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관심이다

by 김하늬
요즘 잘 지내?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면서 시작한 한 마디였다. 내 질문에 친구는 최근 근황을 싹 풀어낸다. 난 열심히 듣는다. 내 대화의 패턴은 비슷했다. 먼저 말을 건넸고 들어준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한다.

기본적으로 꽤 외향적인 성향이라 순간의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 잘 들어주는 편이긴 하지만 잠깐 찾아오는 침묵에는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먼저 말을 쏟아낸다. 그래서일까. 어떤 때는 내 이야기만 실컷 하고 돌아온 적도 있다. 내 이야기를 할 때는 주로 순간의 침묵 방지용이다.


사실 말하는 걸 좋아하지만 듣는 것도 좋아한다. 호기심도 많은 편이라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점 때문일까. 일대일 대화에 강한 편이다. 오로지 상대방을 향한 질문은 내성적인 사람조차 말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질문 문화'에서 살아오지 않았던 우리는 질문 자체를 꺼려한다. 질문을 하는 것도, 질문을 받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 어릴 땐 서슴없이 하던 질문을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게 된다. 질문이 없다 보니 질문을 받는 일도 없어진다. 일상적인 질문 이외에는 말을 아낀다.

"뭐 먹을래?"

"오늘 하루 어땠어?"

일반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이야기가 끊기는 순간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인 뒷담화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질문을 한다는 건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다. 관심이 있으니깐 이것저것 궁금해진다. 궁금한 걸 참지 못하고 순수하게 묻다 보면 종종 상대방은 놀랄 때가 많다. 일단 본인한테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낯설어한다.

질문은 관심이다. 나는 오늘 몇 가지의 질문을 했는지 세어본다. '누구에게 질문을 했고 어떤 질문을 했었지?'

오늘 했던 질문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누구에게 정성을 쏟았는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었지는 알 수 있다. 질문이 없었던 하루였다면 꽤 무미건조한 하루를 보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질문이 꼭 상대방을 향할 필요도 없다. 나한테 질문하면 된다. 나한테 질문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순간 엄청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질문은 관심이다. 나한테 관심을 준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가장 소홀하기 쉬운 나를 챙겨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나를 향한 질문이다.

"오늘 잘 챙겨 먹었어?"

"오늘 뭐할 때 가장 행복했어?"

"혹시 누가 나를 힘들게 했었나?"


오늘 나는 나에게 "몇 번 웃었어?"라고 질문한다. 크게 소리 내서 웃은 적은 없지만 미소 짓는 하루를 보냈다고 답해준다. 질문도 하다 보면 늘겠지. 내일은 좀 더 근사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나한테도 너한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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