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성장통
살다 보면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나의 의지 부족으로 해결되지 못한 것들, 정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 아직 때가 안 된 것들, 짐덩이 같은 문제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유난히 그 짐들이 무거운 날이 있다. 오늘이 그랬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매일 한 꼭지씩 읽고 있다. 사실 읽어도 어떤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아 그냥 넘기는 날도 일쑤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왜 그렇게 그 의미가 궁금했던지 계속 파고들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경멸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 '경멸'이라는 단어는 자주 나온다. 단어 자체로만 봤을 땐 부정적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니체는 스스로 경멸하는 사람이 결국 사랑할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하면서 읽은 지 2달째다. 그런데 오늘 나는 나를 경멸하고 있었다.
해결하고 싶은 어떤 문제들을 쫙 풀어놨을 때 느낀다. 나는 아직 행동하지 않는 것들이 참 많구나. 있는 그대로 나를 보면 못마땅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쉽게 살고 싶어서 미뤄온 것들이 여러 가지다. 그런데 내가 해결해야 할 때가 코앞까지 왔을 때 비로소 마주한다. 그래서 오늘은 그 짐들이 유난히 무거웠나 보다.
사실 해결책은 간단했다. 행동하기.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하면 된다.
글쓰기를 수차례 미뤄오다가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짐은 덜었다. 행동하니 짐을 덜었다.
운동은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피티를 끊어 운동을 시작했다. 이것도 행동하니 짐을 덜었다.
사업적인 부분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루고 있다. 즉 이건 행동해야 한다.
관계적인 문제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당장 행동할 수 있는 것, 지금 때가 아닌 것, 내 의지와 상관없는 것.
우선 행동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기로 한다. 관계의 확장보다 관계의 정리가 시급하다. 정리해야 할 때 정리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관계의 정리는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쩌면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생각해본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단지 그 답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을 뿐이었다.
나와의 대화 속에서 나는 나 스스로를 경멸하고 있다. 생각보다 더 별로인 나를 마주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니체가 말했던 초인은, 자기 자신을 경멸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은 초인이 되었다. 나를 마주하고, 나와 대화하고, 나를 경멸했다.
스스로 질문하다 보니 나만의 답이 정리된다. 그 답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성장하는 삶 속에 있고자 하니 아플 때가 많다. 하지만 아픈 만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계속 같은 곳에 머물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비로소 할 일이 정해졌다.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야지. 그리고 훌훌 털어버려야지. 그렇게 다음 단계로 나가야지. 그럴 수 있겠지. 그렇게 해보자.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