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된 지 5년 차가 되었다. 5년 동안 한 번도 익숙한 일을 했던 적이 없다. 늘 새로운 선택, 새로운 시작이었다. 경력단절을 딛고 워킹맘이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가 아프거나 정말 내가 필요할 때 주저 없이 아이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
시간적 자유를 위해 안정을 포기했다. 요즘은 그나마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하는 문화로 자리 잡혀가고 있다고 하지만 나를 위해 연차를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프리랜서라서 늘 나를 위해 시간을 펑펑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잘 써야 한다. 정해진 시간 대비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5년을 돌이켜보니 단 한 번도 급여가 안정적이었을 때가 없었다. 매달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1월은 분에 넘치게 벌다가 2월이 되면 전월 대비 10분의 1밖에 못 벌 때도 있었다. 늘 불안했다. 돈을 많이 벌어도 불안하고 못 벌어도 불안했다. 자유를 얻은 대가는 혹독했다. 반대로 강해졌다. 안주할 틈이 없었다.
더 많이 책을 읽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뛰었다. 나를 어필하고 포장했다.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장 마인드가 생겼다. 단어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온전히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삶이 백 퍼센트 만족스러울 때가 있을까. 하나를 얻는 대신 하나는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사실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이 방식은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아이를 얻은 대신 이전의 내 삶은 잠깐 미뤄진다. 끼니도 대충 때워가며 넷플릭스를 10편 연속 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1편도 온전하게 보기 힘든 삶이 엄마의 삶이다. 일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유로운 시간을 얻은 대신 막중한 책임감이 생긴다. 어차피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내일의 삶이 달라진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갔던 나의 5년을 돌이켜본다. 학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력이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독립을 선택했다.
산업혁명에 익숙해진 우리 유전자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사고방식으로 삶을 살게 한다. 익숙하고 늘 그래 왔던 방식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내야 하는 시대는 더 이상 조립라인의 삶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정답인 삶은 없다. 인간은 다 다른 색깔로 빛을 낸다. 엄마부터 내 색깔을 찾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진로는 그다음이다.
'네가 잘됐으면 좋겠어'보다 엄마의 멋진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고 온전히 책임지는 삶을 보여주기 위해서 오늘도 쓰고, 공부한다.