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고 싶네요
왜 사냐고 물어본다.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한 번 더 물어본다. 그럼 '그냥'이요. 딱히 거창한 답은 없다. 내가 이 질문을 건넸던 많은 학생들, 성인들 다 비슷했다. 이런 질문이 사실 생소하기도 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은 사치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왜 사는지 정확한 답변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 왜 사냐고 물어보면 부모님 사랑의 결실로 이 세상에 태어났고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가 아주 단순한 대답이다.
사실 왜 사는지 보다 왜 성공하고 싶은지가 더 쉬운 질문일 수 있다. 왜 사는지는 너무나 포괄적인 질문이라 대답하기 더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동물과 로봇과 다르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질문하기'라고 한다.
나는 오늘 몇 번의 질문을 했을까. 오늘은 집에 처박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즉 0번의 질문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침대랑 한 몸이 돼서 잤다가 넷플릭스를 보다가를 반복한다. 이런 날은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하다. 생동감 있는 질문이 오갈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오늘은 질문은커녕 의식에 그냥 나를 박아둔 날이었다.
사실 이런 날도 가끔 있어야 숨통이 트인다. 오늘은 나름 겨울잠을 잤던 날이다. 내일이 오면 나는 다시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고 질문을 하는 그런 날을 보내야겠다. 굳이 누군가를 만나지 못해도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
왜 사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즐겁게 살고 싶다. 혼자서도 잘 놀고, 함께여도 잘 노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하루 종일 방탕했던 나에게 주는 질문, '왜 사는데?' 꽤 괜찮은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