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곳에서 정말 행복했었다. 꿈을 꾸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선명한 기억들이 자꾸 하나, 둘 떠오른다.
아이티, 그리고 시골 마을의 아이들은 동양인을 만나볼 기회가 드물어 책으로 배우거나 인터넷에서 자주 본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우리를 볼 때마다 '신화'또는 '칭칭 창창'놀려댄다. 처음에는 더운 날씨에 안 그래도 민감한데 중국인이라고 놀려대는 사람들이 얄밉고 화도 나서 나도 그들을 흑은 이라고 놀려댔다.
시간이 지나고 알았지만 그들의 놀림 속에는 비아냥거림이나 조롱이 아닌, 반갑다는 뜻밖에는 없었다. 아이들과 재미난 놀이를 할 때면 종종 목이 마르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나를 위해 물을 갖다 주곤 했었다.
한국에서는 별것 아닌 일이지만 이곳에는 물 한 봉지 사 먹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물 한 봉지에 사랑과 이야기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야기는 순수했고, 아름다웠다. 형편과 상황은 열악했지만, 마음은 풍요롭고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