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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재글작가 Jun 28. 2019

권총강도를 만났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났다.

2019년 6월 25일 새벽 4:35분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했던 그날,
나는 하나님이 분명히 살아계심을 느꼈다.

아이티 오까이(지방)에서 포르트프랭스(수도)로 출발했다. 현재 아이티는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어 국민들의 폭력적인 데모가 자행되고 있다. 데모가 일어나면 물가가 급 상승하고 모든 도로에는 커다란 통나무와 폐차, 커다란 돌덩이 그리고 타이어를 높이 쌓아 불을 질러 차량을 통제한다.

현지 지부장님께서는 데모를 피해 그나마 안전한 새벽시간대에 출발을 하자고 했다. 새벽 2시 30분 기상 후 지부장님 부부와 막내아들 그리고 나, 다혜, 멕시코인 봉사자, 현지인 총 8명이 도요타 SUV 차량에 짐을 가득 싣고 출발했다. 7월 1일부터 5일까지 수도 지부에서 어린이 캠프가 진행되는데 아이티 봉사자들이 모여 준비, 진행 후 7월 5일 멕시코 월드캠프를 위해 출국 예정이다.

새벽 4시 30분 많은 차량이 차를 돌려 되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도 차를 세우고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웬 스타렉스 한대가 성난 황소 같은 모습으로 우리 차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손을 앞으로 저으며 “어, 어!”소리를 질렀는데 되려 그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성을 내고 차를 몰고 갔다. 조금 더 앞으로 이동하자 화물트럭이 도로 가운데 가로로 세워져 있었고 그 뒤로는 높게 쌓아 올린 타이어가 엄청난 불길과 함께 타오르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말로만 듣더 데모가 이 정도로 심하구나’ 생각했다.

지부장님께서는 지나가는 자동차 운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황을 보자고 했다. 차를 세우고 도로가 열리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명의 남자가 차로 다가왔다. 지부장님이 창문을 내리고 인사를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다시 지부장님이 창문을 올렸다. 그리고 문을 잠갔다.

나는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명 중 한 명이 조수석 앞쪽에서 자세를 잡더니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어 들었다. 군을 전역하고 총을 처음으로 봤다. 총을 보는 순간 온몸이 경직되고 얼어붙었다. 분명히 더운 그 새벽이었지만 몸은 떨고 있었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생전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과 느낌이었다. 공포영화에서 갑자기 귀신이 나올 때의 그 공포를 100번을 한 번에 느끼는 느낌이랄까 말로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었다.

 그 순간 지부장님님께서 “고개 숙여!” 소리를 지르며 엄청난 속도로 후진을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새벽 가득 실은 짐 때문에 뒤편의 시야 확보는 너무나 어려웠다. 강도는 멈추지 않았다 두 손으로 총을 잡고 조준하며 전속력으로 뛰어왔다. 눈앞에 보이는 그 총구가 너무나 무서워 좁은 자동차 사이로 몸을 숨기다가 수술한 다리에 무리가 왔다.

그렇게 엄청난 굉음과 함께 후진을 하다 길가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를 심하게 박았고 그대로 내달렸다. 총을 쏘지는 않았지만 강도들은 차에 돌멩이를 던졌고 10분 정도 달려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에서 숨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안전한 장소가 없다는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때 자동차 한 대가 우리 옆에 멈춰 섰다. 사람들이 성을 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바로 우리 차가 부딪쳤던 차량의 사람들이었는데 이 사람들에게 외국인과의 사고는 많은 돈을 받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더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다.
지부장님이 그들과 협상하는 도중 그들의 차에서 두 명의 남자가 더 내렸다. 그때 지부장님은 직감적으로 이상한 느낌을 받아 차를 타려고 발걸음을 옮겼는데 그 남자들이 따라 걸어왔다. 눈빛, 태도, 행색 모든 것이 강도를 연상하게 했다.

 다행히도 마침 그때 아이티 경찰관 두 명이 그곳으로 왔다.  지부장님께서 경찰관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지부장님의 이야기를 들은 경찰관들은 “폭도들이 경찰서의 자동차를 불태워서 출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서는 안전하니 이곳에서 쉬다가 가십시오” 경찰들의 배려로 경찰서에 우리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그곳에 있던 경찰관 한 명은 3년 전 지부장님의 마인드 강의를 들었던 경찰학교 학생이었고 그는 그때의 그 강의 때문에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부장님과 함께 기도회를 했다.

 지부장님께서는 8년 동안 선교를 하며 위험한 일을 많이 만났지만 이렇게 목숨에 위협을 느꼈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있어서 더 많은 공포를 느꼈고 정말 두려웠다. 복음을 위해 기꺼이 내 목숨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명의 위협 앞에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나는 옆에서 지부장님에게 ‘경찰을 불러주세요’ ‘델마 시장님께 연락을 하면 안돼요?’다급하게 외쳤다.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는 아이티 사람들이 전부 다 강도처럼 보였고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다.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는 하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을 찾는 나 자신을 보며 하나님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기도회를 마치고 지부장님께서 정말 귀한 경험 했다고 말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시고 도우심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정말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나는 보았고, 느꼈다.

 후진을 할 때에 좁은 도로에서 도랑에 빠질 수 있었고, 강도가 총을 쏠 수도 있었고, 경찰관들이 없었다면 두 번째 강도들을 만날 수도 있었을 상상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사자 앞에서 다윗을 지켜내신 것처럼 우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위험한 그때에 경찰관들을 보내주시고 접촉사고는 있었지만 인명 사고 없이 후진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셨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켜주셨다.
 날이 밝고 길이 열려서 출발을 했다 무사히 수도 교회에 도착을 했다.

아이티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일들을 만났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태권도 아카데미를 통해 50여 명의 학생들이 교회를 찾아오게 되고 20여 명의 학생들이 교회의 일을 하고 태권도를 통해 꿈이 생기고 아이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아 행복해했다.
현재 수도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 캠프와 멕시코 월드캠프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며 필요한 물질을 위해서도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한다.

어렵게 하시면 어렵게 하시는 하나님을 배우라는 지부장님 말씀처럼 저는 이곳에서 하나님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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