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생각이 참 많아

by 김하늬

행동이 단순한 편인 나는 생각도 단순하게 하는 줄 알았다. 생각은 나 혼자 하는 일이니까 모두 이 정도의 생각은 하고 사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언니들이랑 대화를 하다가 알아차렸다.

나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 인간이구나...


다른 사람 의견을 듣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을 수집한다. 그럼 어떤 결정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야, 너는 결국 네 마음대로 할 거면서 왜 계속 물어봐!!!"

'그러게요...?'


왜 물어보는 걸까? 결국 내 마음대로 할 거면서 질문은 왜 하고, 경청은 왜 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단순히 진짜 궁금했고 의견을 수집하는 일이 재밌었다. 하나씩 모인 의견들은 내 마음속에서 가지가 돋아나 오는 듯했다. 덕분에 내 세계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사랑에 관한 생각, 자립에 대한 생각, 책임감에 대한 생각... 정말 많은 생각들을 했다.


행동력이 빠른 편이라 생각을 길게 하진 않는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아니다. 짧고 굵게 많은 생각을 처리했다. 빠르게 행동하는 편이라 결론도 빨리 냈다.

혼자서 속전속결, 장구치고 북 치듯 5G의 속도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누군갈 떠나보낼 때가 기억난다. 시작도 하지 않았던 사람과 끝을 마주할 때였다. 모든 상황을 그려보고 생각했다. 결국 안 될 인연이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그때였다.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주변 사람들 의견이 모이고 온전히 나 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해서 내린 결론은 속전속결로 진행되었다. 그때의 나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다.


그때의 결정이 최선인지 차선인지 최악의 결정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차린다. 감정이 앞선 결정들은 안개에 갇힌 결정 같기 때문이다.


결정을 했으면 단호하게 감정의 쓰레기통에 그 생각들을 모조리 버려 버리고 싶다. 불멍을 때리고 싶다. 아무 생각하기 싫다. 생각이 많은 나는 이조차 노력해야 한다니. 정말이지 피곤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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