 보고 싶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궁금해졌다. 앨범을 열어서 사진을 보니 코 흘리게 시절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던 내 모습들이 빼곡히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져 있었다. 사진 속 내 모습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고 웃는 모습이었다. 사진을 보며 은연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앞에서 웃는 나처럼 그렇게 웃자'

나, 그리고 우리 엄마.

수백 장 되는 앨범 속 사진을 다 보고 생각을 고쳤다. '나는 태어난 것 자체로 박 수 받았던 사람 아닌가'그래 됐다. 그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 아니, 내게 행복은 하나님이 주신 '권리'와도 같았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다. 지금의 상황도, 형편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영원히..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느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내 마음속에는 '불행'이라는 녀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잘못된 생각을 받아들였을 뿐. 어쩜 우리는 저마다 다른 형태로의 가장 큰 행복을 마음속에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는 말이 오늘에야 조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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