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지 못해서인가 유난히 이야기 부자 같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자신의 최근 근황 업데이트를 할 때 할 말이 많다. 에피소드가 많은 편이다.
비공개 글이 아니어서일까.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다 글로 풀어낼 자신이 없다. 마치 벌거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느낌이다. 그런 내가 강의가 아닌 강연을 하고 싶어 한다. 내 이야기를 대중 앞에 거침없이 풀어놓아야 공감을 얻는 강연자가 된다. 나는 과연 어디까지 오픈 가능한 사람일까.
글을 쓰면서 내가 오픈할 수 있는 마지막 선을 간당간당하게 지키는 편이다. 비교적 관종에 가까운 편이라 나를 오픈하는 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다만 이야기라는 게 혼자서 완성되는 게 아니어서 그 이야기의 주변인이라도 불편하다면 오픈하기 쉽지 않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뻔하다. 이야기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거침없이 경험하고 성공까진 아니더라도 해피엔딩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로 위로를 받고 '그럼에도' 해결이 되는구나로 희망을 갖는다.
난 묻지 않아도 내 이야기를 잘하는 편이다. 당연히 내 이야기를 오픈했다고 생각했던 분께 의외의 사실을 듣게 되었다. '내가 예전에 하늬쌤한테 물었었는데, 강의랑 강연 중 어떤 쪽이냐고. 그때 하늬쌤이 이야기한 건 강의 쪽이었어. 왜냐면 자기 이야기가 크게 없었거든."
당연히 내 이야기를 술술 했었다고 생각했는데 나 나름대로 격식을 차린다고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강연보다 강의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내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그거 강연 때 써먹기 좋겠다. 이런 걸 모아뒀다가 하나씩 터뜨려야 돼."
아무에게나 내 이야기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꽤 낯을 가리는 사람이었다. 브런치에 쓰는 글 중 나를 완전히 드러내는 글이 20%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꽤나 관종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관종이 되려면 멀었다. 하지만 포인트를 정확히 알아차렸다. 나는 강연이 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있다. 내 이야기가 어떤 누구에게는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해서 쓰게 된다.
수많은 내 이야기를 글로 쓰고, 정리해서 말로 전달하고 싶다. 결국 내 마지막 지점은 강연이었다. 이야기를 더 많이 모아야겠다. 매일 지나쳤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메모해둬야겠다.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먹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